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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보려다..


BY hjnjh 2001-11-27

잠시..최근 이야기.. ---------------------------- 지상 최대의 우주쑈가..지난 18일 19일새벽에 벌어진다는 소식이 있었다. 3년 만이던가..98년 이맘때쯤..수능출제 들어갔다가.. 밤새도록 덜덜 떨다가..별똥별 10개 정도 밖에 못봤다는 남편이.. 못 믿겠지만 그래도 태조왕건이 끝나면 보자고 아이들을 먼저 부추겼었다. 내 생각에는..별똥별이 젤 많이 떨어지는 시간이 새벽 2~3시 대라고 하는데 차라리 일찍 재우고 밤중에 깨워서 보여주면 안될까 했지만..뭐..10시 부터 시작한다니..조금 보다가 재우는게 났다면서.. 갑자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아이들 무장 시키고.. 마당에 미치의자를 펴고..방석 깔고..이불깔고.. 불 다..끄고..그렇게 법석을 떨어대었다. 한밤중 산속이라..이불깔린 비치의자에..오리털 이불을 덮고 누워서 하늘을 보는 아이들..그리고 춥다 춥다하고.. 그옆에..찬란하게 빛나는 별들을 보며..손 꼭잡고.. 밤하늘의 별을 보는 재미도 좋았다 이거다... 앞마당 안마당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하고..따뜻한 차를 타다가 마시기도 했지만..한밤의 추위라는것이.. 그리 만만치 않은 것이었다. 식구들이 오밤중에 다 나와앉아 있으니..단비 모녀는 지들까지 신나서 앞에서 오두방정에 껑충거리기도 했는데.. 암튼..그렇게 1시간 여만에..별똥별 2개 밖에 관측을 못했다. 대신 오리온 자리며 카피오페아 자리는 확실하게 볼수가 있었지만.. 12시가 넘고..인내력의 한계를 느낀 남편.. 새벽 출근이 부담이 됐었을수도 있겠다. 철수!를 외치며..다시 집으로 들어가자는 거였다. 아직 별똥별 재미도 못본 아이들..더 있어야 한다고 우겼고.. 우격다짐으로 집으로 이불뭉치며 방석들을 다 들여놓은 남편.. 별똥별 구경을 제대로 못한 딸래미는 급기야 울음을 터트렸고..아이들 우는꼴을 못보는 남편은.. 급기야 딸애를 쥐어박기 까지 하는 것이었다. 니 기분에 다른사람 기분까지 상하게 하냐면서.. 가족이 먼저냐..니가 먼저냐..하면서.. 웃긴건..가족이 지금 다 별똥별 보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춥더라도..조금 들어왔다가라도..다시 나가고 싶었는데.. 내일 출근이며 학교 안갈꺼냐며..억지로 잠을 다 재우는거였다. 저 남자가..정말 나이들수록 왜 저러는지.. 울화통이 터져서 정말 죽는줄 알았다. 결국..남편는 방에서 나는 이층마루에서 잠을 잤는데.. 새벽 출근하러 일어난 남편이 화장실 간새에.. 뉴스에 나오는 유성우 소식..정말 3년전과는 다르게.. 엄청난 유성우가 쏟아졌다는 것이였다. 밤추위를 이기며..유성우를 함성과 함께 바라보는 사람들이 나오는데..와...정말 이 아저씨가 왜 일케 미운거신가!! 그 장면을 이 아저씨가 봐야하는데.. 하필 그 시간에 화장실에 들어가있을게 뭐냔 말이다. 달랑 국한그릇에 밥떠놓고..일부러 발소리 꽝꽝내면서 도로 자리에 들어와 이불을 뒤집어 써버렸다. 남편은..다시 나와서 왜그래?? 한다..왜 그러냐구?? 아이구..정말..아직도 안타까워서 미치겠다. 아침에..아이들 학교갈때..한마디 했다..너희들 어른되면..꼭 별똥별 봐야한다.. 경훈이..예..하지만..경진인..아무말이 없다. 어제 아빠한테..머리를 쥐어박힌 경진이가.. 내내 가심에 걸린다..큰딸애라..아무래도 엄마 아빠의 꾸지람을 많이 듣던 넘이라.. 사춘기 들어선 딸애가..자꾸 걱정스러운 것이다. 아..또 다시 그 별똥별의 잔치를 보자면.. 내 나이 80은 다 돼어야 할텐데..그때까지 꿋꿋하게 살아야 하나보다.. 여름밤..반딧불이들을 보면..위로가 되려나.. 별빛마을에서 별빛 쏟아지는 모양을 보려다.. 실패한..슬픈 스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