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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생각하는 동생을 보며....


BY 스머프 2003-01-17

제동생은 자기 주장이 강한 아이입니다
아주 어릴적엔 제가 동생을 많이 괴롭혔다는데 그건 기억이 가물하고 왠만큼 성인이 된후엔 잘잘못을 가리기전에 무조건 동생 역성을 드는
엄마를 보며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했습니다
그런 동생이 결혼을 했고 제부는 이성적으로 아내를 리드 하는데
서툰 보통의 한국 남자 입니다
음...거기에 보태자면 동생이 그리도 싫어하는 술과 친구를 가까이 했습니다
하지만 제부와 동생에게 이혼을 생각하게한 근본적인 문제는 시댁에
얼마나 챙기는가 하는 서로의 다른 입장차 였습니다
저와 동생은 결혼생활과 시댁에대한 생각이 많이 다릅니다
전 시대를 거스르고 싶지 않습니다
다음세대를위한 아들교육을 제대로 시켜 부부가 평등한 위치를 찻는
일에는 노력을 귀울이지만 결혼하면서 시댁에서 한남자만을 빼오듯
생활할수없다는걸 다짐하고 결혼에 임했습니다
그간 많은 고충이 있었지만 친정에 하소연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제 일 이였고 저만이 부딧치고 해결 할수있는 문제 였기 때문입니다
그와 다르게 동생은 사소히 친정에 중재를 부탁했고 부모라면 자식의
고민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중재는 제부를 더욱 삐둘게 만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제부모 헐뜯는 말을 즐길이 없으며 제집일에 왈가왈부하는 소리가 달게 들릴리 없었습니다
동생에게 언니로서 무조건 감싸고 편들어야 한다는 동생의 생각에
동의 할수가 없었습니다
제부가 잘못한것은 잘못한일이고 동생이 잘못한것은 잘못한거라는
객관적인 눈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조금만더 동생이 시댁 일에 관대 했더라면 제부가 일방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을것이고 조금만더 제부가 아내와 시간을 함께 했더라면
동생이 시댁일에 웃음으로 답했을거란 기존의 제 생각을 바꿀수는
없습니다
부부사이가 안좋은 부부을보면 상대가 먼저 이렇게 하면 나도 이렇게 했을것이다!!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역으로 내가 이렇게하면 상대가 이렇게 할것이다!!란 사실은 외면
하는것입니다
물론 내쪽에서 열번해도 저쪽에서 한번도 할까 말까한 사람도 있을겁니다
허나 그마저 안한다면 할까말까조차 안할수도 있지 않습니까?
동생아~~~~
내가 너를 사랑하는 맘이 없어서 라고 생각치 말아라
그저 이기적인 남자란 동물에 대처하는 방법을 네가 모르고 있는것이
안타까웠을 뿐이다
전에 아이가 아픈데 친구들과 술 먹느라 오지 않았다는 제부 이야기를 들었어,,그때 네가 인간이 그러냐!!라는 악다구니 대신 당신이 얼마나 필요했는지 혼자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는것이 얼마나 슬프고 힘들었는지 차분히 이야기 했다면 제부도 존심 때문에 내색은 안더라도 분명 미안해 했을거라고 생각해
시댁일에도 평상시 흔쾌히 응하는 횟수가 거절하는 횟수보다 많았다면 너의 거절에 제부가 그런 반응을 보이겠니?
언니는 착한여자 컴플렉스에 걸렸다고 전에 그랬지?
아니!!
나는 악한여자란다
이혼이란 말을 밥먹듯하며 아직 살고있는 너랑 틀려서 내일이혼하더라도 오늘까지 최선을 다할것이다
형부같은 남자랑 사니 너의 맘을 모른다고?
네 형부와 살아봤니?
네 형부도 이땅의 한국 남자란다
제 집에 해주면 입이 벌어지고 해줘도 해줘도 더 하길 바라는 보통의
한국 남자란다
친구와 스키장과 술을 즐기는 평범한 남자란다
오히려 제부보다 사고방식이 더 고루한 남자란다
내겐 고충이 없었겠니?
시누? 첨엔 쇼파에 앉아있는 내 목뒤에 손씻은 물을 확!!뜅기며
지나가더라
내가 만든 튀김을 엎지르듯 식탁에 내동댕이 치더구나
다끝난 설것이 통에 형부가 담궈둔 컵하나...그 컵하나 안씻었다고
누구보고 씻으라고 안씻었냐고 들으라는듯 소리치더라
어머님?
지나간 일이니 말하기 싫구나
지금도 여전히 아들과 딸들의 편안함을 체크하신단다
그속에서 내가 형부와 조용히 살수 있었던건 그냥 얻어진것이 아니란다
시누와 어머님의 믿음을 얻게 된것이 거저 생긴게 아니란다
요즘도 가끔은 울음이 나오려 하지만 난 그때마다 무엇이 내 가정보다 소중한가? 라고 스스로 질문하곤했다
너는 사랑한다며 결혼했지만 나는 결혼 못하겠다고 소리치며 결혼했다
하지만 어찌됐건 그건 자의든 타의든 선택된 길이고 그것에 성인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일이든 전적인 상대의 책임은 아니란다
서로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너희가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