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학교 기숙사에 있으면서 소방/안전교육 받아본적 없군요.
소화기가 관리실 옆에 있다는 것과 모래주머니가 항상 있다는
것은 알았으나 고것을 어찌써야 하는지 4년간 가르쳐준 사람
하나 없었고 소화기의 핀을 어찌 당겨야 하는지도 몰랐고...
나 또한 그냥 그대로 지나왔고...
그러다가 외국 기숙사를 들어가니
게시판에 알림내용이 있었습니다.
'소방,안전교육실시...불참시 강제 퇴거...꽝꽝~'
돈없는 유학생들에게 저렴한 기숙사에서의 강제퇴거명령은
짐싸서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강제송환되는 정도의 강도라서 밖으로
후다닥~~~
추리닝 바지를 입은 자
빗질하지 않고 까치머리하고 나온 자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온 이쁜 여학생
뾰쪽구두신고 나온 여학생
반바지 차림의 남자학생
슬리퍼 질질 끌고 나온 학생
늘 벽에 나선형으로 똘똘 감겨 있던 중형 물파이프 몇대가
소방차에 연결되어 있었고 주방에서 쓰는 가스렌지가 일렬로 쫘악~~~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전원 기숙사 맞은 편 도로가에 서서 화재가 났을시 대처는 이렇게...
20분정도 이론강의를 듣고 난 뒤
5명 단위로 조를 나누고
실제 상황을 연출하기 시작...
5명씩 나와서 물파이프를 틀고 기숙사 벽에다 뿌리라는
지시가 있었는데...
유속이 있어서 파이프를 감당못해
사감 몸에 뿌려서 물개를 만들고 지나가는 행인들을
향해 쏘아대고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학생 치마 올라가고...
슬리퍼 날아가고...
정확히 조준이 될때까지 몇번씩 반복
소방차급의 물파이프를 쏴보다니...
다들 신이 났습니다.
다음은 집에서의 가스렌지에 불이 났을때는 이렇게...
가스렌지위에 기름이 펄펄 끓는 솥이 준비되어 있었고
기름과 물은 극과 극이라고 물붓지마라고...
기억이 안나는데 다시 뒤져봐야 겠습니다.
전부 방으로 올라가 쉬고 있을 찰나...
'지금 화재가 났습니다. 대피하세요.'
관리실에서 삐뽀삐뽀 방송멘트라...
가만,어떻게 하라고 했더라?
일단 내려가서 잘 다니는 후문으로 갔는데 닫혀있고...
정문으로 가니 정문을 완전히 열어놓은 것도 아니고 한쪽만...
모여든 학생들로 바글 바글...
최류탄가스급의 약간 따가운 연기를 맡아가며
한쪽만 열린 문으로 간신히 빠져나가고...
조금 지나니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사람들이 들은 한마디...
'여러분은 이미 질식한 사람들입니다'
헉!!!
다시 실시,5번정도 방에 갔다 내려갔다가를 반복하면서
마지막엔 2줄로 서서 유유히 빠져나가니...
남은 사람 한명도 없는 중앙홀에는 '네,여러분 전부 살았습니다'
헉!!!
모두 땀으로 범벅이 되고 눈,코가 빨갛고...
담배재 교육. 담배재가 날려 불이 붙으면 화재가 되니 주의하라!!!
어느날, 다들 수업받으러 가고 없는 시간, 기습적으로 각방을
체크한 것 같습니다.
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글이...
'담배재가 방바닥에 떨어져 있어 강제퇴거명단을 발표합니다.'
아무개,아무개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한국돌아오니 옆집에 살고 한마당을 같이 쓰는 총각 둘.
담배꽁초를 마당에 휙~
강제퇴거상황이 생각나 불붙으면 화재나니 버리지마세요 했더니만
티껍게 째려보네요.
몇번 줍더니 다시금...꽁초를 일일이 줍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대문나가기전 그 꽁초들을 모아놓았더니 밟고 지나갑니다.
며칠 내버려두니 형이 쓸어담네요.
그걸 보고 깡통에 물담아 자주 버리는 곳에 두니
쏙쏙 집어넣고 깡통에 다시 물채워 비치해두더군요.
저는 아파트에 살지 않아서 아파트에서 소방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각 가정마다 간이소화기가 비치되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저의 집 주방에서 화재 났을때 소화기가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부분적으로 불이 붙어 소화기를 써서 주방이 하얀 눈가루 범벅이 되었습니다.
소화기가 없었다면 저희 집 홀라당 타버리고 앞집 옆집까지 태웠을 것입니다.
대구 지하철참사를 보고 글을 올려봅니다.
각 가정에서 간이소화기를 비치하고 계신지요.
가정에서의 소방안전교육이 잘되어 있으면 커다란 참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개개인의 교육이 중요할 때입니다.
저는 지하철을 타면 소화기가 어디에 있으며
비상시 어디로 탈출해야 하는지...미리 위치파악합니다.
골치아픈 편집증이지요.
지하철 공사에서 교육이 없으니 스스로 파악할 수 밖에요.
공공 교통수단을 이용할때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하는가라는 교육을 구청에서 강제적으로
실시할 수는 없는지...
번지단위로 휴일 몇시간동안 짬을 내서 한번 참여하게 하고 불참시 30000원정도의 벌금을 낸다면 어떨까요?
'내가 받은 소방/안전교육, 옆주위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표어는 어떨까요?
지금 소화기 사러 가시지 않을래요?
대구지하철참사자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