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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팩을 아시나요


BY 액슬로즈 2002-12-25


여자분들이라면 자신의 얼굴에 매우 민감할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가끔 아주 가끔 얼굴에 군데군데 뾰루지가 난답니다.
여드름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뭔가에 물려서 그런 것도 아닌 것이 얼마나 신경쓰이고 짜증나는지 아마 모르실 겁니다.

어디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무진장 열 받아요. 화장이 받지 않거든요.
그런데 동생이 좋은 걸 가르쳐 주더군요.
양파가 뾰루지에는 그만이라나...효과도 빠르고...

그 날밤 당장 시작했답니다.
양파를 곱게 갈아서 방으로 가져 가 누웠지요.
기대를 가지고 전 열심히 정성스레 발랐답니다.

처음에는 견딜만 했어요. 뾰루지를 치료할 수 있다면 따끔거리는 건 참을 수 있었지요.
하지만 점점 더 강도가 세지더니 화끈거리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숨쉬기 조차 힘들어지더라구요.
씩씩 거리면서도 저는 꾹 참고 또 참았죠.
하지만 진짜 얼굴에선 불이라도 난 것처럼 난리도 아니었지요.
한 10여분 죽을 힘을 다해 버티고 있을 때 동생이 들어오더군요.
그리곤 절 보고 비명을 질렀지요.

[미쳤어 미쳤어! 죽을라고 환장했군]

동생 얼굴이 파랗게 질리기에 전 일어났죠.
전 숨을 몰아쉬며 얼굴 아래로 흘러내리는 양파즙(?)을 닦아냈지요.

[몇 분 있어야 돼?]

갑자기 동생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얼굴이 울그락붉그락 하더라구요. 웃어야하나 말아야하는 얼굴 말이에요.

그런데 코에서 무언가가 자꾸 흐르는 것 같아 손으로 닦아서 보았죠. 전 양파즙인줄 알았죠.
그런데 아니 이게 웬일이래요.
피가 나잖아요. 놀라서 거울을 보니까 코에서 피가 나오지 뭡니까.
전 비명을 질렀죠.

[순진한거야 바본거야? 온 얼굴에다 양파를 바르는 사람이 어딨어?]

동생 말은 뾰루지에만 바르면 된다는 것이었지요. 전 동생에게 욕을 하면서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답니다. 동생의 박장대소하는 걸 등뒤로 고스란히 들어면서요.

전 벌겋게 화끈거리는 얼굴로 콧구멍에는 솜을 쑤셔 넣은 채 그렇게 바보가 되어 앉아 있어야만 했지요.
동생은 저와 얼굴이 마주칠때마다 배를 잡고 웃었지요.
정말 전 죽는 줄 알았는데 말이죠.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