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모처럼의 고교동창 모임이었다.
뭐,,,'동창모임'이라니까 엄청 삐까뻔쩍한 모임일까...예상하겠지만
전혀....
다 애들 키운다고 바쁘고 멀리 떨어져 사는관계로
메일은 그야말로 매일 주고 받지만
얼굴은 두어달에 한번씩보는 4명의 친구모임이다.
그중 한 친구는 늘 우리를 입이 쫙- 벌어지도록
놀리키는 재주가 있는데...
어제는 아닌게 아니라,
대형쇼핑몰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삐리리-전화와서 밖에 나와 기다리라는거였다.
왜그러나... 빨리 돌아가야하나...
먼저 와서 기다리던 우리들은 걱정반,호기심반...그러고 있는데
왠 흰색 승용차가 우리 앞을 막고 서는게 아닌가...
"야들아,,빨리타, 내가 오늘 드라이브 시켜줄께"
우리는 얼김에 차에 올라타긴 했지만
아직 비닐도 덜 벗긴 그 차의 출처가 궁금해
조잘조잘...질문을 해댔다.그랬더니 느릿하게 대답하는
그 애왈...
"지난주, 신랑은 없지,애들 데리고 놀이동산엘 갔는데
택시들이 모두 내 앞에 서다말고 다 가버리고...
어떤 기사는 그렇게 간수도 못할 애는 왜 내리 낳아서...
이러질 않나...(참고로 그앤 애가 3명이다)
열받아 그길로 영업소에 가서 지금 당장 나오는차
하나 달래서 그 담날 받았지."
허 걱!!!
우린 그애의 민첩함(?)에 입을 다물지 못하였고
니네신랑이 뭐라더냐는 한 친구의 말에
"뭐라긴...아직 모르지.애들한테도 아빠한테 말하면
다시 버스타고 놀이동산 갈테니까 비밀유지하라고
엄포놨다"
는 말에 그럴수가,,,있을까...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더 웃기는 이야긴,,,
차 뽑던날,언니와 올케한테 자랑하고 입단속 시킨다고
밥한끼 사고 있는데 남편한테 전화와서 저녁때 다되서
어디냐고 불호렬이 떨어져 집에는 가야하는데...
밥 먹으며 먹은 반주로 (술은 보리쥬스반잔도 못하는것이)
얼굴도 벌겋고 운전도 자신이 없어 대리운전을 시켰단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서 자기동앞에 차를 못데고
다른동에 주차해 달라고 부탁하고 돌아오는데
아니...
그걸 걔네 남편이 본것이었다.
"이 여자가 해도 덜 빠져 술 먹고 외간남자 차 얻어타고(남편은 모르니) 오늘 여기서 끝장내자!!!"며 아파트 떠나가도록 난리를 피웠다는거다.그래서 그 친구 이실직고 해버릴 유혹에 침을 꼴딱꼴딱 삼키며
참았다는데....
문제는 그 친구의 남편은 상식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완고하고 성격이 불같은데...
그친구는 그걸 피해갈 생각은 커녕 매번 듣는 이야기지만
짚을 지고 불길 속을 뛰어드는 이야기만 해데니...
어제도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며 한편으론 후일 남편이 알고 나서
그때 떨어질 불똥을 어떻게 감당할까...듣는 우리들이 더 걱정이
되는 것이었다.
걱정하는 우리를 두고 하는 그 아이의 말...
"살고자하면 죽고,죽고자 하면 사는법...
살 부비며 사는 부부가 무서워 본들,범처럼 잡아 먹겠냐?"
.
.
도 닦은 도인의 경지에 올라선 그 아이의 대답에
우리는 할말을 잃었다.
게다가 이사한지 1년 좀 넘었는데 오며 가며 부동산 아저씨
눈도장 찍어두더니,,,거의 오천을 남기고 집을 매매하고
새로 이사간단다.
그래...
간 큰 넘이 널 장사한다고...
내 사는 방식이 이게 뭔가...
맨날 월급에 얼마떼서 저축하고,그 모은 돈으로 집사고
차 할부금 넣고...
갑자기 내 사는방식이 '살고자하면죽는...그 대목의 주인공..
억수로 살고 싶어 몸부림치는'지지리궁상녀로 보이고
그애는 '죽고자하면 사는...의 주인공'
배포 큰 명장으로 보이는
그런 비됴가 막 지나가는게 아닌가...
모르겠다.
요즘은 살면 살수록(어르신들이 보면 건방지기 짝이없겠지만)
내가 아니라고 애저녁에 가위표 쳐둔 항목에서
자꾸 답이 발견되는것이 자꾸 숙제하는것에
자신감이 없어진다.
시간이 정해지지 않아 맨날 미뤄 놓은 숙제들을
이제는 정답도 모르겠고 알기도 싫다.
갑자기 선생님이 "숙제장 꺼내" 할 것 같아
마음만 졸이고 산다.
나도 '죽고자'마음 먹은 명장이 되어야 할려나...
그래야 답이 보일려나....
아뭏튼,
간큰넘,널 장사 하는 구경하다
구경만으로도 숨이 헐떡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