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가까와 오면서,여기 저기서 명절 증후군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그 어휘가 뜻하는 바가 다양하겠지만,뭐니 뭐니 해도
명절을 계기로 찾아드는 여성들의 고통,푸념,스트레스,갈등....
이런 것들을 지칭하는 표현인 것 같다.
가뜩이나 평소에도 가사 노동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닌데,
평소보다 몇갑절 더 힘이 드는 명절 행사는 엄청난 고통을 안겨 주
는 것임에 틀림없다. < 반복 > 으로 특징 지워지는 가사 노동의
< 권태 > 가 더욱 큰 무게를 가지고 다가 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을 탓하기를 잘 한다.무엇이든 잘못되면 남의 탓으로
돌린다.잘되면 내 탓이요, 못되면 남탓이다.집탓이요, 조상 탓이요,
귀신 탓도 한다.제사 문화도 여기에 한 몫을 한다.
제사 뿐만 아니라, 종교를 통해서도 복을 비는 게 먼저다.진정한 교
리는 뒤로 하고,병을 낫게 해달라, 부자 되게 해달라, 합격하게 해
달라,...... 빌기만 한다, 노력은 하지도 않으면서.........이것도
안되면 팔자를 탓한다.우리 나라 사람들은 팔자 탓을 잘 하기 때문에
자살률이 낮다고 한다. ( 서양의 높은 자살률은 그들의 높은 책임감
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고 한다. )
최근까지의 우리 나라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팔자 탓을 많이 하며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이것은, 가정 일에 대한 결정권도
없었고,책임질 위치에 서 보지도 않은 채 언제나 당하는 입장
에 있었기 때문이다.앞으로는 변해야 한다.
제사를 잘 지내야 후손들이 복을 받는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복을 받고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 앞날이 형통하게 되는 것이지,조상에게 제사를
잘 지낸다고 복을 받겠는가? 고루한 생각에서 이제는 좀 벗어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망자에게 복을 빌 것이 아니라, 살아 계실때 잘
모실 일이다.
명절을 맞아, 조상들을 다시 한번 추모하고,그분들의 가르침을 다시
기려보는 것은 정말 좋은 전통이다.다만,이를 기화로 흥청 망청
하는 기분에 젖게 되고, 그런 와중에서 가뜩이나 평소에 가사노동의
권태에 시달리는 가정 주부들을 괴롭히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평소보다 일이 많아지고 하는 경우에는,남자들도 함께 거들어야
할 것이다.조상들께서 만약 복을 주신다면,여자들뿐만 아니라,
남자들에게도 공평하게 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