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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하나


BY 詩 2001-11-10


지금도 나는 해질무렵 작은 방에 앉아 시를 쓴다.
이런 시쓰기 역시 혼자만의 놀이일 것이다.
혼자 술을 마시는 것 역시 비슷하다.
이것 역시 혼자만의 놀이가 아닐까?
이런 혼자만의 놀이마저 없다면 밖의 세계에서도 소외 되고, 안의 세계에서도 소외 되고, 마침내 나한테도 소외되는 나같은 내성적인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한단 말인가?
나는 어린시절부터 사는 게 불안 했다. 자주 이사를 다닌것도 이유요 떠도시는 아버지도 이유였다.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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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쓴 시들은, 환상을 위한, 환상을 깨기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 '89년이 끝나갈 무렵이었습니다. 저는 함박눈이 한 뼘정도 쌓인길을 걸어다녔습니다. 제가 찾아다닌곳은 술집들이었지만, 그 술집들은 제가 한사람에 대한,또는 제가 살아온 생에 대한 미련과 연민이 범벅된 장소였습니다.
얼큰한 맛을내는 지져진 지짐같은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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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다 눈을 떴을 때, 차창의 성에를 걷어내고 보았을때, '성환역'이 함박눈 저편에 흐릿하게 보였습니다.
저는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옛하숙집에 가기위해 기차에서 내렸습니다. 아무도 내려서지 않았습니다.
그곳은 제게 처녀지, 아니면 황무지였습니다.
역사에서 나오자 여인숙이있었고 슈퍼가 있었고 정육점이 있었습니다.
저는 송덕리로가기위해 철길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 있어서는 안 될, 얼어서 폭삭 주저앉은 구멍가게가 함박눈을 맞고 부풀어올라 있었습니다. 이불 홑청을 고무줄에 엮어서 커튼을 친 구멍가게 안에 흐릿한 불씨가 남아있길래, 저는 바람소리처럼 문을 흔들었습니다.




-이윤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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