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60

오랜만야


BY @@ 2002-10-16

널 정리한 줄 알았어.
맘이 편했으니까.
이것저것 할 일이 있었구 갈 곳이 생겼구 그래서 널 잠시 꺼내지 않았지. 그러다 잊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넌 날 생각 안하는 사람이니까.
혼자 생각하고 아쉬워 하면 뭘해. 맘만 시릴뿐인걸.
넌 내가 보낸 메일을 봤다고 했지?
제가 보낸 메일 보셨어요.
네.
정말 읽어봤을까. 제목과 이름만 보고 휴지통으로 구겨 넣었을까.
잘 받았어요. 무척이나 자상하고 다정한 목소리도 말했지만...
그러고는 돌아서는 내게 '안녕히 가세요' 라고 했지.
형식적이 었을까.
답장은 왜 보내지 않았을까.
내가 지겨웠을까.
아님 네 맘을 다잡기 위함 이었을까.
하긴 사무적인 내용이라....
바라지도 않던 만남이었는데, 정말 바랄 수 없는 사이가 되어 그저 내 일이 있어서 거기에 갔을 뿐인데 그자리에 앉아서 신문을 읽던 너.
가슴이 떨려 아무도 없는 그자리에서 조차 정말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못하고 그렇게 아무 감정 없는 목소리로 그말만 하고 돌아선 나.
다시는 널 만날 수 없을 것 같아.
그런 우연이 또 있지는 않을 테니까.
자꾸 난 시간을 되돌리려 하고 있어.
그때 그순간으로 다시 돌아가면 내 맘을 네가 알아차릴 수 있도록 힌트를 주는 이야기를 할텐데. 입가에 미소를 띄고 인사를 할텐데.
그편지에 내맘을 다소곳이 표현 할텐데.
답장 없는 네게 이제와서 또 편지를 보낼 수도 없고.
네게 좀더 다정한 모습을 보일껄.
왜 그리 무뚝뚝하고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농담과 장난을 했을까.
왜 널 어려워 했을까.
시간이 지나도 널 우연히 보면 심장이 떨려.
잊고 싶어서 많은 일들을 했더니 입술이 다 부르텄어.
너 내가 이런지 모르지.
내가 그토록 텔레파시를 보냈는데 넌 엄청난 전자파에 눌려 버린 내 텔레파시를 받지 못했구나.
내 맘을 눈치 채기 바라며 난 또 간절히 네 이름을 불러.
또 네가 그자리나 그자리 아니면 의외의 어딘가에 있어주길 바래.
그땐 입가에 두눈에 널 진정 좋아한다는 맘을 잔뜩 머금고 인사를
할 꺼야. 피하면 안돼.
난 네게 좋은 친구이고 싶은데 네 맘을 모르니까
아무 표현을 못하겠구나.
공연한 메아리가 될지 모르는 텔레파시를 또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