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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출장가니 아픈데가 없네요.


BY 지나다 2003-01-21

제가 지금 둘째를 임신한 상태거든요,그런데,뭔가 모르게 마음이 불안한거 같고,쓸데없는 생각도 많이 들고,뒷목도 뻐근하고 항상 두통에 시달리고 기운도 없고, 하룻 밤에도 몇번씩 깨고 그럽니다.
전 그 원인이 첫애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애가 좀 별나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것 저것 생각해보니 그게 아닌가봐요.
저희 남편이 은근히 까다롭거든요.
남들 앞에서는 헤헤거리는데,반찬도 마른 반찬 싫어하고,끼니마다 안 먹어도 새로운 반찬으로 바꿔야 하고-실제로는 국과 한두가지 반찬만 먹으면서 그렇게 차리는 걸 좋아합니다.만약 그 다음끼에 반찬이 안 바뀌면 그냥 라면이나 끓여먹자 그럽니다,엄청 눈치주면서-그나마 입도 짧아서 많이 먹지도 않습니다.항상 밥과 반찬을 남겨서 저는 다음끼에 안 먹는 그 반찬 다 먹어치워야 합니다.
그리고,집안의 사각지대까지 지저분하면 뭐라 합니다.
떨어진 단추 미처 못 달아 놓았다고 뭐라하고,애 버릇 잘못 들였다 뭐라하고,애 스트레스 준다 뭐라하고,기타 등등등(지금 잘 생각이 안 나네요).
그런데 발견한 그 즉시 뭐라 하는게 아니고,이해하는 척 꽁해 있다가, 뭐 얘기하다가 자기가 불리하거나 집안 일 뭘좀 도와주다 어깨에 힘이 들어갈 즈음,그런 얘기를 한꺼번에 합니다.분위기가 불리한 상황에서 얘기하니까,전 암 말도 못하구요.
이상하게 임신한 후 평소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앞에서 말한 증세들이 일어났는데,남편이 출장을 간 어제 오늘은 좀 피곤하기는 해도 맘이 너무 편하고,두통도 없고,어지럼증도 없고 뒷목이 뻣뻣하지도 않고,오히려 아이에게도 한마디라도 더 다정하게 얘기하게 되고,그러네요.
그렇다고 남편을 오지 말라할 수도 없고,그래도 남편은 요즘 나 도와준다고 아침밥도 생략하고 주말엔 설겆이도 해주는데-물론 눈치를 주기는하지만-거기다 대고 자기 때문에 이러이러한 것 같다 말할 수도 없고,정말 괴롭습니다.
친정엄마는 나의 증상을 듣고-물론 우리 남편 때문이라는 말은 안했습니다만-니 마음을 니가 다스려야지 어떻게 하겠니 누가 대신 해줄 수도 없는 일이고,그러십니다.
정말 그 말이 맞습니다.누가 해결해주겠습니까,제가 해야지요.
하지만,좀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곤합니다.누가 조언이나 위로의 말이라도 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