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미국입니다. 작년에 도착해서 이제 1년 좀 더 넘은 것 같네요. 이제 몇 달만 더 있으면 한국으로 돌아가지요. 그런데 왜 이렇게 두려운지요...
짧은 기간동안의 미국 생활이지만 우리 큰 아이는 한국 학교와 미국 학교의 차이점에 대하여, 한국 선생님과 미국 선생님의 차이점에 대하여 너무 잘 알아버렸습니다. 어려서부터 나이에 비하여 많이 조숙하였던 우리 큰 아이는 한국에서 보냈던 3년의 학교 생활 동안 이미 한국의 선생님들에 대하여 꽤나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1학년 때부터 그 아이가 제한테 불평하듯 털어놓는 선생님들에 대한 얘기들은 놀랍도록 날카롭고 예리했지요. 감히 반박을 못하겠더군요. 이제 훌쩍 커버린 이 아이가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겪게 될 선생님들은 또 어떤 모습일지, 이 아이가 선생님들의 부당한 억압을 견뎌낼 수 있을지 참으로 우려됩니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너무나 티없이 지내는 우리 꼬마.. 아직 한글도 모르고 영어도 모르지만 그림그리기와 만들기를 너무 좋아하는 우리 꼬마는 바로 초등학교 1학년이 됩니다. 우리 아이의 초등학교 1학년때 선생님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치는군요. 멋쟁이지만 눈가에 짜증이 가득 묻어나던 50대 아줌마 선생님.. 5월이 되도록 돈은 갖다 주지 않고 답장없는 장문의 편지만 3번을 써서 보냈지요. 내 자존심때문에 아이가 다치면 안 된다고 결국은 아이 아빠가 갖다 주더군요. 어느 날 우리 큰 아이가 이 아줌마 선생님이 체육시간에 한 아이를 발로 차서 그 아이가 넘어졌는데 그 위에 또 발로 찼다고 하더군요.. 만약 지금 우리 꼬마가 자기의 친구가 이런 모습으로 쓰러진 걸 보았다면 우리 꼬마는 자기가 더 큰 소리로 울 것 같군요. 그리고는 다시는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하겠지요. 그러면 저는 안 보낼 것 같아요.. 대책없이..
요즘 한국에서 들어오는 새로운 가족들이 있습니다. 들려오는 소식은 점점 더 암울하더군요. 초등학교 5,6학년만 되면 학원 다니느라고 저녁에 9시가 되어야 집에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왜 그렇게 화가 나던지요. 가지고 온 참고서를 훑어보니 더더욱 화를 참을 수가 없더군요. 제가 예전에 공부할 때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문제를 위한 문제들,.. 그리고 이런 것들의 정답을 외기 위한 공부들.. 오 맙소사.. 왜 이런 쓸데없는 것을 공부하기 위하여 12시, 1시까지 책상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가요? 이 아이들이 이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지식을 단순히 머리속에 집어넣기 위하여 그렇게 공부하여야 하는 이유는 도대체 뭔가요?
전, 한국에 돌아가는 것이 너무 두렵네요.. 저는 새롭고 자유로운 생각들로 가득찬 우리 아이들의 '20대이후 장래의' 가능성을 굳게 믿고 있으므로 한국에 돌아가더라도 절대로 미쳐 돌아가는 한국의 교육 현장에 발 담지 않겠다고 날이면 날마다 결심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들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