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 갔습니다. 공중전화기가 눈에 띄어 그대에게 전화를 합니다. 창밖 보이는 의자에 앉아 편지를 쓰고 싶었지만 전화기의 숫자를 꾸욱꾸욱 눌립니다. 그대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어디냐구 묻습니다...우체국... 언젠가 그런적이 있었습니다.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냈는데 아무연락이 없어 섭해 하고 있었는데 메일이 하나 왔습니다. 우체국에 왔는데 컴퓨터가 눈에 띄어 문자에 대한 답을 한다고... 그 메일을 읽으면서 우체국 컴퓨터 앞에서 메일 쓰는 그대의 뒷모습을 생각해봤습니다. 무척 아름답게 보였을겁니다. 난 컴퓨터앞에 앉아 이메일를 쓰지도 못하고 그렇게 전화를 했습니다. 가을이 이렇게 왔는데 그대는 여전히 힘겹습니다. 나역시도 그건 마찬가지이지만... 삶이 조금만 덜 고달펐다면 그대와 나는 둘속으로 깊이깊이 빠져들었을건데...그대도 나도 너무 힘든 삶의 현실때문에 둘이 가지고 있는 감정자체도 너무 사치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그게 다행입니다. 둘이 둘속으로 빠져들기만 했다면 지금의 우리가 남아 있지 않았을테니까요. 그대 목소리를 상상하며 전화기 버튼을 꾹꾹 누르는 내 손가락이 가늘게 떨렸지만...그대 목소리가 나왔을때 난 아무런 감정없는 친구가 되어 종알거렸습니다. 가을하늘은 높고 푸르기만 한데 전화기속의 그대와 난 웃고 있지만...서로 가슴이 너무 아프다는 걸 압니다. 우체국에 가면 편지를 쓰고 싶어질겁니다. 편지를 쓰는 대신 이메일이나 전화를 하게 되겠지만... 그래도 우체국에 가면 그대생각에 편지를 쓰고 싶어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