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낳으려다가 낳은 딸 일곱 명을 두고서 아들을 업고 왔다는 피부과에서 만난 여자가 생각난다.
"오빠나 남동생이 없어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니 집안에 남자가 없으므로 너무나 힘들었던 것 때문에 아들을 낳을 때까지 낳다보니 이렇게 딸을 일곱 명까지 낳게 되었다"며 아이를 업은 때 묻은 포대기를 추슬러 올리면서 그녀는 말했었다.
그리고 양장점을 하는 여자는 네 번째 딸을 낳는 날 "원통해서 옆 사람들 생각도 못 하고 악악대고 울고 또 울었노라"고....
우리 앞집 아줌마는 딸을 아홉 낳아서 이젠 거의 다 시집 보내고 막내만 남아 같이 살고 있다.
외손주보다 막내 딸이 나이가 작다도 한다.
우리 딸아이 친구 엄마는 딸 둘 낳아서 잘 기르다가 아이들 중학교 들어갈 무렵 병원에 가서 수술해서 묶어 둔 자리를 풀고 아이를 낳았건만 내리 딸만 둘을 낳았다.
그래서 딸만 넷이 되어버렸지만 한번 아들에 대한 집념이 쉽게 사라지지 않은가 보다.
그 후로 또 아들 낳기를 시도했는지 모르겠다. 그 집이 이사를 간 후 연락이 끊겨버려서...
정말 이럴 땐 딸만 내리 낳은 당사자도 속상하겠지만 보는 사람까지 왠지 마음이 편치 않으니 정말 공평하지 않는 아들 딸 낳기는 지구가 돌아가고 있는 동안만큼은 속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을 것인지...
오늘은 우리 학원에 아이들 엄마가 딸 둘만 예쁘게 키우고 그만 낳을 것 같더니 "벌써 4개월 째에 접어들었지만 아이들은 아직 모른다"며 조금 무안한 웃음을 웃는다.
그 아이들에게 다음 날 넌지시 동생에 대해서 물어보니 "우리 아빠가 동생 낳으면 이름을 까치"라고 할거라고 하셨단다.
그럼 성이 조씨니까 이름을 합하면 조 까치???????
부르고 나니 요즘 유행하는 욕이 저절로 나오는 것 같다. ㅎㅎㅎ
그래도 순진한 여자아이들은 "까치이름이 이쁘다"며 좋아라 하고... 나 원 참.(아마도 별명이겠지만...)
딸 하나만 있어 아들이 없는 우리 집은 아들의 든든함 같은 건 모른다.
딸을 원해서 낳았던 아이라서 아직도 우린 아들에 대한 섭섭함이나 갈증이 없다.
앞으로 혹시 아들이 생긴다면 낳기는 하겠지만 억지로는 갖고 싶은 마음이 없다.
내 나이가 많아서 못 낳는다기보다는 정말 우리는 아들의 필요성을 아직 못 느끼고 있다.
아들, 아들이 무엇이 길래 고로코롬 기를 쓰고 낳아야 하는지?
아들만을 원하는 가정의 아내들은 아이 낳는 기계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측은하기도 하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