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66

멀리서 보니...


BY 제비꽃 2002-06-05

어젯밤 축구를 보았습니다
이곳시간으로 7시30분
일땜에 바쁘다던 남편 7시에 총알같이 들어오고
큰아이 종이에 코리아 화이팅! 쓰고
8살짜리 작은놈 노트에 태극기그리고 대한민국쓰고
한바탕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잉글랜드.프랑스와 평가전을 볼수없었던 우리는
그냥 비기기만해도 그렇게 간절히 바랐답니다
경기시작하고 그큰 운동장에
붉은옷을 입은 관중들이있었고
빨간모자를 쓴 부쩍 더 늙어버린 대통령이있었고
우리들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한국에 있었서도 이곳과 다름없이
집에서TV로 보고 있었을텐데요
왜그렇게 같이하고 있지 못한 외로움에
서글픔에 잠겼는지 모릅니다

기대도 못했는데 우리선수가 한골을 넣고
우리도 벌떡일어나 소리지르고
그리고 갑자기 눈이 빨개진 우리아들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엄마! 아빠가 사나이는 일생에 세번 운다고 하셨는데요
그래서 참으려해도 왜눈물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눈물이 그렁그렁 했습니다

저또한 어쩔수없이 눈물이 자꾸 흘러나왔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기쁨을 나누는 사람들을 보면서
전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아주 가끔은 내가 한국사람인것이
부끄러운적도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새삼스래 별로 관심도없던 대통령 얼굴이 반갑고
잘싸운 선수들 꼬~옥 안아주고 싶고
저도 광화문 어디쯤이나 해운대바다에서
노래부르며 껴안고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었답니다
물론 제가 한국에 있었담
그냥 집에서 기뻐하고 남편과 술이나 한잔 마시고
있었겠지만
그래도 떨어져 있으니 이곳에서
남편과 마시는술은 왠지 쓸쓸하고 서글픕니다

고향이 그런거라 했던가요
잘나든 못낫든 싸우던 말든
일부러 생각안해도
저절로 본능처럼 그리운거요

이제 또 미국전 남았죠
그때도 우리나라 꼭 이기겠죠
그래서 또 기쁘겠지만 또 한편으로
서럽겠죠
같이하고 싶어서

제가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가겠지만
그래서 원하던대로 같이 웃을수있고
같이 슬퍼할수도 있겠지만
조국이란것이 그리고 같은 언어을
쓰는 사람들이 같은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소중하단것 또 같이할수있다는것이
얼마나 소중한 인연이란것 잊지않고 그때도 느낄수있을까요

가슴깊이 깨달았으니까
생각이 다르다고
손가락질 하고 적어도 그런짓은 않하겠죠
많이 그리워했으니까 함께하고 싶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