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피곤하고 힘든 일이 있다면 어떻게들 하시지요?
쉬게 해주고 낮잠도 자게 해주고 시비거는 건 물론 참아야 하지요?
왜 저는 그게 쉽지가 않지요?
난 우리 신랑이 바쁘고 피곤한 게 참 싫어요.
피곤에 지쳐 파김치가 된 얼굴, 소파에 등만 붙이면 어느새 감긴 눈, 아침에 겨우 깨워 놓으니까 그새 졸고있는 걸 보면...
난 마구마구 화가 나요.
난 우리 신랑이 나랑 놀 수 있을 정도만 피곤했으면 좋겠어요. 도란도란 얘기도 하고, TV보면서 깔깔대기도 하고, 우리 애가 그린 그림도 보고 책도 읽어주고... 내가 나빠요. 사실 우리 신랑은 참 잘하거든요. 어느정도 피곤한 건 내색도 안하지요. 네살된 딸 목욕도 직접 시키거든요. 그것도 매일매일.
근데! 피곤하면 진짜 많이 피곤하거나 생각할 게 있으면 얼굴이 바위가 되지요. 표정도 없고 대꾸도 없고 반응도 없어요. 그러지 않아도 화가 나는데 그지경이 되면 내 얼굴도 바위가 되버리지요.
요즘이 그렇답니다. 하루이틀 지나니까 난 늘 그랬듯이 우울해졌고 우리 신랑 어제부터 눈치채서는 그 바쁜 틈에 전화를 두번세번씩 하더라구요. 요즘 바빠서 누우면 바로 코고는데 어젯밤엔 하나도 안피곤한 척하면서 팔베게도 해주고 꼭 안고 재워주더라구요. 내가 뒤척거려서(우울할 땐 잠 못자거든요.) 잠도 잘 못잤을 꺼예요.
난 왜이렇지요? 스트레스 많이 받는 거 아는데 알기만 하고 이해하고 받아주지는 못하는 거 같아요. 최선을 다하는 사람한테 더 잘하라고 짜증내고, 투정부리고 너무 한심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