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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도 모르면서....


BY dotory1962 2003-02-13

널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초등학교 동창이라며 어느날 날아온 한통의 메일로 시작해서 거의 2년동안 좋은 글친구로 있어주었던 너를...

처음엔 의심의 눈초리로 진심으로 대해주지 않았던 나를 한번의 비난도없이 다정한 글로 일주일에 2-3통씩 보내오던 너..

내가 그만큼 때가 묻었단 뜻이었나보다.

작가가 아닐까싶을만큼 표현력도 뛰어났고 가족에 대한 사랑도 잔잔하게 자랑한 너...

2년동안 글친구로 있어주다가 갑자기 소식이 끊겼다가 한참만에야 날아온 소식은 폐암으로 투병중이라고, 하나님이 부르시면 언제든지 갈 준비가 되어 있노라는 장난같은, 거짓말같은 소식...

그리고 마지막까지도 기쁨과 희망의 글을 내게 남겨주었던 너.

일년이 지난후에도 너에 대한 소식을 알 길이 없어 초등학교 동창회까지 나가게 되었다.

30년이란 세월이 흘렀음에도 초등학교 동창들 얼굴을 순간에 알아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했어.

네가 그자리에 있었다면 넌 나를 알아볼 수 있었을까?

동창들에게 물어도 너에 대한 소식을 몰라 동창모임카페에 글을 올려 너를 수소문했다.

잘 지내고 있는지..
현재 상황이 어떤지..

내가 상상하고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기만을 기대하면서.

그런데...

그런데 친구야.

넌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더구나.

얼굴도 못봤는데.. 내가 정말 너에 대해서 궁금해하기 시작했는데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니...

가족과 함께 만나서 식사라도 하고 싶었는데 이젠 기회가 없구나.

왜 이렇게 기회를 놓쳤는지 너무 가슴아프다.

너를 아는 친구들은 너를 학자풍의 신사라고들 하더라.

얼굴이라도 봐 둘것을 그러지 못한것이 못내 가슴에 걸린다.

마지막 길이 고통스럽지 않고 평화로웠기만을...

네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한 가족들이 평안하기를...

안녕..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