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kbs
여자목욕탕에만 걸려 있는 창피한 그것
작성일: 2002/09/17 작성자: 오영미 ()
참으로 걱정이 앞서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으니 큰일 입니다.
제가 즐겨하고 자주 찾는 곳 이지만
때마다 눈 앞에 다가오는 광경이 어지럽기만 합니다.
지난 주말에 아들내미가 불러낸 학급친구 정석이를 데리고
남편의 사업장엘 갔드랬는데, 이유는 전날 밤 아들내미를 꼬셔서
일당 2만원의 아르바이트 값을 준다는 아빠의 말에 현혹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왠지 찌뿌둥 한 것이 가라앉은 분위기 였지만
모처럼 아빠의 일에 대한 현장체험을 하기로 작정을 한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겠지 싶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신나게 달렸습니다.
도착 하자마자 매장 진열을 위한 '박스나르기' 시범을 보였고
지하에 쌓아 놓은 물건들을 모두 2층 창고로 옮겨 놓자니
생각보다는 힘든 육체노동 이었으므로 오후쯤 되어 아이들도 지친 모습입니다.
그렇게 하루 온 종일 일했을 때 얼마쯤 받을꺼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10만원은 줘야 된다'고 서슴없이 대답하는 철부지 녀석들...
우리네 부모들이 얼마만큼 힘들고 어렵게 노동의 댓가를 받아오는지 몰랐던 놈들...
뭐든 일손을 한번 잡으면 끝장을 봐야하는 저의 성격 탓에
아이들이 생각보다 훨씬 거칠고 쉴틈없이 강행군을 했으므로
하룻밤을 보내고 나니 온 몸이 안아픈데가 없드라구요.
저 역시 허리도 삐끗한 것 같고 종아리도 알이 밴듯 뻐근하니
몸도 으실으실 춥고 기운이 하나도 없어 지데요.
하여, 두말 할 것도 없이 이튿날 일부러 더 심하게 운동을 마치고 목욕탕엘 갔습니다.
갈 때 마다, 언제나 마음 속으로 느끼고 있는 것들이지만 그날 따라 유난했는데
요즘은 목욕탕 사용방법 및 이용자 수칙등이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
외려 예전보다 훨씬 더 문란해지고 불결해진 듯 싶습니다.
사우나에서 행해지는 모양새를 살펴보면(일부 대다수임)-
물기 흐르는 몸에 오일을 바르고 들어와 땀을 빼는 것은 기본이고
모두들 집에서 준비해 왔는지 자그마한 양념통에 갖가지 메뉴를 들고 옵니다.
그냥 꽃소금도 모자라 구운소금, 죽염, 미싯가루에 흑설탕, 소금에 꿀을 섞어 조제한 것들...
허브향이 함유되어 바르기만 해도 시원해지면서 화~한 느낌을 주는 제품.
그것들을 바르면 땀이 잘 나고 피부가 매끄러워 진다나 어쩐다나...기가 막히는 이야기 입니다.
또한, 사우나 들어오기 전에 밖에서 물기를 닦고 들어와야 함이 기본일진데
닦기는 커녕 젖은 수건을 척척하니 들고 들어와서는 딥따 바닥에다 꽉 짜버리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찬물을 한바가지 퍼들고 와서는 더울때 마다 물을 튀기며 세수를 합니다.
사우나실은 바닥이 나무로 깔려 있는 곳과 대리석으로 되어 있는 곳이 있는데
특히 나무바닥인 곳은 물에 젖으면 참으로 불결하기 그지 없습니다.
차라리 뜨거운게 싫으면 다른사람 생각을 해서 나갈것이지 우째 그라고 있는지원.
더욱이 가관인 것은 요즘 유행하는 곡물가루에 꿀과 요구르트, 계란등을 섞어서
잘 으깬다음, 그것을 얼굴에 팩을 하고 온 몸에는 맛사지를 위해
서너명이 한조가 되어 손이 닿지않는 등짝등을 문질러 주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마치 그곳 목욕탕이 그네들의 전유물인냥 하하호호 깔깔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
물이란 물은 죄다 틀어놔서 좔좔좔 흐르고 있지만 아까운 줄 모르니
때론 주위에서 곱지 않은 시선에 떫떠름한 표정을 지어보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외려 단골이라는 명분하에 목욕탕 시설물이 자기것인냥
마음대로 온천지를 다 휘젓고 다니는 모습은 정말 보기싫은 행동입니다.
괜시리 말 잘못했다가 망신 당할까봐 그저 입 꽉 다물고 참고 있는 또 다른 풍경만 아른거릴 뿐.
때밀이 아줌마도 맛사지를 할라치면 요구르트는 기본이고
우유에 참기름, 계란, 오이 등 참으로 가짓수도 많은데
시시때때로 몸에 좋고 피부에 좋다는 소식만 들으면 금방 입소문에 너도나도 따라 사용합니다.
그녀들의 주된 대화 1순위는 뭐니뭐니해도 '살빼기작전' 입니다.
어제는 몇키로였는데 오늘은 점심때 너무 많이 먹어서 도루묵이 되었다느니
하루라도 사우나에 오지 않으면 금방 살이 붙어 버린다는 둥 너무도 한심한 이야기죠.
여자들이 아무리 할 일이 없다치드라도 하루 중 반나절 이상을 그곳에서 머문다면 이해 하실런지요?
살빼겠다고 사우나에 들어 온 여자들이 손에손에 커피와 음료등
바리바리 싸들고 오는 모습은 정말 모순된 사고와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녕 공중목욕탕은 내 개인이 전세낸 장소가 아님을 각성하여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때닦기와 피로회복의 장으로 이용되어져야 합니다.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불쾌감이 유발되지 않도록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입에 넣어 목구멍으로 삼켜도 시원치 않을 음식물을
한낮 몸뚱아리에 처발라 매끄러운 피부에만 기뻐하고 만족해 하는
몰지각하며 무지한 단순동물은 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온 몸에 발랐던 피부미용제가 온갖 오물로 변해버려 하수구에 흘러 나가면
그 물은 결국 어디로 흘러 가겠습니까?
다시금 우리의 몸 속으로 파고 들어오는 악순환이 된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요.
적당한 자기관리와 여성 특유의 피부관리는 어쩔수 없다 치드라도
너무도 요란하고 과장된 몸짓들은 삼가 할 줄 아는 에티켓을 지키고
부득이 그렇게라도 해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면 자기집 욕조에서 조용히 실천 하기를 바랍니다.
오죽하면 모여자목욕탕에만 이러한 문구를 프린트해서 코팅해 놨을까요.
"목욕탕 출입은 1일 1회만 허용 합니다"...창피하고도 부끄러운 일 입니다.
이것은 월 헬스이용권을 등록한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번씩 시도때도 없이 드나드는 때문 이랍니다.
냉탕에서 물장구 팡팡 치는 일...사우나 안에서 큰소리로 떠드는 일...
먹는 음식을 몸에 덕지덕지 바르는 일...목욕탕이 여자들의 놀이터가 되는 일...
하루빨리 개선되어서 깨끗한 선진목욕문화를 향한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남.녀 평등을 주장하기 이전에 지금 여자인 내가 무엇때문에 불이익을 받고 있는가를 깨달아
지금부터라도 지역과 사회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시작해 보는 것이
목욕탕에서 그저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 보다 훨씬 값지고 알찬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여성의 위상은 여성 스스로가 지키고 가꿔나갈 때 아름다워지는 것...
실오라기 걸치지 않은 천연의 모습으로 지켜져야 할 기본적인 매너와 예절...
외적인 아름다움 보다는 내면의 알찬 열매를 잉태하는 어머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자목욕탕에만 걸려 있는 이 불명예스러운 안내문이 떨어져 나갈 날 언제일까요.
두번다시 이런 유사한 문구가 적힌 글이 붙어있지 않도록 하려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제는 우리모두, 너와 나 할것없이 사회복지 및 환경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할 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