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사무실은 4층에 있답니다.
사무실 건물은 동편을 향하고 있고, 건물 뒷편엔 남쪽방향의 4층짜리 빌라가 있답니다.
아침 출근때면 나도 청소부가 되어 열심히 쓸고 닦고
어느 정도 말끔해지면 서류정리로 바빠져요.
이때쯤이면 어김없이 들리는 노래소리가 있답니다.
초등학생쯤으로 들리는 목소리는 성악연습중인가 의심이 들정도로 정말 열심히 노래를 부른답니다.
가끔은 아슬아슬하게도 넘어가지만 듣기 괴로운 괴성을 낼때도 있지요. 특히 고음에서 안넘어갈때....ㅎㅎ
사무실 창문으로 내려다 보면 빌라 4층의 뒷베란다가 훤히 들여다 보여서 문에다 문발을 내려놓고 있는데 도대체 누군지 궁금해서 문발사이로 빼꼼히 내려다 보니 ..
서너달 된 아기를 업은 아줌마였답니다.
아무의 구속도 받지않고 부르는 노래는 10분정도후엔 오후때까지 조용하답니다.
처음엔 동요만 계속불렀는데 요즘은 가요. 뽕짝. ..모르는 노래없이 정말 열심히 노래를 하더라구요.
이젠 10시만 되면 노래부를시간이 지났는데..하고 시계를 쳐다보곤하지요.
그 애기엄마의 노래는 자장가로 보기엔 노래소리가 엄청나게 크고도 노래내용이 그다지 부드럽진 않지만 그래도 아기는 잘도 자더라구요.
키도 작고 몸이 약한 그 아줌마의 목소리는 덩치와는 상관없이 우렁차답니다. 항상 하이소프라노여서 처음엔 노래자랑연습하는구나 했지요.
오후 4시쯤되면 그 애기엄마의 목소리가 다시 들립니다.
그때는 유치원갔다온 5살쯤의 딸애와 노래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는데 역시 아주 큰 소리지요.
텅 빈 사무실에서 혼자있다보니 들리는 유일한 사람냄새 같은 그 노래소리가 절 웃음짓게 한답니다.
애기엄마는 옆 건물이 있어도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별 신경을 쓰지않은듯 해서 나 역시 모른척 하죠.
몇일전 사무실에 손님이 오셨는데 .갑자기 들리는 노래소리.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
손님들이 뒤로 넘어갔지요..
애기엄마가 뒷베란다서 청소하면서 하는노래였답니다.
사무실에 오시는 분들은 잊지못할 노래한곡씩 듣고가신답니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나의 일상에 콧노래가 있답니다.
혼자서 흥얼거린답니다.
어느 책에서 읽은 글이 생각나네요.
행복해서 노래를 부르는게 아니라 콧노래를 부르니 행복하다고..
아무런 뜻없이하는 나의 말과 행동이 다른어떤이에게는 미소를 줄수도 있고 혹은 고통을 줄수도 있겠구나싶어 한번더 뒤를 돌아보게 되네요. 행복한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