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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찌해야될까요...


BY 다래 2003-02-24

어제, 남자친구집에 인사를 다녀왔습니다.
만난지는 3년됐구, 이제 나이도 30동갑이다보니.. 집에서 얼른 결혼하라고 하시대요..
제가 지금껏 별 결혼의 필요성을 못느끼고 산건, 지금 이대로의 생활이 좋기도 하고, 저에게는 모셔야될 할머니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적부터 저와 제동생을 돌보지 않았기때문에, 지금도 어디 사시는지 모르겠고, 할머니가 저랑제동생을 지금까지 보살피시느라 고생만 하셨거든요

올해 할머니 연세도 85세가 되시고 기력도 많이 약해지셔셔, 항상 주위에 사람이 있어도 걱정이 됩니다.
할머니의 사랑과희생이 없었으면 저랑 제동생은 지금까지 살지도 못했기에 전 그분의 은혜를 돌아가실때까지 갚아도 모자란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어제 친구집에 인사갔더니,참고로 친구는 형제중 장남이고 친척이 좀 많은편이더군요

그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이..
우린 집안이 화목한데서 자란 사람이 며느리로 들어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고, 그런면에서 난 자기들의 바램과는 다른사람이라고... 그리고 결혼하면 같이 살아야겠다고 말씀하시는데, 지금 내 형편으론 할머니문제때문에 같이 살수 없다면, 그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자기를 설득해달라고 하시는데,...
제가 구구절절 지난날을 들춰가면서 설명하고 설득할수는 있지만 그러다보면 제 서러움에 눈물이 날까봐 그냥 조용하게 앉아있다가 왔습니다.
우리 할머니 이사실을 아시면 내가 오래살아서 그런다고 가슴치실까봐 전 말도 안하고 인사다녀왔다는 말도 안했습니다.
친구집에서 저한테 바라는게 아주 작고 보통인걸 알고있습니다만.. 전 그만큼도 들어줄 형편이 안되는데,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자세하게 형편을 말씀드린다고 해도 그걸 이해해주시진 않을꺼라는 친구의 말도 부담돼고,, 친구는 별신경쓰지말라고하는데, 전 신경을 안쓸수가 없네요..

그냥 우울하고 머리아파서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