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적 국민정당 김원웅 의원의 TV찬조연설 입니다.
듣는것보다 읽는것이 더 감동적 입니다.
약간 긴글 입니다, 그러나 꼭. 꼭. 읽어야할 글 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안녕하십니까? 대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회의원 김원웅입니다.
저는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해 양심적인 시민세력들과 함께 개혁국민정당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고뇌가 많았습니다.
한나라당은 그간 잘 나가는 당이었습니다.
잘 나가는 집에 사람이 꼬이듯 한나라당에도 매일 매일 식구가 늘어났습니다.
제 눈에도 한나라당에 머물러 있으면 힘도 생기고, 돈도 생기고 양지를 걸어갈 수 있을 거라는게 보였습니다.
아마 그 때문에 자민련에서, 민주당에서 철새정치인이란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저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나라당은 제가 머물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탈당을 결심하기 전에 철새 정치인 영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했습니다. 이회창 후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가혁신에 동참한다면 누구든 받아들이겠다"구요.
이들 철새정치인들이 국가혁신을 하기 위해 한나라당으로 옮겨 온 걸까요? 그게 아니면 자민련 꿀단지가 바닥나고, 민주당 꿀단지가 바닥나니 새 꿀단지를 찾아간 걸까요?
지조도, 의리도, 철학도 없이 오직 자신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힘있는 곳으로만 옮겨 다니는 이런 기회주의자들을 끌어 모아 이회창 후보께서 어떻게 국가혁신을 한단 말입니까?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한나라당이 국가혁신의 주체가 될까요? 아니면 국가혁신의 대상이 될까요?
철새 정치인들을 끌어 모아 국가혁신을 하겠다는 이회창 후보의 주장은 해방직후 자주독립 국가를 세우는데 친일파를 앞장세우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한나라당에 들어간 것은 지난 2000년 총선 때였습니다. 제 지역구는 대전 대덕구입니다. 그때 한나라당의 인기는 바닥이었고, 제 지역구에는 한나라당 공천신청자조차 없었습니다.
이회창 총재로부터 영입제의가 왔습니다. 저는 입당 조건으로 이회창 총재에게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내가 한나라당에 들어가면 개혁적 목소리를 내도록 해달라"고 했습니다. 이회창 총재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약속을 믿고 선거 때 "한나라당을 개혁적 색깔로 바꿔놓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대전의 유권자들은 이 공약을 믿고 저를 찍어주었습니다. 대전 충남지역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선된 유일한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회창 총재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한나라당이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따라가는 것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장애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국가보안법중 인권유린 조항은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재벌편중정책은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회창후보는 수구냉전노선으로 치달았습니다.
이회창 후보는 제왕적 총재였습니다.
이회창후보 개인의 이해가 바로 당론으로 둔갑합니다. 공천권도 이회창후보의 손에 쥐어져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이회창후보에게 충성경쟁이 치열합니다. 한마디로 한나라당은 이회창후보의 1인지배 정당입니다. 몇 사람의 개혁파들이 한나라당을 개혁적 노선으로 견인하기에는 너무 멀리 가버렸습니다.
벌써 14년이 흘렀습니다.
저와 노무현후보가 만난 것은 40대 초반의 젊고 혈기왕성한 시절이었습니다.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씨가 야합하여 민자당을 만들었을 때, 합류를 거부하고 몇몇 분들과 함께 꼬마민주당을 만들 때입니다. 이 때부터 우리는 탈냉전, 탈지역주의, 탈맹주정치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하는데 의기투합 하였습니다.
96년 총선 당시 충청도에서는 JP가 만든 자민련 바람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자민련 입당원서 한 장 쓰면 국회의원 4년은 무조건 따 놓은 당상이었습니다. 동창생, 친척들도 전부 JP를 따라가라고 했습니다. 저는 하루밤에도 몇 번이나 따라 갈까 말까 고민하고 어떤 날은 따라가자고 밤에 정했다가 아침에 일어나 정신이 나면 그럴 수 없지 이런 흔들림을 수 없이 하다가 결국 장렬하게 전사하더라도 3김 지역주의를 막아보자고 결단했습니다.
15대 총선을 앞둔 어느날 마포에 있는 꼬마민주당 당사의 복도에서 노무현과 마주쳤습니다. 오랜만인데 차 한 잔 하자며 우리는 옆 건물 지하에 있는 다방으로 갔습니다. 노무현이 제게 물었습니다. "요즘 대전분위기 어때?" "자민련 바람이 갈수록 세게 부는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침묵이 흘렀습니다. 더 이상 아무 말도 없이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선거를 치렀고, 우리는 둘 다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출세한 기회주의자가 되기보다는 좌절한 원칙주의자로 남기로 한 것입니다. 출세한 이완용의 길을 포기하고 소신있는 안중근의 길을 택했습니다.
저는 이런 모험을 했지만 운 좋게도 한 번만 낙선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는 부산에서 세 번이나 연거푸 낙선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노무현이가, 바보같은 노무현이가 YS를 따라가면 당선되는지 몰라서 그랬을까요? 지역감정에 편승하면 쉽게 당선되는지 몰라서 그랬을까요? 한 번 쓰러지고 다시 쓰러지고 또 다시 쓰러지고....그 누구도 가려하지 않았던 길, 노무현이었기에 갔습니다.
국민여러분,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을 뒤돌아보십시오. 명성황후와 대원군이 권력다툼을 하는 동안, 우리 민족의 생존은 거센 외세의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이들 두 세력중 누가 이기든 백성을 지켜주고 나라를 구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회창이냐 김대중이냐를 두고 편가르는 것은 명성황후냐 대원군이냐를 가르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지역주의에 빠져서는 새로운 비전을 창출할 수 없습니다.
친DJ, 반DJ를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다가오는 12월 19일 대통령선거는 이회창 후보와 DJ가 경쟁하는 선거가 아닙니다. 3김식 낡은 정치를 연장하려는 또다른 3김, 이회창 후보와 새로운 정치시대를 개척하려는 노무현 후보의 경쟁입니다.
국민의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이회창후보의 지지율은 30%대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70% 가까운 국민이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봄 노풍과 가을의 정풍에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정치에 대한열망이 유독 이회창 후보만 피해가며 불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을 3김식 낡은 정치의 연장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무지개가 떠 있습니다. 바로 후보단일화입니다. 정몽준 의원의 승복, 그 깨끗한 승복은 정말 아침 햇빛의 무지개같은 승복입니다. 3김시대의 낡은 정치인들은 도저히 해낼 수 없는 것입니다.
제 고향 충청도는 충절의 고장입니다. 단재 신채호의 생가가 있고, 만해 한용운과 유관순 열사도 충청도 분입니다. 그런데 몇몇 기회주의자들이 충청도 정신을 욕되게 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도 JP를 따라다니며 국회의원도 지내고 장관도 지낸 사람들이 이제는 한나라당에 빌붙어 정치생명을 연장하려고 합니다.
더이상 충청도가 기회주의적 철새정치인의 도래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며칠 전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자 충청도의 여론은 싸늘했습니다. 한마디로 "철새 정치인이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대전 오류시장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어떤 분은 "한번 배신하면 두 번, 세 번 한다더니..."하시면서 혀를 찼습니다.
더 이상 충청권을 기회주의적 세력의 근거지로 남겨 놓아서는 안됩니다. 충절의 고장으로 복원하는 것이 바로 충청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입니다.
제 집안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제 선친은 광복군 간부였던 김근수 지사이고, 제 모친은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으신 전월선지사입니다. 제가 어릴 때 우리집은 아버지의 독립군 동지들이 모이는 장소였습니다. 하루는 아버지의 독립군 동지들이 선배독립군이 돌아가셔서 상가에 들렀다가 우리집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친구들이 밤새도록 통음을 하며 엉엉 우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돌아가신 선배 광복군께서 임종시 가족들을 모아놓고 이런 유언을 했답니다.
"앞으로 우리 가문은 절대 독립운동을 하지 말아라. 일본놈이 밀고 들어오면 친일파가 되고, 미국이나 중국이 쳐들어 오면 그 앞잡이가 되라. 그래야 자손들이 번창한다."고요. 어깨 너머로 이 말을 들은 소년 김원웅은 우리 현실에 얼마나 분개했는지 모릅니다.
친일파들이 해방 이후 반공만 외치면 애국자로 둔갑하고, 이승만 독재에 빌붙고, 군사독재에 빌붙고, 이젠 3김 지역주의에 빌붙어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대통령 1명만을 뽑는 선거가 아닙니다. 낡고 부패한 특권층을 해체시키는 선거입니다. 잠자는 역사의 어깨를 흔들어 깨우는 선거입니다.
요즘 많은 국민들이 권력층 부패에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측근비리, 가신비리, 친인척 비리에 치를 떨고 있습니다. 부패권력은 제왕적 권력문화에서 나옵니다. 전두환 대통령 동생 전경환의 권력형 비리, YS정권에서 "소통령" 노릇을 한 아들 김현철, DJ 아들들의 비리... 모든 정권에서 그랬습니다.
이제, 권력부패 청산해야 합니다.
제왕적 권력문화 청산해야 합니다. 누가 할 수 있습니까? 병풍, 세풍, 안풍 온갖 부패와 비리의혹이 있는 이회창 후보, 국회의원 줄세우기, 제왕적 총재로 군림해 온 이회창 후보가 할 수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어떤 비리의혹도 없는 노무현 후보만이 할 수 있습니다. 노후보는 측근도 가신도 없습니다.
권력 분산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중앙에 집중된 경제, 예산, 인사권을 지방으로 분산시켜, 중앙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이루어야 합니다. 노무현 후보는 자율과 분권의 지방화 시대를 열기 위해 충청지역에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했습니다. 충청권은 정치·행정 중심도시, 수도권은 경제·금융의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도시, 부산은 항만·물류 중심도시로 국토의 균형발전을 약속했습니다. "국민후보" 노무현만이 특권층만 잘사는 나라가 아닌, 중산층과 서민이 모두 잘사는 나라, 수도권만 잘사는 나라가 아닌, 중앙과 지방이 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날 대통령 선거를 치를 때마다 언론에서는 "킹 메이커" 얘기가 화제가 되곤 했습니다. 지금 한나라당에 있는 어떤 분은 5공과 6공과 김영삼 정부의 킹 메이커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바로 국민 여러분이 킹 메이커입니다. 다가오는 12월19일 대통령 선거는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의 경쟁이기도 하지만,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몇사람의 킹 메이커들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려는 국민 여러분들의 경쟁이기도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한 효순이, 미선이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열 넷이라는 나이는 그 자체가 희망이어야 합니다.그 예쁜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늘상 오고가는 친숙한 마을길에서 미군이 몬 장갑차에 깔려 죽었습니다. 어린 딸을 잃어버린 부모님들의 가슴이 어떻겠습니까? 무슨 말로 위로가 되겠습니까? 저는 자기나라 국민을 보호하는데 무력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저는 총독부의 중추원 참의가 아니라 주권국가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회의원이고 싶습니다.
불평등한 SOFA를 강요하는 미국의 오만함은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미군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외면하고 반미시위만 걱정하는 한나라당, 그들의 국적은 어디인지 묻고 싶습니다.선거를 앞두고 뒤늦게 목청을 돋구는 이회창 후보는 그동안 자신의 행적을 뒤돌아 보아야 합니다. 며칠 전 독일의 유력한 보수 정론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한국의 대통령 후보중 노무현 후보가 한국국민의 정서에 가장 부합하는 대미관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무현 후보는 "사진만 찍으러 미국 가지는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요구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외교, 저자세 외교가 아니라,
미국과의 동반자적 관계에서 당당한 외교, 실익외교를 추구하겠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그래야 합니다.
남북관계나 통상문제에서 때로는 미국과 우리는 이해관계를 달리 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 대한민국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의 국익이 아니라, 우리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민여러분! 백년전 이완용은 성공하였고, 안중근 열사는 감옥에서 죽음을 맞았습니다. 그 후 오랜동안 기회주의가 원칙과 상식을 이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국민여러분! 다가오는 12월 19일에는 이완용이 성공하는 사회가 아니라 안중근 열사가 성공하는 역사를 만들어 주십시오. 기회주의가 아니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좌절하는 노무현이 아니라 승리하는 노무현을 만들어 주십시오. 그래서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