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하나. 작년에 나무를 심었다. 항상 식목일 전에 아직 나무들이 채 싹이 나오기도 전에 나무시장을 도는 남편.. 작년까지만 해도 썰렁하던 마당이라 봄이 시작되자마자 남편의 나무타령은 시작되었고 꽁꽁 뭉쳐놓은 비자금으로 나무를 몽땅 사들였던 남편.. 작년 그날도 서울 종로에선가 봄 소풍 건으로 한나절을 돌아다니고 난 후 긴급히 들어오라는 남편과 경춘가도 에 있는 ㄷ 조경회사에서 만났다. 남편이 골라 놓은 나무들을 점검하고, 맘에 드는 수형은 바꾸고 그리고 추가할 나무들 추가하고.. 항상 마누라 결재를 득한 후 뭔가를 시행하는 남편 때문에 그날은 정말 다리 꾀나 아픈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 사서 심어놓은 나무 중에 매실나무가 하나가 있었다. 조경회사 사장의 말로는 아마 그 나무에서만 매실 한가마는 열릴 거 라는 말에 내심 흐믓해 하며 마당 한켠에 심어놓은 나무였다. 나무를 옮겨 심은 해는 열매를 못본다 해서 작년은 꽃도 제대로 못보고 한해를 넘겼었다. 올해 들어 남녁의 매화마을의 매화소식이 한참 지난 후 이곳 마석에서도 드디어 하나둘씩 매화꽃들이 피기 시작했는데.. 우리보다 4년은 먼저 이사 온 아랫집 정규네는 해마다 매실을 얻었었고 올해는 지난해 부진했던 매실농사를 만회라고 하려는 듯 정말로 흐드러지게 매화꽃이 만발해서.. 지나칠 때마다..정말로 군침을 질질 흘리게 만들었었다. 드뎌..부실하게 몇송이 달고 만 살구나무와는 달리.. 제법 이 매실 나무에도 꽃이 피기 시작해서.. 새벽잠 없는 남편을 마당에서 서성거리게 하며 행복하게 했었다. 그러나 이상했던 것은 아랫집 매화나무는 연분홍색이었던 반면에 우리집 매화꽃은 약간 녹색빛이 도는 하얀색.. 남편은 아마도 청매실이라서 그럴것이라며..알아본 바론 흰꽃이나 연분홍꽃이나 열매는 똑같다는 것이었다. 남녘 매실마을의 꽃소식에 TV 에 소개될때도 그 꽃빛깔이 연분홍으로 보였다가 어쩔땐 흰색으로 보였다가 했기 때문에..그러려니 했다. 연분홍색이었은 더 예뻤을껄.. 아직 겨울한기를 못 벗어난 봄이었기에 따뜻한 색이 더 예뻐보였었던 것이다. 이제나 저제나 꽃이 지고 열매 맺기만을 눈빠지게 기다렸건만 결실은 본 것은..달랑 4개! 나무를 심은해는 거름을 주지 말라는 조경회사 사람들이 말을 듣고 거름을 하지도 않았거니와(유실수 일수록 거름을 많이 해야한다했는데..--;;) 나무가 심겨있는곳이 축대가 시작되는 곳이라 아마도 영양붙이 축대아래로 빠져나가서 나무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사실 바로 옆에 있는 대추나무는 이사오던해 식목일날 친정 아버지께서 사다주신 나무였는데..그 넘도 해마다 한봉지도 아닌..달랑 한개의 대추가 열려서 우리가족들의 썰렁한 웃음을 웃게했던 넘이었다 그것도 2년 연속으로.. 그래서 올해는 봄되자마자..나무들한테 거름을 좀 하라구 남편을 닥달했지만 사람이 쪼잔한지 소심한지..새로심은 나무들한테 피해가 갈까봐..정말로 쪼잔하게 거름을 주었던 모양이다. 매실이란게 어디 하나 버릴데 없이 사람에게 좋은 열매라 하여..그래도 기특하게 4개라도 어딘가..무럭무럭 잘 키워서 첫열매니까..이쁜병에 넣고 술이라도 담아야지.. 하고 생각했더랬다. 그리고 시중에 매실판매도 다 끝나고 아랫집 경덕이네 할머니께서는 그 댁에서 처음 수확한 빨간 자두를 제법 맛이 들었다고 먹어보라고 주며..그집 매실은 어찌 되었나 물어보셨었다. 아무래도 거름많이 주고 우리집 보다는 아랫쪽이라 겨울추위를 덜 타는 그집 나무들이 실하고 열매도 많아.. 우리 나무와 비교도 안돼지만..그래도 자랑스럽게.. 할머니 매실이 달랑 4개가 열렸어요..그래서 그런지.. 매실이 복숭아만 해졌어요..아마도 영영가가 분산?않아서 그런가봐요..하고 말했더니 그집 할머니 께서도 그렇지..아마..몇개 안열려서..열매가 실한 모양이라고 함께 맞장구를 쳐주시곤 했었다. 맨날 그 탐스럽게 열린 매실을 쳐다보며 남편과 킬킬 거리며.. 저게 매실이냐?? 왜이렇게 큰거야..그넘 참 실하다를 주절 거려가며..그나마 열린 그넘들을 무척이나 기특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오늘..마당에 함께 나갔다가 그 매실!앞에 선 남편.. 이거 따줘야 하는거 아니야?? 매실 이제 팔지도 않잖아.. 하는 소리에..그러게..따봐..했더니..달랑 매실들을 따는 남편..내손에 들려준 그 매실!을 본순간. 어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맨질맨질한 표면..그리고 정말로 매실이라고 하기엔 너무큰 과일..옷에 대고 문질러 보았더니..오매..우째 그리 반질반질 윤이 나는지..윤이라.. 어??이상하다..매실이 왜 이리 반짝거리지?? 매실은..표면에 잔털이 나있는거잖아..하는소리에.. 남편..그럼 한번 먹어봐..하면서 자기가 먼저 아작!하고 그 매실을 먹어보고는.. 하는말이.. 자두다!! 뭐라구?? 다시 내가 먹어본 그 매실!은..정녕.. 자두였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매실보다는 옆으로 띵띵한 모양이..아뿔사.. 자두 나무인줄도 모르고..2년을 속아서 매실로 알고 키워왔다니..오는 사람마다 이거 매실이에요.. 나중에 매실 열리면 나눠줄께요..하고 공수표 난발을 얼마나 했던가..꽃이 피면서..그 작은 꽃에서 풍겨나오는 향기에 황홀에 하면서..역시 매화는..향기가 좋아.. 하면서..을매나 매화예찬을 했더란 말인가!! 남편이 매실을 따는 순간만해도..오냐..네 너희들을 단 4개뿐이라 하더라도..이쁜 병에 담아 매실주를 만들어주마..라고 속을 다짐을 했었는데.. 남편과 함께 속아서 산 2년을 허탈해 하며.. 당장 달려가서..ㄷ조경을 회까닥 뒤집어 놓겠다는 남편을 뜯어 말려야 했다. 아..정녕..네가 자두일 줄이야..ㅠ.ㅠ 크리스탈.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에피소드 둘 며칠전의 일이다. 오랜만에 아이들 등교 시키고 여유있는 시간.. 신문을 펼쳐놓고 아침 햇볕을 받고 있었다. 심각하게 신문을 이면 저면 찬찬히 훝고 있는데.. 난데 없이 울리튼 "꾕"소리.. 거실 유리창에 무엇인가 부딪히는 소리였다. 잠깐 동안이었지만..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누가 돌을 던진 것일까? 거실 앞쪽은 우리 마당이고 마당너머는 여름 들어 울울창창이 들어선 숲 때문에..사람이 다닐 수 없는 곳이었다. 순간적으로 불안한 생각.. 누군가..우리 집을 노리고 있는 건 아닐까.. 조심스럽게..그러나 내딴에는 용기를 내어..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런데.. 거실 창 바로 아랫 쪽 데크에..무엇인가 작은 떨림이 보였다. 오 마이 갓! 제법 큰 새 한마리가..벌러덩 드러누워 가냘픈 다리를 하늘을 향해 곧바로 벌린 채..파르르 떨고 있었다. 부리역시 금붕어처럼..뻐금거리며..겨우 숨을 몰아쉬고 있는 듯 했다. 이를 어쩐다.. 예전 시골생활을 꿈꾸다 용인 어딘가에 정착해서 "얘들아 우리 시골 가서 살자" 라는 책을 쓴 이대철이란 사람의 책 내용이 떠올랐다. 산중턱에 위치한 그 집 유리창엔..커다란 나무 독수리가 매달려 있다했다. 새들은 반짝이는 빛이 비치는 곳에 달려드는 습성이 있다했다. 아마도 밝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그 비상이 그런 습성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간혹 그 집 유리창에 와서 부딪혀 죽는 새가 만만치 않아..궁여지책으로 사용한 방법이 나무독수리를 매다는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책 내용에서 그의 집은 높다란 언덕위에 있는 집이라서 그럴 수 있으려니 했다. 처음엔 우리 집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걱정은 했었지만. 산 중턱이라 하지만..거실창이 있는 앞쪽은 숲 속에 쏘옥 파뭍혀 있는 형상이라..날아가는 새가 걸릴 정도로 높지 않았으므로.. 아니려니 했다. 집 위로 이 숲에서 저 숲으로 옮겨 날아다니는 꾀꼬리 종달새 까치 박새 그리고 이름모를 숱한 새들.. 가끔 컹컹 울어대는 꿩들까지..우리 집은 그냥..지붕 위로 지나치려니 했던 것이다. 그나저나..저렇게 뇌진탕 상태로 발라당 뒤집어 숨 만 겨우 쉬고 있는 저 새를..어찌 할 것인가. 저대로 둘 것인가..(사실..살아있는 동물을 만지는 것이란. 그것도 죽을지도 모르는 생물을 만진다는 것은..무서운 일이었다.) 아님..내가 어찌..수를 써야 할 것인가..동물병원?? 주동의 동물 박사인..도*에게 전화를?? 우짠다..저대로 두면..뜨거운 햇볕에 일사병이라도 겹쳐 걸릴 것만 같았다. 에라.. 주방으로 가서..고무 장갑 부터 끼었다. 문을 열고..살금살금..(혹시..죽은 듯 하고 있다가..나를 공격하는 것은 아닐까?? 히치콕의 '새'까지 떠올리며..) 살며시 새를 들어올렸을 때..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죽은 듯이..헐떡대고 있는 새.. 가만히 들어..우선 그늘에 옮겨주어..안정을 취하게 했다 (새도 안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물을 줄까 말까.. 정신 확 나게..찬물을 끼얹어봐?? 별 생각을 다하다..가만히 세워보았더니..하늘을 향해 파르르 떨고 있던 다리로..겨우 주춤주춤 선다.. 다리가 부러진 걸까..야생의 새 발가락을 자세히 본적이 없었으므로..닭발과는 또 다른 새의 발을 보며..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잠시 후..정신을 차렸는지..푸드득 날아올라..겨우 1미터 남짓 날아..데크 위의 탁자의자에..겨우 매달리는 것이었다. 기도 한번 하고..날아라..새야.. 힘내고..아싸!..화이팅!! 대~~한민국!!(뜬금없이 그 생각은 왜 했는지..쩝.^^;;) 잠시후..새는..정신을 차렸는지..푸드득..마당 앞쪽 숲으로 날아 들어갔다..휴우~~ 그렇게 그날 아침의 사건은 끝이 났지만.. 내겐 새로운 경험이었고..나름대로 이름 붙이길 좋아하는 나는..그 새가..아마도 꾀꼬리의 새끼일 것이라.. 생각을 했다. 노란 꾀꼬리..이 나무 저 나무 날아오를때 마다..꼭 닭살 스럽게..암수 한 쌍으로 날아다니던 넘 들.. 대모 님 댁 숲에서 우리 숲 쪽으로 날아올 때로..한 넘 이 날아오는가 싶으면..꼭 한마리가 곧이어 따라 붙곤 하는 넘 들이었다. 오죽했으면..고구려 유리왕이..도망간(?) 왕비를 찾으러 갔다가 헛탕을 치고 돌아오면서..그 꾀꼬리들의 노는 행색에 부러워하며.."황조가"를 지었을까.. 훨훨나는 저 꾀꼬리..암수 서로 정답고나.. 그날의 그새는..완전히 노랑색은 아니었고.. 갈색 털 사이사이..노란빛이 드러나는 것이.. 아마도 둥지에서 부모 꾀꼬리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가 첫 비행에 나서다 사고를 당한 것 인 게지.. 그날 그 새가..무사히 둥지로 돌아가..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 내년에..그 넘이..박씨 하나 물어다 줄까?? 아님..그날의 충격으로 바보가 된 다음..아들 꾀꼬리가.. (바보3대 버전으로..) 아부디..아부디는 어쩌다가 바보가 됐습니까?? 하면..헙!! 그건..하고 말을 못 잇다가.. 마석에 있는 그 집 유리창에 머리를 박아 뇌진탕에 걸리는 바람에....라고 대답할 것인지..^^;; 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