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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업이야기..


BY 사과한알 2002-10-25


13년전
30대 유부녀가
사무직으로 직장에 들어 가기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다.
아기가 두 돐이 지나자 나는 결심을 했다.
일에 도전 해보기로...


상업계 여고를 나온 나는
경리라면 자신 있는 분야였다.
10년의 경력...
주식회사도 아니고
개인회사 경리였지만...

몇 안되는 직원숫자가 차라리
내게 맞는 적성이였나부다

겨울 이면 난로와 다정한 사이..

아무튼 나는 ....

00일보를 딱 1달만 구독하여 보기로 했다.
그땐 벼룩시장이 없었기에 구인 광고는
일간지가 석권을 했다.

정말 광고를 주욱 보던 나에게 !!!
가능성 있는 광고 문안을 발견했다.
복식장부 기장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연령은 제한이 없다했다..

일단 전화를 했다.
어떤 녕감이 받았다....

처음 부터 말을 대뜸 놓는다...
하지만 왠지 나쁘게 생각 되지는 않았다.

친근감 비슷한 걸 느꼈다.
아버지 비슷한 감정도 쬐끔....

나는 나이를 일단 속였다..
서른이 쬐끔 안된 28의 노처녀 인것 처럼 했다.

그런데 녕감은 결혼 하면 얼마
못할 줄 알고 걱정을 했다.

(후에 안 일이지만.. 이 녕감은 녕감대로
사업의 노하우가 있었다.
아가씨들은 환경이 열악하니
얼마를 못 견뎌 낸다는 거였다.
깨끗하고 좋은 사무실이 즐비한데
이런 곳에서 오래 못 있는다고..
그리고 책임감도 떨어 진다 했다..)

그래서 나는 또 사실 대로
결혼을 했다고 했다
그랬더니 또 녕감은 아이 낳으면
못나오지 않느냐 했다.

ㅎㅎㅎ
그래서 아이도 지금 사실 세살이나 되었다고....

위치를 물었다....
ㄷ동이라고 또 속였다...


ㄷ동은 사무실이있는 ㅅ동과 인접한 지역이고
시댁이 있는 ㄷ동에서 몇달 전까지
살고 있다가 ㄱ동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거리가 멀면 안써줄 까봐...
일단 사무실로 이력서를 들고 가서 녕감을 만났다.

그곳엔 정말 노처녀가 한분(?)
앉아 계셨다.

녕감이랑 감정적으로 안 좋아서 그만 둔댄다....
사무실은 가정집 2층인데 삐걱거리는
철제 계단을 밟아 올라가야하는
약간 원두막 같은 곳이였다.

주변 여건은 상상을 초월 했으나
수두룩 빽빽하게 꽂힌 장부들을 보고
일 하고픈 의욕을 느꼈다.

녕감은 이마가 좀 벗어진 정력적으로
보이면서 약간 화려한 외모의 녕감이었다.

나는 천성적으로 종이와 펜과 글을 무지 좋아한다.
아!! 다시 펜을 잡다니....
커피도 마시고..
장부와 주산과 ..숫자쓰기와..
잡다한 서류와.
부가가치세 신고와
소득세 신고를 대행했다..

그땐 컴퓨터가 그리 흔치 않았다...

녕감은 어쩌다 한번씩 나와 돈이나 챙겨가고....
중요한 때에만 나왔기
때문에 그런대로 불편하지 않았다.

아이는 탁아방에 맡기고...
아이의 유치원 (소속 된 탁아 종일반..)
가방이 너무나 조그맣고 귀여웠다.
딱 내 손바닥 만했다.
그속엔 지 숟갈과 젓가락만이
앙증맞게 들어 있었다.

그러나....

점심때 도시락 뚜껑을 열면
모성애가 철철 넘치는나는 그만
집생각이 나고..
아가 생각이 나서 눈물이 그렁그렁 ?션慧?
난 아기를 키우면서 차라리 내가 아기 같아졌고
아기에게서 무한한 위안을 얻게 되었다.
우리 아긴 넘 순둥이었다....

사무실 가족은 녕감 까지 포함해서 3명이었다.

알바이트 야간 여고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애는 수금을 하고 청소를 하고 ....

겨울이되면..난방은 기막히게도 연탄을
아궁이에다 지피는 거였다...
나중에 석유 난로로 바꿨지만..

ㅅ동은 가내공장이 밀집된 지역이다.
따로 경리를 채용하기엔 여러가지 여건이 맞지 않고

세무상식에 대해 잘 모르는 나이가
지긋한 경영주 들이 대부분이었다.

이곳은 장부를 대행하는 세무회계사

사무실 비슷(?)한 곳이었다.
근무시간은 그런대로 좋았다.
공무원과 시간이 동일 했다.
왜냐면 세무서를 주로 뛰어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어쨌던 일을 하고 몇달이 지났다.


여고생 아이가 그만 두게 되었다.

나는 성격상 누구를 유용하게
부려 먹는데는 힘이 들어서
내가 청소며 수금이며 다...하기로 했다.

그대신 녕감 더러 월급을 조금 더 달라고 했다.
녕감은 또 쥐꼬리 만큼 더 올려 주었다.

그곳에서 2년을 일하다가 그만 두고
집에서 6개월 쯤 쉬었는데....
다시 연락이 왔다.

내가 그만 두고 두차례나 여직원이 들어 왔다가
말썽을 피우고...
녕감은 힘들다했다.
보수를 파격적으로 준다는 거다...
아니 보수 보다도 나의 자존심을 살려 주었다.
나만큼 해내는 사람이 없다는 거다.


집에서 그곳까지 버스로 가면 교통
체증때문에 1시간 이상이 걸린다.

그래서 통근 열차를 타면.
시간이 절약 되었다...
그러나 또 버스를 갈아 타야
했으므로 나름대로 불편했다..

일에 대해 더욱 익숙해 졌고..
거래처 사람 들과의 인간 관계도 스무드했다.

나는 1년 쯤 후에 다시 녕감에게 제안을 했다.
1주일에 2일 정도만 사무실에 나오고
집에서 장부와 기타 서류를 싸들고가서 일을 하기로....
교통시간
왕복 서너시간이 아까웠다.
그리고 구태여 꼬박꼬박 사무실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서류만 있으면 집에서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었다...
녕감은 내말이라면 잘 들어 주었다..

그리고 비상시엔 서류를 챙겨
잠시 전달해 주면 되었으므로....

일이 점점 나의 일 처럼 내 손에서
무르 익어갔다....

그렇게 3년을 일하고.....
그랬는데...
녕감에겐
가족이있었다.

딸이 예전에 이일을 조금 하다가 시집 갔는데..
다시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녕감은 나하고 둘이서 함께 하라고....
휴...
나도 원만한 성격이 아니기에...
누구랑 함께 호흡하기가 쉽지 않다.
고생이 되더라도 혼자하는 일이 매력이 있는데...

나름데로 불만스러웠다...

난 차라리 그만 두는 쪽을 택했다.....

평생 직장이 될 줄 알았는데.....
인수 인계를 하면서 조금 삐걱 거리기도 했다...
일에 대한 애착심도 있었지만...

그리고
그쪽에서 아쉬워 했지만....
종지부를 찍었다..

녕감 생각이 난다.
건강이나 하신지...

연세가 8순인데....
과거 세무공무원을 지낸 경력의 소유자였다...


끝났어요...
제 이야기 ...
읽어 주셔서 감사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