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콘다를 권하며
우리는 Black Thursday보다 Black Monday에 익숙하다. Black Monday
가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인데다, 하루만에 주가가
22.6%나 급락한 것은 여간해서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충격적인 사건이
었기 때문이다.
하루만의 사건이라면 1987년 10월 19일의 Black Monday를 능가하는
사태가 다시 발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 또
는 "증시의 역사"라는 측면에서 좀 더 길게 바라보면, 1929년 10월 24
일의 Black Thursday는 Black Monday보다 훨씬 더 크고 장기적인 충격
파였다고 할 수 있다.
<골콘다>는 Black Thursday를 전후로 월가에서 진행된 사태의 진전
을 비교적 흥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미 Black Monday에 대한
접근은 통상적인 역사연구로 자주 이루어지지만, 너무 경제 이론적으
로만 접근한 나머지 생생한 움직임이 없는 평면적인 구성인 경우가 많
았다. 하지만 <골콘다>는 이런 딱딱함보다는 독자들이 Black Thursday
의 증시 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생동감을 준다. 특히 Black
Thursday라는 특정 사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사건 전후 20여년의
흐름을 서서히 전개함으로써 지금 독자가 처한 현실과의 비교를 무언
중에 리드한다.
또한 <골콘다>에는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거나 또는 당연하게 받
아들이지 않는 것을 곱씹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가령 우리는
증권거래소를 왜 정부에서 관할하는 공적 기관으로만 인식하는 것인
가, 우리는 왜 대주(공매제도)제도를 어색하게 받아들일까, 주식의 가
격변동폭 제한은 필요한 것일까, 왜 은행과 증권은 겸업이 금지되어
있을까 등등, 이러한 문제의식들은 각각이 따로 분리되어 다루어져야
할만큼 무거운 주제들이지만, <골콘다>에는 아주 가볍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체로 이러한 문제들을 의식하지 않은 채 풀어주고 있다.
즉 역사의 흐름에서 그러한 결론이 때로는 갈등 속에서 때로는 암묵
속에서 당연하게 이루어진 과정이 아주 쉽게 묘사되어 있다.
삶의 일부가 증권투자에 결부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수익을
얻을 것인가를 가르쳐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물일 것이다. 이러한 선
물을 위해 많은 서적들이 바다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ticker
(시세표시기)에만 집중하는 자신의 모습을 한때라도 어색하게 느낀 투
자가라면 그리고 이젠 자신의 투자활동에서 좀 더 여유를 찾고 먼 역
사의 투자가들의 향기를 찾고 싶은 투자가라면, <골콘다>를 통해 새로
움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골콘다>에는 ticker에서는 찾아볼 수 없
는 철학과 역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