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 회사사람들과 회식이 있던 날이였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였는데 회식을 1차에서만 끝내고 집에 가려던 나의 계획은 무산되었고 결국 2차 나이트까지 갔다가 3차로 일본식 주점까지 가게되었다.
시간은 벌써 새벽1시가 가까워오고 콘택츠 렌즈땜에 눈은 빠질것 같구... 더구나 모르고 휴대용 렌즈통을 두고 온거였다.
거기다 넘 늦은 시각에 집이 멀어서 근처 여선배 집에서 자기로 했는데 물어보니 시력 좋은 언니는 렌즈통이 없단다. 그래서 소주잔이라도 있냐구 했더니 그것두 없단다.
큰일이다. 렌즈를 빼서 보관을 해야할텐데...
그때 주점의 조그만 술잔이 내눈에 들어왔다. 올커니 이거다!!!
몰래 조그만 술잔 두개를 챙겼다. 양쪽 시력이 차이가 많이나서 한개로는 안될것 같아서 두개를....
솔직히 그때 술도 알딸딸하게 취해있었고 내가 하는 행동이 나쁘다고생각할틈도 없었다. 급하게 나오면서 잽싸게 술잔 두개를 훔친(?) 나는 선배집에 가서는 술잔 두개에 마침 가지고있던 식염수를 따르고 내 금쪽같은 두눈을 그안에 담그고 담날 그 렌즈를 다시 착용하고 출근을 했다.
그런데.... 회사에 몇몇 직원들 눈빛이 심상치가 않다. 내가 술먹고 실수한것도 아닌데 날 바라보는 눈빛들이 왜저렇지 싶었다.
그때 그나마 나와 친하던 동료 한명이 내게와서 조심스래 하는말이..
혹시 너 도벽있니? 아님 술마시면 그런거니?
어제 너가 술잔 두개 훔쳤다며. 그걸 누가 보고는 혹시 새로들어온 여직원 도벽 있는거 아니냐구... 그랬단다.
세상에 이럴수가!!!
술잔 두개 훔쳤다구 도벽 있냐니?
하긴 것두 도둑질은 도둑질이지. 여하튼 그사람 눈에는 멀쩡하게 생긴 여직원이 급히 술잔 두개를 핸드백에 넣는 모습이 너무나 걱정스러웠다나...
나의 해명으로 오해는 풀렸지만 지금 생각해도 당황스러운 사건이였다. 그리고 그때 얻은 교훈!!
그어떤 도둑질도 정당화될 수 없다.
술잔 두개 아무생각없이 훔친 죄로 한동안 나는 이미지 쇄신을 하느랴 진땀을 빼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