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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부의 저녁


BY 삼팔땡 2002-08-27

기름이 좔좔 흐르는 삼겹살에
캬,,소주 한 병 거뜬하게 비우고
입이 미어 터지게 쌈 싸먹고 나니
앉기도 불편,,서기도 불편
가로등이 뇌쇄적으로 흐르는 놀이터로 출발..

덩치에 어울리게 각자의 방식대로 놀기 시작
빼빼한 딸아이 모래 바닥을 연신 뛰어 다니고
배볼록 남편 철봉에 매달려서
오징어 말리기 폼을 하고
가슴,배,허리 일자 이 아짐
아이들 그네에 겨우 낑겨 앉아서 힘겹게 앞으로 뒤로..
ㅡ누가 나 좀 밀어 주면 이뻐해 주지<<<
근육이 되려다 살로 변한 팔을 흔들면서
남편이 씩 웃으면서 내 뒤로 온다.
헥,,헥,,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 등판을 밀면서 한 소리
ㅡ아이고,,,나 죽는다,,

별도 왔다리 갔다리
아!!이게 얼마만인가..
한껏 우아한 포즈로 뒤로 확 젖히면서
다리를 앞으로 주욱 펴고
야~~~호
그네가 하늘 끝까지 닿으려 한다..

아,,뿔,,,사,,
킁,,,,
모래바닥으로 곤두박질..
뇌진탕 안걸리고 살아 있는 것을 보니
명줄은 그리 짧지 않을 듯,,
그네에 목숨 걸다
스타일 다 구겨진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