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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나쁜딸이다,


BY 30대후반 2002-08-23

며칠있음 시아버님생신이다,,
그래서 생일상을 차리기위해 내일은 바쁠것같다
장도 봐야하고 빠뜨린건없나 체크도해가면서
매번하는 일이지만 항상 이럴때면 천하에없는
착한며느리역활을 하는것도같고,아니 평소에
못하니 무마하려는것인지도 모르지만,,

평생을 홀로계신 친정엄마 밥한번 제대로차려주지
못한 주제에 시어른이라고 여러모로 신경을 써가며
생신일이 다가오면 신경을 쓰는 나자신을보니
내가 그렇게도 마음넓게 베풀줄아는 사람이었었나하는
의구심도 생긴다,,

이번해만은 꼭하며 내손으로 친정엄마생신상 차려야지
다짐해놓고도 그날이되면 올케가하겠지하며 지나가고
무슨 행사처럼 찾아오는 이 심리적갈등에 나 스스로도
질리지만 정말 올해만은 그동안의 갈고닦은 실력으로
엄마에게 기쁨을 선사해야겠다,,그래봤자 느긋하게
내마음대로의 편한 생일상이되겠지만,,시부모완
다르게.. 아니지 일부러라도 근사하게 차려드려야겠다,

성인이 되도록 힘들게먹이고 입히며 키워오시고 그많은
속썩임에 시달려온 하나밖에없는 내엄마,,
생판남으로 엮어진 시어른들에게도 그렇게 잘하면서
왜 친정엄마에겐 함부로했는지,,살면서 정말 소중한게
무엇인지 뒤늦게 깨달아가고 있는 난 단지귀찮고
번거로운 집안일을 통해 내엄마를 깨닫다니,,,

남동생일을 거드는 올케가 시간없어 제대로 엄마미역국
한번 끊이는것 못본것같은데,,그래 집에있는내가하자,
가까이 있는 엄마에게 그리도 무심하다니,,시집살이의
모순을 들먹일것이 아니라 반대로 엄마에게도 하면 될것을
왜 이제서야 그걸 알았을까,,조금만 상냥하게 대해도
엄마는 고맙다고하는데 참 가슴이미어진다,,이젠 정말,,


그렇게 나잘난딸이 결혼해서 잘살아주니 고마운건지,
며칠전 통화땐 다다음주 일요일날 갈거라했는데도
다음주 간다는줄 알고 사위음식차려줄 걱정하시는
엄마에게 내가가는데 음식을 뭘 걱정하느냐고 소리쳤다,

홀로계셔 변변찮은 음식 제대로 드시기야할라고 우리간다
니 또 신경이 쓰이는건지,,갈때마다 용돈이나 집어주고
오곤했는데 나자신이 한심스럽다,,내가 끊을까봐 한마디
던지시는말,,,입맛도없고 불고기나 좀 재어왔으면,,하고
알았어엄마하고 끊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난 너무
못된딸인것같다,,,

나의행복에 빠져 진정한나를 못찾고있었다니,,,
다이어트한다고 일부러 안먹는고기,,홀로계신엄마는
그동안 먹고싶었다는데 난 왜이리도 나만 생각하며
살았는지,,

내가 과연 엄마나이에 남편잃고 자식들 다키우고
늙어 홀로 빈집지키며 살아갈수나있을까,,사람은
다들 살아가는 낙이있는법인데 엄마는 무슨낙이있을까,,

사십다되어 철들은 못난딸,,이제는 진짜 잘해야겠다,,
같은여자로봐도 너무 힘든인생길을 걸어오셨는데
딸인 내가 엄마의 나머지인생을 모른척하고 방관
하고있었다니,,

주위에 자랑하고 다니는 딸과사위,,좋은곳 좋은음식
대접만하고 진정으로 엄마의 가려운곳은 보질못했으니,,
항상 맨뒤에서서 조금의 관심속에 자리잡고있는 작아진
모습으로 존재하는,,,친정엄마,,,

제일 애먹이던 딸이 제일잘되어 있다고 항상 엄만 나만
보면 조심스러워하고 그랬는데 결혼하고 안변한 딱한
가지,,엄마를 대하는 태도만은,,나보다 어린 남동생도
올케볼세라 당장 존대말을 쓰던데 누나인 난,,

남편이 모처럼 귀한손님을 만나 늦는오늘밤,,문득 떠오른
친정엄마 생각에 갑자기 효녀라도된양 가슴이울컥해진다,,
나의 모든것에 대한 적당한 이기주의를 엄마에게서
만은 이제 걷어내야겠다,,그래야만이 좀더 느긋한 시선
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자신도 좀더 편한삶을 살아갈수
있겠지,,

그래 모든일의 시작은 항상 나를 찾고부터라는걸 또 한번
느낀다,,나라는 존재는 곧 엄마이질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