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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걱정된다


BY 리사 2001-12-22


점점 걱정된다.


어젠 밤 12시에 출장갔다 오는 남편을 데리러 고속터미널에 갔다.
아이들 고이 재워놓고, 후다닥 옷 입고,
추운 차 안에서 차 열받게 좀 기다렸다가
(사실 난 이렇게 냉동고같은 차 안에 앉아서 차 열받게 기다리는게 제일 싫다)
12신데도 차가 꽤 많았다.

신호대기에 옆차의 운전자가 힐끔 힐끔 쳐다본다.
뭇 남성의 시선을 아주 가끔이라도 받는 걸보면 난 아직...
하고 초록불이 되자마자 휘익~~

다음 신호에 또 걸렸다.
또 옆차의 운전자가 힐끔거린다.
근데 오늘따라 눈이 뿌옇고 앞이 잘 안보이는게..
낮에 친구만나러 홍대앞까지 갔다온게 피곤했나보다.

한참을 가다가 서초동 향나무 앞에서 신호대기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내 차 앞만 컴컴한게 아이가?...
우짜꼬..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쳐다본걸 착각도 자유라더니.
캄캄한 밤에 전조등을 그것도 미등도 안키고 한 10분을 마구 마구 달렸으니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얼마나 두려웠을까..


또 오늘은..

오전에 급히 남편에게 연락할 일이 있었다.
핸드폰 메모리를 눌러 신호가 막 가는데..
집 전화가 울린다.
집전화를 받으며 핸드폰은 끊었다.
나와 비슷한 목소리의 여자가 "여보세요?"하다가 전화가 뚝 끊겼다.
아마 수연이였던 것 같다.
(언젠가 대운이는 내 목소리가 박경림같다고 했지만 어쩔땐 수연이 자고 일어나 목소리하고도 비슷하다)

조금있다가 수연이에게 전화해야지하고
다시 남편에게 전화했다.
언제나 그렇듯 핸드폰 메모리 단축키를 이용해서.

근데 다시 집 전화가 울린다.
수연이가 다시 전화했나보다.
얼른 핸드폰을 접고 전화를 받았다.
또 끊겼다.
남편에게 급히 전할 말이 있는데..어쩌지?
얼른 간단하게 통화하고 수연이에게 전화해야지..
아무래도 수연이랑은 통화가 길어질테니..

다시 단축키를 눌렀다.
집 전화가 또 울린다.
핸드폰을 접으며 다시 전화를 받았다.
또 끊겼다. 순간 열받았다.
전화국에 전화해서 항의라도 해야겠다.

으이구 근데 이 사람은 왜 얼른 전화를 안받는거야?
다시 메모리 단축키를 눌렀다.
근데 수연이도 급한 일이 있는가보다. 또 전화벨이 울린다.
아마 수연이도 많이 화가 났을거다.
다시 핸드폰을 접고 수화기를 드는 순간!
머릿속에 번개가 쳤다.
혹시...

맞다.
그건 수연이가 아니었다.
나 혼자 집에 전화하고 받고 계속 그러고 있었던 거다.

내일은 또 무슨일이 있을지,
조금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