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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으니 서방하고 더 자주 싸우네


BY 나의복숭 2002-02-24

사람들은 흔히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며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자꾸 돈. 돈 하면 속물같이 보이고
교양도 없이 보이고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는데...
그걸 뻔히 알면서도 돈. 돈 하는 내꼴이 가끔은 한심 스럽다.
내가 언제 속물 아니고 교양이 있기나 했냐고 묻는다면
할말이 없다만...
빵만으론 살수 없다지만 없는 사람에게 그소리는
사치스런 소리고 배고플땐 일단 빵만 있으면 산다.
배가 조금 불러야 그기에 약간 포장을 더해서
그래...빵만으론 못살지....
요런 여유로운 소리가 나오니까.

'집 잘보고 있어'
꼭 가까운 점빵에 담배 사러 다녀오는듯한 말투로
남편은 떠나갔다.
순전히 돈벌러...
돈없는 집에 누가 뭐 가져갈게 있다고 집 잘봐?
고물딱지 세간살이 조금 있는거 이거 가져가는
도둑넘도 있나?
괜히 심통이 나고 속 상해서 투덜거리며
떠나가는 남편을 배웅했다.
젊은 나이로 청운의 큰 뜻을 품고 떠나면
얼마나 모양새가 좋으랴.
옛날의 그 패기만만한 모습은 간곳없고
희끗희끗한 머리를 바람에 휘날리면서
저만치 가다 스얼쩍 돌아보는 모습이 왜 그리
내눈에 처연하게 보이든지...
그냥 씩씩하게 걸어가지
마음아프게 돌아보긴 왜 돌아봐....

옛날
아쉬움없이 살때도 돈은 더 가지고 싶은거였다.
나이에 맞지않게 크다란 집을 지니고 살때도
만족은 안했지.
우리집을 보고 부잣집이라고 말할때도
우리보다 더 부자가 얼마나 많은데...인정을안했다.
천만원을 모으면 2천만원을 모우고 싶고
2천만원을 모으면 또 더...더.......
사는게 즐거웠고 여유로우니 걱정이 없었고
돈이 있으니 남을 도우기도 쉬웠다.
얼마나 즐거웠든 시절였는가?

어느날 갑자기...
큰집은 형편없는 금액으로 날라가 버렸고
내가 좋아하든 그 돈이 나를 떠나버렸다.
보따리 싸서 정들었든 곳을 떠나올때의 그 서글픔.
닭장같은 아파트로 이사온 첫날
벽보고 흐르는 눈물 딱으면서 내가 한 첫마디는
'돌아서니 벽이라 청소하기 좋네'
그래도 그말 한마디가 남편은 그리 위안이 됐단다.
바보 같은사람.
내 속이 얼마나 뒤벼졌는지도 모르고...

친구도 지인도 멀어져갔다.
그들이 날 떠난게 아니고 내가 멀리한거.
돈있을때는 필요도없든 자존심이 왜 돈이 없으니
그리도 생기든지...
누가 뭐란것도 아닌데 없는 넘이 지 바람에 서러웁다는거...
이건 학실히 내 더러운 자격지심이다.

낮선곳 의정부로 이사와서 한없이 울었다.
아무도 없으니 울기는 좋았지만 조금 지나니
낙천적이고 천하태평인 성겪이 나오는거라...
그래 여태 잘먹고 잘 살았으니 인제부터 조금 못먹고
못사는것도 공평한거지 뭐....
내 못산다고 한탄해봐야 누가 보태줄것도 아니고
울어봐야 이 얼굴에 눈 부으면 내만 손해고...
딱 3일만에 노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평소데로 솔직하게 글을 썼지...
나 쫄딱 망했어.
지금 무지 춥고 배고픈 신세여.
돈 없으니까 서방하고 더 자주 싸우네...
내딴엔 심각하게 쓰는데도 왜 그리 다들 즐겁고
재밋어 하는지....
내일 당장 때꺼리가 없다해도 믿어주질 않으니...흑흑.

어느날 성북동이란델 지나갈때였다.
아주 크다란 집을 지나치는데 내 후배가 하는말.
'어마 저집 너무 좋다. 무지 돈있는 집인가봐'
지금 있는 닭장같은 나의집과 비교해봤다.
완전 저택이다.
근데...
내가 전에 살던집도 저렇게 저택였는데 그때 날
부자라고 생각했든가?
노우. 아녔다.
그때 그렇게 큰 집에 살고 있으면서도 만족을 모르고
더 큰집을 원했다.
욕심이 뱃속까지 차있든 시절였다.
지금 있는집.
언젠가는 닭장같은 이집도 부러워할때가 있을지 그 누가 알랴.

여자인 나도 과거에 집착하여 이렇게 여유롭든때의
미련을 못 버리는데......
돈번다고 떠나가는 내 남편의 맘은 어떨까?
그넘의 돈이 생각데로 벌리면 얼마나 좋으랴만
남의 수중에 있는돈 그 방향을 누가 알수 있으랴.
이럴때 여자인 내가 능력이 있어서
돈걱정 안하게 척척 내조를 해주면 얼마나 좋으랴만
하늘의 파란별이 떨어지는 꿈같은 소리지......

시방
수중에 돈도 떨어지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야 하는데
왜 이리 여유로운지 나도 모르겠다.
복권을 사볼까?
파출부를 할까?
오늘은 하루 종일 돈 생각만 해야겠다.
돈...돈....아 돈아...
니 오데 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