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던 우리 아들넘의
중간고사 날이다.
한동안 초등학교에선 '중간고사,기말고사..'뭐 이런 학력평가는
안한다고 그러더니...
어째,핫바지 방구새듯,
요새는 안치는 학교 없이
서로 뒤질세라,,,모두 시험친지 오렌지다.
그런저나,,,,
무늬만 엄마인 나는 진짜,,,내가 생각해도 좀 심하다,,,
싶을정도로 공부를 안시키는 편이다.
믿을지 안믿을런지 모르겠지만,
초등3학년인 우리 아들넘,,,아무 학원도 안다닌다.
(뭐,내주관이라면 거창하겠지만 벌써 학원으로 나돌다가는
나중에 학원도 어찌해줄수 없는 공부는 어이하나...그냥 남의 손 안빌리고 지 혼자 해보라고 놔둬본다)
단지,남들보다 낫다고 볼수있는건
내가 책을 잘보는 편이라 늘 배 깔고 책보고 있으면
그 위에 덮쳐 누워 하루종일 책을 끼고 산다는 거다.
근데...
지난번 글 올렸던 그'동창모임'에 갔더니
친구들 모두 나보고 강심제 먹고 사냐고,혹시 혼자 몰래과외 안시키냐고
무슨 난리도 아니었다.
"너 그러고 있다가 눈에 불이 날꺼다,세상이 어떤세상인데.."
"초등학교 3학년때 공부 안잡아주면 이제 앞으로 큰일이다"
"나중에 공부할때되서 책상에 앉는것도 부담될꺼다,그리 놀려서는"
심지어 어떤 민감한 친구 하나는
자기는 애 시험때면 긴장이 되서 밥도 잘 먹히고,잠도 잘 안온단다.
나,원,참...
난 뭐해서,,,밥맛없다는 사람이 제일 신기하다.
나야뭐,,,솥에 든건 빨래 빼곤 다-먹고,안줘 못먹고,,,그렇지,
밥맛이 없을때가 있나...여튼,
그러고는 일침을 놓는 한 친구...
"니 일요일마다 그리 놀러 다닌다고 멜 쓸때 알아봤다.
일요일에는 그 주에 밀린 공부해야지,,, 나중에 애한테 원망 듣는다"
내가 무슨,,,
용가리 통뼈 고아 먹은 심장도 아니고...
그 날 그러고 와선 자꾸 뒤가 땡기고, 이러면 진짜 안되나...
자꾸 신경이 쓰였다.
급기야 책만 보고 있는 애도 보기 싫어지고...
"야,책 좀 그만 봐라,니는 시험이 다되가는데 공부도 안하나?"
그랬더니 아들넘...
"엄만,,, 책읽는 내가 제일 좋다해 놓구선? 그리고,시험은 평소 실력
으로 치는게 정말 이라며?"
되받아치고는 눈도 하나 꿈쩍 않고 책만 본다.
애미 말을 우습게 아는 자식넘도 밉고,
이래선 안되겠다는 경각심도 생기고...
이차저차,,,문구점에 가서 '중간학력평가'라는 문제집을 한 권 샀다.
전장에 나가는 장군의 근엄함으로 아들에게...
" 실전의 시험이라 생각하고 풀어봐,엄마가 시간 재어 줄테니.."
이게 무슨 변고인가??멀뚱히 쳐다 보던 아들넘이
그것도 '책'의 일종이라고 별로 마다 않고 들고 책상 머리에 앉는다.
.
.
.
"엄마!!! 시간 잰다해놓고,자면 어떡해?"
얼른 안찬척 입가를 수습하고
"뭘? 자긴 누가 잤다구? 니가 공부를 안해 엄마가 시험 걱정이 되서
어제 밤에 잠을 설쳤더니..."(이무슨 어울리지도 않는 거짓말?)
긴가민가,,,이심스러워하며 아들넘,
"다 풀었어,근데,,이건 모르겠어,가르켜 줘"
"그래, 모르는거 있으면 물어,그게 공부하느데 최고란다.
모르면서 아느척 하다가 평생을 아는척만 하다 모르고 죽는다"
거창하게 한 훈화 말씀 마치고....
.
.
.
<문제>
1,3,5,7,9...연속되는 홀수입니다.연속 되어 있는 홀수 3개의 합이 333일때,가장 큰 홀수는 얼마 입니까?
@.@ ????
와~~
진짜 모르겠더군요...근데,
도데체 모르겠다는 말은 못하겠고...
"이게 무슨 초등학교 문제야?엄만 이거 중학교때 푼거 같은데..."
그러고 다시 보고,또 보고...
"엄마,몰라?"
하는 녀석에게(지 엄마를 아주 기막혀하며 보는 그눈이 싫어)
"야,,,좀 깝치지 마라,니가 자꾸 옆에서 그러니 내가 기억을 떠올릴
수 가 없잖아.배운지가 언젠데..."
그렇게 머리를 꼬고 있는데...
"엄마 그러고도 선생님 했나? ㅋㅋㅋ"
고소해 죽겠다는 아들넘을 보니 화가 막나는 거였다.
"누가 모른데? 기억이 안난다고 그랬지? 너 자꾸 그러면
엄마 안 풀어줘!"
짐짓,화난 표정으로 안 풀어 준다고 엄포 놓고 못(!)풀고 놔둔
문제집을 덮어 식탁 옆으로 치우고...
"아빠 오실때 다 됐으니,일단 밥 먹고 하자.금강산도 식후경 아니냐?"
얼렁뚱땅... 수습 시키고 속으론
'좀 있다가 뒤에 답지 좀 봐야지...'
혼자 쾌재를 불렀죠.
근데,,,,
남편이 돌아 오자 아들넘은 오늘 지 혼자 공부했다는걸
자랑하고 싶어 떠들어 데고...급기야 어떤 문제는 엄마도 어려워
기억을(?) 못할 정도 였다는둥....
우리 남편,,,밥 먹다가 곁눈으로 날 힐끔 보더니
"가서 가져 와봐라,엄마 기억 안나는 문제..."
난,식구들 밥 먹는 틈을 타서 뒤에 답지 보고
당당히 가르쳐 줄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이게 왠 변고람?
"밥상에서 왜 이래? 빨리 밥부터 먹어.이거 넣고 비벼 줄까?"
수선을 피우는데,10년이면 도가 통하는지...
남편은 이런 내 모습에 더
"밥도 중요하지만,책은 마음의 양식아니가? 빨리 가져와봐라"
하며 더 재촉했다.
총알 같이 문제집 가져온 아들넘...9저거 내 자식 맞나?)
음....
남편도 잠시 보더니(난,속으로 '봐라,니도 못 풀겠제?'하며 얼만 신나던지...)
"이건,하나 하나 찾아 적는 방법도 있지만,,,,이런 방법을 쓰면..."
하며 아들넘 한테 설명을 하는게 아니가...
다 듣고 난뒤 아들..
"엄마도 똑똑히 들었지? 이제 잊어 먹지마,아빠는 엄마보다
학교 더 일찍 나왔는데 어떻게 아직 기억하고 있어? 술먹고
담배 피면 머리 나빠 진다고 해놓고,,,"
이러는 아들넘 한테 남편하는말...
" 야야,, 과학에 보면 이런 법칙이 있단다."원판보존의 법칙"이라고..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게 있지,가령 '한번 돌은 영원한 돌'
뭐 이런거,,,,"
하며 키득덴다...
그러고는 한 술 더 떠
"공부 시키지말고,니도 검정고시 준비하는마음으로 같이 해라"
이런다.
참,내...
내가 사온 문제집으로 내가 자초한 일이라 어디 분풀이 할때도 없고...
문제집 사 온 그 날 부터 오늘 시험때까지
"문제집 풀어라" 하는 내 소리에
'아빠 오시면 할께."라고 검정 안된 애미를 의심하는
아들땜에 호된애미 노릇하고 싶어도 못했다.
어쨌거나...
문제를 위해 문제를 만든 그런 문제집회사도 문제라며
그게,,,초등학교 3학년이 알아야 하냐?고 되묻는 내게
"모르면 다 용감해진다"고 넘겨치는 남편도
이제 미움 끝이다.
오늘 시험 마치고 나면 우리 아들 내일은 소풍이다.
지리한 비 뒤의 싱그러움만 남은 나무처럼,
쬐매한 넘이 벌써 시험이라고 걱정하던 마음에
넓고 푸른 5월의 싱그러움만 담는 일만 남았다...
근데...
그 문제 어려운 거 맞죠?(나 혼자만 어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