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후보 며느리까지 나서서 원정출산 가는데 나라고 못갈소냐...
참, 나라꼴 잘~ 돼갑니다.
서민층 주부까지 LA 원정출산 붐
평범한 회사원 이모씨(31)의 부인 정모씨(25)는 지난달 말 미국 LA로 떠났다. 출산을 2개월 정도 앞둔 정씨는 태어날 아이의 미국 국적 취득을 위해 ‘원정출산’을 떠난 것이다. LA의 친척집에 머물고 있는 정씨는 한인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까지 마친 뒤 11월말쯤 귀국할 예정이다. 예상 비용은 현지에서의 생활비를 빼고도 왕복비행기값 3백50만원(비즈니스석)에 병원비 4백만원, 기타 경비 등 모두 1천만원 정도.
남편 이씨는 “평소 고위층이나 부유층의 원정출산에 반대했지만 ‘내 자식’이라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며 “미국 국적 취득이 아이에게 생애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한 데다 성별 검사를 해보니 남자라 병역까지 고려해 무리해서라도 LA로 보냈다”고 말했다.
12일 원정출산 전문 여행업체들에 따르면 올 초 한나라당 이회창후보 며느리의 원정출산 논란, 장상 전 총리서리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가 불거진 뒤 원정출산에 대한 열기가 가라앉기는 커녕 오히려 서민층까지 번지고 있다.
원정출산 전문여행업체인 에이다스의 한 직원은 “7~8월 이후에는 문의뿐 아니라 실제로 가는 비율도 크게 늘고 있다”면서 “전화문의만 하루에 10여건에 이르는 데다 한달에 10여명이 우리 여행사를 통해 미국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원정출산에 나서는 이들은 정치인·고위공무원·의사·자영업자 등 상류·부유층 가족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들어 일반회사원 등 소시민층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미국 LA로 원정출산을 다녀온 강모씨(38·여·서울 강동구)도 동네에서 조그만 식료품가게를 운영하는 서민이다. 강씨는 “늦둥이라 더 애착이 가는 데다 우리라고 미국에서 아이를 못낳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 때문에 미국에서의 출산을 택하게 됐다”며 “비자 발급에 어려움이 많았으며 40일 동안 체류하면서 1만2천달러 정도 경비가 들었다”고 말했다.
미주글로벌투어의 민경철 대표는 “원정출산파 가운데는 여전히 서울 강남지역 거주자가 많지만 서울 외곽과 수도권 지역의 산모들도 적잖다”면서 “남편의 연봉이 3천만원이하인 이들이 전체의 30% 정도로, 이들은 주로 적금을 타거나 해약해 1만2천~2만달러의 비용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ㅂ투어의 김모 대표는 “불법적으로 비자를 발급받아 가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원정출산 열기가 과열된 측면도 있다”면서 “미국 LA 등 공항에는 원정출산객을 유치하기 위한 한인병원 소속 ‘삐끼’까지 등장했으며 삐끼들 간에 산모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주 행선지는 미국이지만 비자를 받기 힘든 데다 비용이 많이 들자 최근에는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 다른 영어권 국가들이 새로운 원정출산 대상지로 떠오르고 있다. 캐나다 원정출산 전문 ‘캐나다 미래교육’의 한 직원은 “비자를 받기 쉽고 비용이 미국의 절반밖에 안들기 때문에 소시민층 산모들의 문의가 많다”면서 “원정출산이 중산층, 서민층까지 선택사항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는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원정출산·이중국적에 비난을 퍼부으면서도 자기가 가는 것은 일종의 투자라고 여기는 이중적 경향에다 ‘상류층이 하면 나도 한다’는 소비심리까지 더해진 게 원인”이라고 개탄했다.
〈김종목·정유진기자 j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