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저의 다방 생활은 다시 시작되었어요...
하지만 전처럼 배달을 하거나
시간을 나가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주방 아줌마였죠...
전화 받고 배달가게끔 준비해주고....
아침에 아가씨들 깨워 주고....
학교를 다닐때 제 생일이 되었었는데
고등학교 동창들과 2차3차로 생일 술파티를
하고 다녔을때 한 심야 업소에서 남자를 만났죠..
그팀도 생일파티 중이었고 그 중 한사람과
우연히 사귀게 되었는데 그사람은 제가 다방에 일한것도
몰랐고 지금 다방에 있는건 아는 언닌데
주방이모 구할때까지만 한다고 했더니
아무소리 없이 믿어주는 너무 너무 착한 사람이었어요...
키가 작다는 것 빼고는 어느 하나 나무랄게 없었죠..
(어린마음에 이상형이 키큰남자였거든요...제가 좀 작은편이라..)
그러다 그사람 아이를 가졌고 그사람은 어린저에게
결혼하자고 했어요....그때 제 나이가 21살....
결혼은 꿈도 꾸지 않았던 때라
콧방귀도 뀌지 않았고 저혼자 일방적으로 또다시
유산을 했어요.....그사람은 너무 속상해했지만.....
그렇게 그사람과 만나고 다방에서 일하는
생활을 하면서 전 제 인생을 처음으로 뒤돌아 봤었죠...
너무 너무 막막했어요...
아무것도 한것도 없고 점점 망가지다 못해
이젠 막나가는 사람이 되어 버린 내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였고 그럴수록 정신차려야지 했다가도
또다시 무너져 버리고....
사는게 사는 것 같지 않았어요....
이게 사람 사는 인생인가...왜 내가 이렇게 살아야하지?
차라리 엄마가 조산했을때 죽었으면
이 모양이 되게 살지 않았을텐데....
아니면 그 옛날 아버지가 날 입양 보내려 했을때
갔더라면 지금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그렇게 부모와 못나빠지고 무능해 빠진
내자신을 원망했죠...
거의 매일 술을 먹었고...아니 술도가에 빠져서 살았죠...
거의 알콜 중독 수준이었어요...
점점 폐인이 되고 있다는 걸 느낄때쯤
전 결심 했죠...죽어 버리기로...
나하나 죽는다고 누가 슬퍼할 사람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한사람...우리 할머니가
너무 불쌍하단 생각이 들었지요... 고생고생해서
키워논 장손녀가 죽으면 우리 할머니 가슴에
얼마나 큰 못이 박힐까....
하지만 할머니의 고통을 생각하기엔 제 고통이 더 심했어요....
그리곤 96년 12월초.....
새?膚沮?술을 마시고 그동안 준비햇던 약을 먹었죠...
근데 이상한건 고등학교 2학년 이후로
교회에 한번도 나가지 않았던 제가
약을 먹는 순간 자살을 하면 지옥에 갈거란
생각이 들었어요.....하지만 이미 다 먹은 뒤였죠...
하지만 질긴목숨 죽지도 않더군요...
멍청했던걸까요....차라리 농약을 먹지
미쳤다고 수면제를 먹었을까.....
비위가 워낙 약했던 전 술이 떡이 되도록 먹은 상태에서
알약이 많이 들어가니 속이 울렁거려
두시간을 토하다 정신을 잃었죠....그리고 일어나니
병원이었고 주위에 아가씨들 주인언니......
너무 너무 챙피했어요....
정말 절실했는데 꼭 가짜로 쑈한것처럼 되었으니.....
그렇게 자살하려던 시도도 헤프닝으로 지나가고..
크리스 마스가 되었을때
전 한사람을 만났죠....
전 배달을 한적이 없는데 누군가 제가 배달을
해달라고 전화가 온거에요...
그래서 갔는데 거기에 키도 크고
잘생긴(?) 남자가 있더군요....
바로 지금의 우리 신랑이었죠...
우리 신랑이 절 맘에 두고 있었다구 했어요...
전 아무렇지 않았어요...
다방에 일하는 여자 쉽게 생각하는 게 남자들이니까요...
맘에 들었다고 하면 껌뻑 넘어갈 줄 아는...
그래서 별루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그사람은 점점 다가 왔어요...
말수도 별로 없었고(다방에 들락거리는 젊은 놈들은
대부분 허풍이 쎄거든요....말만 허벌나게 많고....)
수줍음도 많이 탓어요...가끔 가요방에라도 가면
제옆에 앉지도 못했죠...
그게 너무 우습고 한편으로 점점 끌려서
그당시 사귀고 있던 사람과 헤어져 버렸죠..
(유산이후 그사람과 사이가 멀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한달후 전 처음으로 남자와 동거를 시작했어요..
그것도 남자의 본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그것이 저를 또다시 죽고 싶게 만들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동거를 하기전 신랑은(지금 제 남편이니깐..)
다방에서 그만 일하라고 했어요...저도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짐을 싸서 우리집으로 갔죠...
근데 이사를 가버린 거에요....
생각해 보니 저 힘든것만 생각해 집에
연락을 거의 하지 않았던 거에요.....
그래서 여기 저기 친척집에 전화해서 할머니집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찾아 갔더니 문이 잠겼더군요...
낮에 가서 밤11시까지 기다렸는데 할머닌 오시질 않았어요..
나중에 안거 지만 저때문에 기도원에 가셨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아무것도 몰랐던 저는너무 화가 났고
예전에 새엄마가 그랬던 일이생각나서 견딜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택시를 잡아타고 신랑이 있는 곳으로 갔고
그것이 우리가 동거를 하게된 결정적이 사건이었죠..
전 너무 편했던 신랑에게 술을 먹고
그동안 한번도 입밖에 꺼내지 않았던 과거지사를
(작은 아버지 얘기만 빼고...)
다 털어놓고 엉엉 울었던 적이 있었는데
신랑은 이번에도 할머니가 절 버렸다고 생각했고
동거를 제의 했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