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16

●여중생의 죽음을 추모하며...●


BY jo1258 2002-07-02

윤금이 장갑차 그리고 우리 아이들



나는 윤금이입니다.

지하 속에서 불려나온 나 윤금이는 눈물로써 당신들과 대면한다.

당신들도 기억하는지...........

난 자궁 안에 콜라 병이 꽂힌 채 죽어갔던 못난 여성이며

마땅히 존중받지  말아야 된다고 ..........

그렇게 당신들에게 인식되어온 정조의 하수구인  양공주이다.

그러나 기지촌의 삶 또한 삶이 아니던가.........

생명에 상하 자리 매김을 할  수 없음에도

난 더러운 외교의 희생양들 중의 하나가 되어

의미 없이  버려졌고 잊혀졌다.

난 그렇게 스러져 갔다.

구천에서 떠돌던 내가

명부에서 나와 다시 당신들의 곁을 이렇게 서있는 것은

내 죽음의 가치 없음만을 통탄해서가 아니다.



두 소녀의 죽음..............


미선아! 효순아 !

순결한 너희.........

들꽃같은 너희.......

하늘의 모든 별을 품고 살았을 너희.......

.........................................


미군 장갑차에 온 몸이 짓이겨 졌을 때

너희들은 마지막 구원의 소리 "엄마"라는

소리조차 못 질렀으리라........

아니 외마디 소리조차 형언할 수 없는 고통으로

성대를 넘지 못하였으리라

콜라병이 꽂혀진 내 치부와

장갑차에 짓이겨진 소녀들의 그 가녀린 살들......

이보다 더 모욕스럽고 참담한  고통이 어디 있으리오



이 땅에서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사라져야만

그들은 그들의 죄악을 뇌우친단 말인가.........



이땅에서 얼마나 많은 그들의 비하와 멸시가 있어야만

나랏님은 비로소 눈물을 떨구며 들여다 볼 것인가?



얼마나 많은 이 땅의 황토가

그들로 인해 썩은 기름으로 뒤덮여야만

그대들은 비로소

안일과 일상의 안주에서 자리를 털고 일어날 것인가?



아! 그 침묵의 시간 동안

의미 없이 사라져간 그리고 사라져갈

나의 누이여! 나의 형제여!


또 그 이전에 그리고 그 이후에도

핍박에 몸을 낮추어야 하는

나의 아버지여! 어머니여!



이런  눈물의 세월을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가?



어두운 구천의 하늘에서 오늘도 나는 눈을 감지 못합니다.

명부로 다시 돌아가며 그대들에게 바라오니

그대들이여!

나 윤금이를 위해 이젠 두 소녀들을 위해

부디 진혼의 노래를 준비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