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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줌마랑 장보기는 넘 힘들어


BY *** 2003-03-02

동네에서 유일하게 같이 어울리는 아줌마가 있다. 전에는 늘 혼자서 아이들과 장을 보러 마트에 다녔다. 원래 사교성이 좀 없는데다가 같이 다니면 여러가지로 불편 할 것 같아 사람을 못 사겼다. 근데 그 아줌마랑은 의외로 2년 가까이 같이 다니게 되었다. 사람 사겨보니 커피도 마시면서 수다도 떨고 술도 가끔 같이 마시고 하니까 너무 좋았다. 아! 이게 사람 사는 거구나했다.서로가 속상한 일 얘기하고 아이들 교육 얘기도 하고, 시어머니 흉도 보고 하니 마음이 잘 맞았다.근데 문제는 장을 보러 가서이다. 혼자 아이들과 다닐때는 먹는것도 우리 마음대로 시켜 먹었는데, 같이 가다보니 먹는 것도 그 때마다 일일이 의논 해야하고, 나는 책방에서 느긋하게 책 구경 한 다음에 장을 보고 싶은데, 그 엄마는 꼭 큰애들 보고 책 읽고 있으라고 하고서는 장을 보러 가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 놓고 책을 구경 할 수가 없다. 물론 애 둘을 데리고 장을 보면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난 신간 서적이 뭐 나왔나 구경하고, 애 학습지도 이것 저것 살펴보고, 영어책도 살펴보고 , 애 한테 책도 읽어주고 그러고 싶었는데, 그게 갈때마다 잘 안되었다.그 엄마는 필요한 책 살때만 둘러보지 안 그러면 책 방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고 딱 장만 보는 것이었다. 물건을 살때도 마찬가지이다. 난 오늘은 이게 필요해서 둘러 볼려하면 그 엄마는 다른 물건이 필요하니까 서로 방향이 안 맞아서 내가 다음에 사든지 그 엄마가 다음에 사든지 했다. 아이들도 신경이 쓰였다. 애들이 컨디션이 좋을 때는 괜찮은데, 그렇지 않을 때는 유모차에서 울고 소리 지르고 징징 거리고... 서로가 그런 상황이 되면 나는 나대로 미안하고 그 엄마는 그 엄마대로 미안하고, 그러다 애가 도가 넘게 보채면 서로가 스트레스 받고, 그 날은 엉망이 돼 버리고... 어제도 그집애가 어찌나 울고 불고 하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엄마 눈치 보니까 엄청 열 받아 있는 것 같길래 난, 다른 물건 구입하고 천천히 갈테니 먼저 가라고 하며 헤어졌다. 나도 불편했다. 아이들 컨디션까지 고려해서 장을 볼려고 하니 너무 힘들었다. 그냥 서로가 스트레스 안 받게 따로 따로 다니는 게 나을 듯 싶었다. 집에서 차 마시고 할 때는 괜찮은데, 나가면 서로가 힘들어서 녹초가 된다. 사람 사귀면 하나 좋으면 하나 안 좋다는 게 절실히 공감이 된다.늘 혼자 다니는 습관이 오래되서인지 여러 가지로 걸리는 게 많다. 서로 비교 되는 것도 은연 중에 스트레스가 되었다. 아휴 어쨌든 동네 아줌마랑 장 보는 것은 너무 너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