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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안에서...


BY brunnhilde 2002-02-04

음..제딴에는 열받고 놀라고 해서
제 친구한데 씩씩거리며 얘기했떠니
제 친구 왈...어머나..너 니네 동네서 더 못살겠다..막말로 미친뇬
이라 소문 안나면 다행으로 알아라...랍니다..
으그~~저거 친구 명단서 삭제 해 삐리야지...

근데 저는 암만 생각해도 난 잘못한것도 없고
당연지사..누구라도 그렇게 할일이라 생각이 됩니다만..

사건의 전말인즉..

모월 모일...
야심한 밤에 들어오자마자 다시 불려나가는(직업 특성상 종종..)
제 서방 이만복(가명 34세 서울 노원구)씨가 안되보여
측은지심 발동...
간만에 셀셀거리며 팔짱끼고 혀짧은 소리내며
괜히 지하 주차장까지 따라 내려가서 '쪼시매서 가따 와잉~홍홍~~'
배웅해주고...혼자 올라오는데...
1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열리더니 어떤 남자가 타더군요...
엇..새벽 한시에...낯선 남자랑 딸랑 둘이 밀폐된 엘리베이터에??
음..그래도 양복에 가죽가방하나 (?뻥爭だ鉗?..메이커도 좋고~)
어깨에 메고...
무안할까봐서리 얼굴은 보지 않았지만 복장단정하니 품행도
안심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데
아니 이 남자 숫자판 근처까지 손이 가긴했는데
뭔가를 2초정도 생각하는 듯하더만..
당연지사눌러야할 층수를 누르지 않더라는 겁니다..

옆집 아저씨 아닌건 분명한데...
갑자기 더럭 겁이 나면서(집에 남편 없다고 생각하니 겁이 두배로...)
어라..이기 뭐꼬...우짠다 우짠다..
늬우스~에서나 들어보던 그런 몹쓸놈??
으~으~~뭐라도 해야...
에잇...갑자기 4층부터 13층까지 다다다다 다 눌러버렸습니다..(울집 14층이라서)
그래도 층마다 땡~땡~~거리며 문이 열리면 지가 어쩌지는 못하겠지 싶어서...
역시...당황하는 기색이 역력...(음..이놈아~ 이래뵈도 내가 니 머리 위에 앉아 있따~~)

몹쓸놈...어~어~~아줌마아~~...왜 그러세여??
착한 나....(허어~이눔 어따 성질 펴??달달 떨리는거 참으며
목에 힘줘서...)왜요??왜 몇층인지 안누르고
그래요??뭐 어쩔려고 그래요??
몹쓸놈...참..나...뭘 뭐 어째요??나두 14층에 내릴려고 그런거지요~
착한 나...울 옆집 살아요??나 알아요??근데 왜 14층에 내려요??
몹쓸놈...이 아줌마가...나 13층 살아요~~그래서 13층에 열리고
14층에서 또 열리고 그럼 아줌마 귀찮을까봐 생각해서
그랬더니만...나..참..

엇...이기 뭐꼬...야밤에 헛다리 집었네요...그래도 아줌마 오기로 버티기..
여전히 당당한 나...아니..아저씨~~밤에 여자 혼자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으면 예의로 라도 목적지를 표시하는게 당연한 거
아니예요??내가 얼마나 놀랬겠어요??모르는 사람이
14층에서 따라 내린다고 생각해봐요~~
왜 한밤에 놀래키고 난리예요??
에이...문은 자꾸 열려싸코...귀찮아 죽겠네..
황당남...참..별일이네..아줌마가 층마다 다 눌렀으니까 문이
열리는걸 왜 나한테 열내요??
당당녀...내가 아저씨땜에 놀랬으니까 층마다 눌렀지 안 그럼
내가 왜 그래요??나도 내가 한일이지만 귀찮아 죽겠어요~
...에이..참..씩씩~~

그 남자 그냥 피시식 웃고 맙니다...
아...그래도 순한 남자였나봅니다...까딱 잘 못걸렸으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큰 쌈 날뻔 했다싶네요...그리고 그남자 딴에는
제가 좀 이상한 여자로 보였다해도 사실 할말은 없습니다만...
그 남자도 웃기네..
나 같은 귀찮고 민망해서라도
그냥 아무데서나 내려서 걸어가겠건만
굳이 13층까지 땡~스르륵..땡~스르륵..열려재끼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굳굳하게 올라가더이다..
음..들어가는 방향이 우리 아랫집이군요...
그러고보니 민망하게도 여기껏 우리 아랫집 사람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것 같네요...맞벌이 하는 집인가??

집에 들어와서도 괜히 열받아서 안방 정중앙에서 ab 슬라이더를 10여차례 드르륵 드르륵
밀어제꼇습니다...시끄러우라고 한짓인데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네요...(지금 생각하면 뭘 잘했다고 그랬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그때는 내가 한짓 보다 그 남자가 훨씬더 괘씸하더라는..)

음..앞으로 혹여나 아랫집 사람들이랑(아직 누구지도 모르지만..)
마주친다면 우짤까 하는 우려도 좀 있지만
여기 이사온지 1년이 넘었는데 한번도 본적이 없는걸 보면 앞으로도
그다지 많이 마주치진 않을거라 생각이 들기도하구요..

아님..그냥..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이집 저집 다님서 내가 먼저
나에게 유리한쪽으로 소문을 내버림 남사시러워서
야반도주 하는 일은 없게 해놓을까 싶기도 하고...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