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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선물 준비하셨나여?(제 홈에 올린글입니다)


BY dlggothyanggi 2002-05-10

스승의 날이 가까워오면,선물의 집,약국(비타민제나 영양제 선물때문에),꽃집,화장품가게 등이 북적거린다.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에서든 그렇지 않든,금액이 작든 크든지 간에,학교는 물론이고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엄마들이라면 스승의 날 선물로 한번쯤 고민을 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선물과 뇌물(이 말의 어감이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홈지기는 이말 외에 다른말을 찾지 못했다)의 기준이 뭘까?
선물의 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까,아니면,물건이냐 현금(수표는 안 받는다고 하네)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까...

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면 그 가격은 어느정도가 선물이고 어느정도가 뇌물인지 홈지기는 아직 확실히 모른다.그리고,이십만원짜리 화장품은 선물이고,십만원 현금이 뇌물인지도 확실히 모르겠다.

그냥 유행처럼 선물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홈지기는 나만의 이상한(?)생각을 갖게 되었다.

손수건 한장이라도 그것이 우리 아이만 잘 봐 주십시오 하는 마음이 들어있다면 그건 뇌물이라고,그리고,이름을 밝히지 않고 학교에 기부하는 거액의 돈은 뇌물이 아닌 순수한 기부금이라고,학교를 졸업하면서 선생님께 한가득 감사의 선물을 안겨주는 것은 뇌물이 아니라고......어쨌든 이름과 부탁이 달린것은 순수한 선물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예전에 홀사랑(짝사랑이라고 흔히들 말하는데,오래간만에 써본다.홈지기는 홀사랑이라고 했었다.외사랑이라는 말도 있더라만)할 때,그 당사자에게 이름한자 남기지 않고 무조건 주기만 했다.편지와 자작시와 선물 등을...나를 좀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그렇게 하지는 않았겠지,직접 전해주거나 이름이라도 썼을것이다.

하지만,그냥 좋아서 그 사람이 홈지기의 마음을 받고 기뻤으면 하는 마음에 그렇게 했었다.백합을 선물하면서 그 꽃이 피는 것을 보며 행복해하기를 바랬고,선물을 주면서 누군가가 당신도 사랑받는 사람임을 알고 기뻐하기를 바랬다(스토킹인가?ㅎㅎ)그리고,끝내 밝히지도 않았다.

갑자기 예전의 홀사랑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엄마들의 스승에 대한 마음이 그러했으면 싶다는 생각에서이다.정말 감사하는 마음이라면 이름달리지 않은것으로 선생님 모르게 전달할 수도 있을것이다.

홈지기 옆지기는 말한다.'먹은 사람이 다르다.'라고...
홈지기도 물론 알고 있다.요즘 선생님중에는 엄마의 치맛바람이나 금전으로 학생을 차별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만 더 잘 봐주세요.'라는 마음보다는 '우리 아이가 미움을 안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스승의 날을 치루는(?)엄마들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이같은 일들이 스승의 날뿐만 아니라,명절때나 학기초에 계속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할것이다.

'내 아이만'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뇌물 좋아하는 선생님을 무시할 줄 아는 강하고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만원 정도의 꽃바구니라도 보내야지 하는 생각에 앞서,우리 주위에는 끼니걱정을 하며 자라는 아이도 있음을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이번 스승의 날에 정말 선생님에 대해 감사의 표현을 하고 싶다면(그분이 정말 고마우신 분이라면) 형식적이지 않고,선생님만을 생각하며 고른 선물에 이름표를 떼보자.누가 보냈는지 알면서 부담스러워하는 선생님을 만들지 말고,누가 보냈을까 궁금해하며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선생님을 만들어 보자.



당신은 이번 스승의 날에 무슨 선물을 준비하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