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이었다.
아직도 젖병을 떼지 못한 우리딸.
젖병씻기 귀찮아 미루고 미루다 새벽이 되어버렸다.
쌓아둔 저녁설겆이를 해야 젖병을 씻을수 있으니 더 싫었다.
억지로 하려니 심통이 났다.
겨우 설겆이 끝내고 젖병씻는데 티비켜놓고 컴에 앉아 있는 남편이
눈에 거슬렸다. 요즘와서 통 설겆이 한번 젖병한번 안씻어준다.
그렇게 아실푸다를 외쳤건만....모르는척하다니....
"**씨,내가 울 딸 낳아줘서 고맙쥐?"
근데 대답이 없다. "그럼"을 기대했던 난 무반응에 황당함을
느끼며 또 물었다. "나 고맙쥐?" "나 안고마워?"
억지로라도 고마워할줄 알았는데 돌아온 답변은 "너 부생모육이란
말 아냐?"였다.
"그게 뭔데?" 알면서 모르는척 물었다.
"아버지가 자식낳고 어머니는 그 자식을 기른다는 말이지"
"그래서 **씨가 울딸 낳았으니 내가 키우는게 당연하다구?"
어이가 없으려니 더 심통이 났다.
젖병씻기는 더 싫어졌다.
그냥 고맙다 했으면 귀찮은 일들이 덜 귀찮게 느껴진다는걸
왜 모를까? 바부탱이.
"남자들은 정말 좋아. 그치? 30초 일해 놓고 평생 그말한마디로
욹어 먹으며 손하나 까딱않구. 누가 만든 말인지 남자들은 정말
좋겠다." 하구 씨부렁댔다.
컴에 앉아 고개도 안돌리던 울남편 갑자기 젖병씻는 내게로
다가왔다.
"내가 30초짜리야?"
".....아니야?"하구 야무지게 쏘아줬다.
"설마?" "정말이야."
다시 컴으로 가더니 컴을 끄구 방으로 들어가 자버린다.
삐친 모양이다. 그말에 삐치긴..남자가 그러길래 딱 실푼 마누라
기분 좀 맞춰주지... 흥!!!
그렇게 그날이 지나갔다.
며칠뒤 오늘 아침.
시계 알람이 울리길래 남편을 깨웠다.
어제 새벽2시에 술취해 들어와 못일어날꺼 같아 미리 깨워줬다.
방에서 나가더니 이상하게 후다닥 옷을 챙겨입고 신을 신는다.
"안씻구 갈려구?"
"9시 넘었잖아." 지각이다. 어쩌나?
"왜 알람 소리를 못들었을까? 어떻게 해?"
미안해 아는 나를 뒤로 하구 현관문뒤로 사라진 남편.
다시 들어온다. "왜?"
"9시가 아니라 8시네."
황당.,,,, 술이 덜 깼던지 시계를 잘못본것이다.
그나마 현관문 앞에서 알았길래 다행이지.
그런 남편 모습이 웃겨 막 웃었다.
1시간을 번 남편. 티비 앞에 앉는다.
조금뒤 은근슬쩍 방으로 들어와 내옆에 와 눕는다.
"왜이래?" 느끼한 남편의 행동.
"우리 사랑할까?"
"아침부터 이 남자 무슨 헛소리야? ㅎㅎㅎ 출근안할꺼야?"
울남편이 뭐라고 했게요?
"괜찮아. 나 30초짜리잖아. 몰랐어?"
울남편 정말 그날 삐졌었나보다.
그걸 맘에 두구 있었다니.........
에구에구 왜 남자들은 그런거에 그리 민감한지.
앞으론 입조심 해줘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