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봤을 때 느낀 그 느낌은 나만의 느낌이 아니었니.
처음 너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살고 있었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오늘까지
4개월이라는 시간이 슬그머니 흘러왔다는 걸 지금에야 알았어.
그 때 우린, 많은 일행들 속에서도 잠깐씩 마주치는 눈빛의 어떤 느낌이 있었지.
그래, 그 때는 몰랐던 그 순간이 지금에야 기억이 났어. 모두 생각이 났어.
아마도 이렇게 인연으로 닿을락 말락할 때 우리는 모르는 동안
인연만 혼자서 애를 태우고 있었다는 것도....
너를 너인 채 두고 싶었어.
몇일에 한번 마주치는 환한 인사 속에서도 나는 충분히 기쁠수가 있었어.
어떤 날은 온종일 기분이 좋아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너의 미소가 내 눈안에 가득한 날이었지.
그래 그랬어.
그렇게 너를 너인 채로 두는 것이 내가 할수 있는 전부였어. 그래야했어.
그런데 혼자 애를 태우던 인연이라는 것이 기어코 우리를 한 점으로 이끌고 말았지.
너의 미소가, 너의 눈빛이, 너의 반가움의 인사가 내가 가질 수 있는 전부였던 내가
너의 그 수줍은 고백으로 인해 너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니 난 아마도 꿈을 꾸고 있는 줄로 착각한거야.
처음 본 순간부터 우리는 아마도 똑같은 느낌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서로를 바라보며 지내온 거였어.
내가 말하는 너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소도 나만이 생각하던 것이 아니었듯이.
난 지금 꿈을 꾸나봐.
너라는 천사가 잠시 내 작은 어깨에 내려 앉았나봐.
너는 우리를 둘러싼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지.
나는 그런 너에게 미안해.
지금 우리는 사랑에 서투른 아이들처럼 수줍고 떨리고 두려워하지.
하지만 괜찮을거야.
너를 너인 채로 사랑하는 습관에 익숙해진 나니까
너 역시도 그동안 나를 나인 채로 사랑해 왔듯이
앞으로도 그렇게 사랑하면 될거야.
그렇게 하면 서로가 사랑하고 있었다는 고백만으로도
우리를 애타게 이어주려한 인연에게 미안하지 않을테니까.
헤어지며 나를 안아주던 너의 가슴이 크게 두근거리던 것도.
넘치게 아름다웠어.
우리 지금의 우리 사랑, 사랑인 채로 둘 수 있게
더 많이 참아야 해.
더 많이 지켜야 해.
꿈이라면, 꿈꾸다 깨어났다면 다시 잠들때 이어지지 않게 하소서.
어젯밤 그 꿈만으로도 평생의 그를 내가슴에 안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