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도 넘은 친구와 몇개월간 냉전이었다.
보이지 않는 냉전.그렇게 긴 냉전은 처음이었다.
물론 내쪽에서 전화연락을 많이 했던터라 내가 연락 안하니
당연히 멀어졌을지도 모른다.그친구는 전화 잘하고
잘 만나는 타입이 아니다.무지하게 내성적이고 표현 잘안하고
맞다.어떻게 보면 무뚝뚝한 남자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친구를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며 그동안 그친구를 잊고 있었다.
항상 자기 아쉬울 때 하소연할 일 생기면 다다다다
전화걸어 수다떠는 친구.내가 힘들어서 얘기하고플때
만나고플때는 잠수타다가 자기 아쉬울때 어느새
전화하며 내얘기는 건성건성 듣는 느낌의 친구.
염세적이면서 맨날 부정적인 생각에 삶이 지겹다는 말을
달고 사는 친구.지금까지는 친구라서 무조건 감싸안으려
했지만 이제는 그만~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결혼하고 (그친구는 미혼) 날 더 멀리하는 그친구.
다른 미혼친구들은 안그런 친구도 많은데...
그런데 그친구에게서 오늘 전화가 왔다.난 웬일로 전화했을까
생각했다.웬일로 추석 잘보내라고 전화했나?
그친구는 그런 사소한 인사도 잘하는 타입이 아니다.
그러면 그렇지.난 그친구한테 전화오면 바쁘다고 끊기로
마음먹었는데 그친구는 또 전화붙들고 속상했던
얘길 하는데 ...내가 게임에 관심이 없는줄 뻔히 알면서
사이버 머니어쩌구 한다.난 짜증이 났다.
물론 사람관계가 하나주면 하나 받고 꼭 그래야 하는관계는
아니다.하지만 분명 그친구 주변의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는거보면 그친구는 분명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짜증나는건 자기 아쉬울때만 툭 전화해서
수다떨다 끊는다는 점이다.마음약해서 또 끊으라는
말도 못한다.가만 생각해보니 그친구보다 문화센터 회원들이
더 따뜻하고 얘기도 잘 들어준다는 생각이든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한때는 그친구를 좋아한 적도 있었는데...미운정 고운정 다 든친구.
하지만 어느새 내마음속 친구 명단에 그친구는 서서히
사라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