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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8) END.


BY 포커페이스 2002-07-13

무서움 잘타시는 분들은 절때 보지 마세요.....!!!





어제에 이어.....

어제 어릴적 얘길했던건 그렇게 평범한 애들보다 쪼금 두려움이 없었던 나.

하지만....

내가 초딩6년.

우리집 뒤쪽으로 기차가 지나간다.
새벽에도 가끔씩 기적을 울리며 온동네를 흔들고 기차가 지나갔다.

칙칙폭폭....칙칙폭폭....

하지만 지금은 철로만 있을뿐 기차는 없어졌다.
얼마전부터....

어렸을때는 그 기찻길이 동네애들의 놀이터였다.
차단기도 없었다.
윗동네와 아랫동네를 이어주는 건널목만 있을뿐.

기찻길을 중심으로 울동네쪽으로는 화단이 있었고 그 건너엔 야트막한 언덕이 있고 바로 윗동네로 가는 골목길이 있었다.

우린 기찻길의 짱돌들을 주워다가 공기놀이도 실컷했고 주먹만한 돌멩이를 선로에 얹어 그 돌멩이가 기차바퀴에 튕겨지는 모습도 구경하곤 했었다.

엄마가 위험하다고 아무리 말려도 우린 그 기차길이 너무 좋았다.

일단 하얗게 윤이나고 햇빛을 받아 뜨끈뜨끈한 선로에 앉는게 넘 좋았다.

돌쌓기도 싫컷 할수있고 주위에 널린 꽃들도 우리 발을 붙잡고 놓아주질 않았으니....

그렇게 어릴적 즐거웠던 추억의 기찻길....
그렇게 친근했던 기차길.....

그런데 옛날부터 우리 기찻길에선 사고가 많이 났었던가 보다.

기찻길의 선로가 코너링이라 우리도 깜빡 정신놓고 놀다보면 기차오는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갑자기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기찰보고 깜짝 놀라 피할때도 자주 있었었다.

그래서 우린 놀던주위에 납작한 돌멩일 하나 얹어놓고 기차오는 진동으로 바르르 떨어 우리가 알수있게 하고 놀곤 했었다.

내가 초딩 5학년쯤 올라갔을때, 그 기찻길에서 사고가 났단다.
술에 취한 대학생 두명이....
한명은 선로위에서 자고 한명은 선로밖에서 잠이 든 바람에 선로위에있던 학생만 죽었다는 거다.

엄마는 그 얘길 전하며 어찌나 못을 박던지....
다시는 그 기차길 얼씬도 말라고....

원래 기찻길에서 죽은 귀신은 꼭 그 자리에 사람을 죽여야 저승을 갈수 있대나....
(울 엄만 좀 미신을 믿는 편....)

하지만 이상하게 꼭 그자리에서 옛날부터 사고가 났다고 한다.

그래서 선로에 묻어있는 피가 지워지지 않는다고.....

우리는 하도 그얘길 들어 그 자리에 가볼 엄두도 나지 않았지만 동네 남자애들은 그 핏자국을 봤다는 얘길 했었다.

어쨌거나,


초딩 6년 따뜻한 초가을 문턱의 토요일이었다.

학교에서 일찍끝나 집으로 돌아오는데 이상하게 온 동네가 조용했다.
그 많던 아이들과 어른들이 잘 보이지 않는것이다.

이상하다????

집 대문을 들어서는데 동생이 뛰쳐 나왔다.

"언니, 언니... 지금 기찻길에서 사고났데....."

"뭐???" 한것과 동시에 난 책가방을 던져놓고 잽싸게 기찻길로 뛰었다.

거의 기찻길에 다다르니 동네사람들이 듬성듬성 보이기 시작했다.
도착해 보니 온 동네사람들이 죄 모여있는 거다.

한꺼번에 몰려있는 곳은 내 키로 잘 보이지 않을것 같아 맨 앞쪽의 자리로 옮겼다.

거기엔 별로 사람들이 없길래....

다가가서 내려다 본 난 너무 깜짝놀랐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던 자리가 사고 난 자린줄 알았는데 바로 내 눈앞의 자리에 시체가 있을 줄이야.....

역시 공상과 눈으로 직접 보이는 현실의 실체는 엄청난 차이다. 차원이 다른....

여자였다.

(으.... 지금도 굉장히 무섭다..... )

난 침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그때는 무섭다기 보다 신기했었다는 생각이.....

누우런 쌀가마니에 덮혀있던 시체.....
(그땐 짚으로 만든 커다란 쌀가마니가 흔했던 시절이었다.)

그 시체를 다 덮지 못해 위쪽으로 이마부터 보이고 아랫쪽은 다리...

머리가 꽤 길었나 삐죽이 나온 까만 머리는 흙을 잔뜩 묻힌체 퍼져있었고 둥그런 이마....
두 팔은 만세를 부르듯 위쪽으로 향해 있었는데 퉁퉁 부어있었다.
새하얀 두 다리도 퉁퉁 부은체 신발도 신지 못하고....

시체 주위엔 생각보다 핏자국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그냥 누워있는듯....

하지만 선로쪽은 ......
정말 난 보았다.

우리가 그림으로나 생물시간에 모형으로만 보았던 인간의 뇌....
허옇고 라면처럼 꾸불꾸불 뭉쳐있는....

주위의 핏자국만 없었다면 그게 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옆에 섰던 아줌마들도 그게 뇌라는 거다.....

그 외에도 정체을 알수없던 여러가지 것들이 널려있고...

그런데 오른쪽 손에 분홍코스코스 한묶음을 꼭 쥐고 있는게 보였다.

옆에 아줌마들의 얘기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어쩌다 사고난 거래?"

"아, 말도마... 요기 윗동네 아가씬데 작은방에 살던... 주인집 딸 4살짜리를 봐주고 있었나봐. 애 델꼬 나왔다가 애가 꽃따달라고 해서 조기 언덕에 코스모스를 따러 올라갔나 봐. 애는 선로에 앉혀놓구... 그러다 기차오는 소리가 나길래 봤더니 글쎄 기차가 코앞에 와있었다는 거야... 그래 다급해서 얼른 뛰어내려 애는 던지고 그만....."

"아이고, 우짜쓸까... 근데 왜 시체쥔들이 아무도 없나? 아즉 사고난거 모르남?"

"사고난거 아무도 몰랐나봐.... 그 4살짜리 애가 울면서 집에와서 엄마한테 얘길해서 알았다네 글쎄.... 아마 지금쯤 누군가 오고있겠지... 아이고 인자 나이도 얼매 안묵은거 같은디.. 어쨔쓸까... 쯧쯧쯧...."

그 소리를 들으며 난 겁대가리없이 그 시체를 보고 있었다.
아마 시체가 덮고있는 누런 가마니땜에 무섭단 생각을 못했던거 같았다.

갑자기 저 멀리서부터 사람들의 술렁임이 들렸다.

"아이고.. 아이고.... 00야, 이게 뭔일이냐... 아이고... 00야..."

한 아저씨가 신발도 신지않은 맨발로 그 뾰족한 기찻길을 밟으며 오고계셨다.

한손으론 누굴 부르듯이 위아래로 흔들며 반쯤은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척 봐도 그 아가씨의 아빠인듯...

그 아저씨의 외침에 모두들 눈물을 흘리며 술렁였다.

"00야, 00야. 니가 맞는겨? 아니제.... 아닐껴.... "

그 가마니 앞에 우뚝 선 아저씨.....

한치에 망설임도 없이 갑자기 가마닐 확 뒤집는 거다.

그 놀람과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내 눈앞의 바로 1미터쯤 거리에서 갑자기.....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악! 하며 고개를 돌려버리고 나도 얼른 손으로 눈을 가렸다.

모르겠다.

내가 시체를 보았었는지 아님 보지못했는지......

난 오줌을 쌀것 같은 공포감에 그자리에 얼어붙어버렸다.

"하이고... 우리 00가 맞네.... 우리 00가 맞어.... 니가 워쩌다가.... 아이고.... 아이고...."

아저씨는 그만 가마닐 제껴둔체 그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울고 계셨다.

"니가 워쩌다가 눈도 몬감고...."

난 그소리까지 다 들으며 얼른 집으로 가고싶은데 다리가 후들거려 움직일수가 없었다.

아저씨는 완전히 얼이 나가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우릴 향해 "뭔 구경났냐. 저리들 못가?"
하시며 우릴향해 옆에있던 돌덩일 던지셨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죄다 흩어지기 시작했고 나도 간신히 도망을 쳐서 집으로 올수 있었다.

거의 혼자서 화장실을 못갔다.

두달가까이 밤마다 악몽엘 시달리고....

엄마에게 말도 못했다. 동생에게도 못봤다고 거짓말을 하고....
엄마에게 말하면 당연 혼나니까....


가만 생각해 보니 그때부터 가위눌림을 경험했던거 같다.

엄마의 말을 빌리면 무서운걸 보면 기가 빠져나간다고....

그래서 였을까......

내가 기가 약해져서 일까... 아님 정신적인 충격....

당근 기가 강하면 충격도 덜 받지....

이렇게 그때 얘길 하는건 첨이다.

내 가슴속 저 깊은 호수가에 가라앉아있던 충격.

언젠가 한의원에서 진맥을 받았는데 분명 그 한의사도 내게 기가 약하다 했다.
몸도 거의 4,50대와 같이 피로하다고....

난 다 잊었다 생각했는데 내 몸은 그걸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그로부터 1년? 아니 2년? 정도 지난 후에 또 사고가 날뻔 했단다.
그때도 무더운 여름 밤이라 동네사람들이 집앞에 평상을 내 놓고 무더위를 식히고 있었을때.

어떤 애를 들쳐업은 아저씨가 얼빠진 사람처럼 기차길로 걸어가더란다.
엄마랑 동네아줌마들이 하도 이상해 보고있었는데 터벅터벅 걷다가 그 사고 났던 자리에서 우뚝 서있더란다.

시선을 허공에 대고.....

그때 기차의 기적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는데 그 남자는 비낄생각도 않고 기차오는 방향의 반대쪽을 바라본체 멍~ 하니 서있었단다.

엄마랑 동네 아줌마들이 아무리 소리쳐 부르는 데도 들리지 않은지....

안돼겠어서 동네 아줌마랑 엄마가 뛰어가 그 아저씰 붙잡아 끌고 나왔단다.

"어휴, 어찌나 힘이 쎄던지... 꿈쩍도 안하더라 글쎄.... 뭔 삐쩍 마른 남자가 그리 힘이 쎈가...."

바로 기차가 지나가고 그제서야 아저씨는 정신을 차렸는지 자기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란다.


글쎄.......
정말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 크게 울려퍼지는 기차의 기적소리가 이상하게 그 선로에 있으면 들리지 않는다.
이건 나도 많이 경험했었다.

엄마의 그 얘기는 정말 무서워 두번다시 그 기찻길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때 시체본걸 얼마나 후회했던지.....


정말 어렸을때의 그때 충격으로 내가 이런일을 겪는걸까.....

우리가족 아무도 이런일이 없었는데....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도 이런 이유가 있는걸까....

정말 궁금하다.


하지만 차츰 나아질꺼라 믿고싶다.

내가 이렇게 이런얘길 꺼내는 것도 어쩌면 너무 무서워 나혼자 숨겨놨던 일을 밖으로 꺼냄으로 희석되길 바라는 맘일꺼다.

내가 무섭다고 느끼는 것도 그 사물의 본질보다 내 맘속 상상력의 부풀림이 더 크다고....

무섬증을 떨쳐 버리자....

끝도갓도 없이 뻗어가는 상상의 가지를 잘라 버리자....

난 조금씩 한발자국을 내 딛는다.

불빛에 비친 유리창의 아른거림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는 것부터....

어떤님의 말씀처럼 자기전에 주기도문을 왼다던지 하는 것부터....

뿌리없이 흔들리는 내맘을 꼭 붙들기를.

정체도없는 그 무엇도 아닌것에 내 맘을 송두리체 뺏기지 않기를 꼭꼭 다짐한다.


그리고, 우리 아들....
앞으로 절대로 나같은 충격을 받지않고 무사히 클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P.S : 지금까지 제 긴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특히 제게 답글을 달아주신 님들께도 다시한번 머리숙여
감사 말씀 드립니다.
님들의 조언이 나를 많이 깨우쳐 주셨기에.....

나같이 고통받는 님들도 하루빨리 편안해 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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