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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무현...


BY ljoy2k 2003-03-02





김대중의 퇴임은 한 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대통령 노무현이 취임해서가 아니라 역사의 분기점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본질적인 변화에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 김대중은 '선생님'이라는 칭호가 붙을 정도로 일반인의 모습이 아닌 '영웅'의 형상으로 대중에게 다가섰다.

그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면 그런 서사시에서나 나올 만한 굵직한 우여곡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40대 대통령 후보, 몇 차례의 죽음의 고비, 사형선고, 대선 3수, 대통령 당선, 남북정상회담, 그가 걸어온 길의 굵직한 일들만 적어도 벌써 하나의 줄거리가 생길 정도로 서사적이다.

그러니 노벨 평화상 후보에 거론될만 했던 것이다.


목숨을 건 투쟁, 그래 그 당시는 누구나 '목숨'을 걸어야만 했다.

그랬기에 숭고함, 그 외로운 투사의 모습이 시대를 지배했다.

'이름도 명예도 남김없이....' 그런 비장미가 시대를 지배했다.

의문사, 사형 등 불행한 대형사건이 그냥 별일 아닌 듯 이어졌다.

그렇게 열사가 쏟아지던 그런 시절이었다.

심지어 박정희, 전두환 같은 상대조차도 그런 서사적 모습으로 비춰졌다. 이런 '영웅'에 대한 추종은 일제시대부터 한 세기를 풍미하고, 결국 하나의 정서가 되어 지금까지 그런 '영웅'을 갈망하게 만들었다.(박정희 신드롬-.-;;;;)


87 항쟁 이후, 시대는 바뀌었으나 사회는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우왕좌왕 15년을 보내게 된다. 그동안의 관성으로 '영웅'의 비장미를 강요했으나, 시대는 이미 영웅이 탄생할 수 없는 배경이 되었다.

어두워야 빛이 밝아 보이듯, 적당히 회색이었던 시대배경은 강력한 빛을 발할 수가 없었다.

지난 칠흑 같은 어두움에 북두성만 되어도 빛이 났지만, 이제 새벽의 어스름은 달빛조차 눈에 띄지 않게 했던 것이다.


이전 선거에 비해 '바보'라는 별칭이 붙은 노무현의 선거운동은 아주 독특했다.

'기타 치는 대통령' 바로 노무현 선거운동의 핵심은 '감동'이었다. 비장미가 아닌 잔잔한 감동이었다.

노무현이 걸어온 길은 목숨을 건 그런 투쟁이 아니었다. 그런 남들도 인정할만한 굵직한 길이 아니었다.

그가 지역감정에 도전한 일은 환호보다 '냉대와 냉소'로 이어졌다. 그러나 그가 걸어온 길은 어떤 '사상적 평가'가 따라붙지 않는다.

그는 그만큼 서정적인 '평범한 인간의 양심'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영웅'을 요구했다.

시대는 이미 그렇게 영웅이 존재하기 힘든 분위기로 바뀌었으나, 사람들은 그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노무현에게 '카리스마'를 요구했고, 그의 '친구 같은 대통령'이란 구호를 비판했다. 그러나 시대는 결국 그런 서정적 후보를 선택했다.


김대중은 못 배운 콤플렉스를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했지만, 결국 주변에 명문대를 포진시킴으로 대신했다.

또한 자신의 출신에 대한 문제도 주변을 기득권 층을 포진시킴으로서 대신했다.

그는 굵직한 일은 처리하면서 최대한으로 상대를 껴안는 방법으로 대처했던 것이다. 서사적 영웅처럼 말이다.


그러나 노무현은 '철새 사냥꾼'이라는 별명처럼 대선 전부터 확실한 선긋기를 했다.

지금도 인사정책으로 그런 근본적 개혁에 다가서고 있다. 그가 행하는 인사정책의 기본은 '연줄 끊기'다.

김대중이 현실은 인정하고, 그 연줄을 잘 이용해 통치를 했다면, 노무현은 그 근본을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의 서사미와 노무현의 서정미 중에 누가 더 옳다거나 하는 평가는 맞지 않다.

그건 시대가 다르고, 걸어온 길이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 차이일 뿐이지, 가치판단의 기준이 아니다.

김대중은 '죽음'이라는 공포와 '쿠데타'라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대통령에 올랐다면, 노무현은 '양심'이라는 평범한 아픔과 '실천'이라는 단순한 행동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우리는 이제 영웅의 시대를 보내며 보통사람의 시대를 맞고 있다.

'선생님'에서 '바보'로 바뀐 것이다. 한자를 즐겼고, 서예가 기본이었던 시대에서 한글세대로 인터넷에 친숙한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은 그런 시대에 맞고, 또 맞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노무현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대부분 '영웅'시절의 시각으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사에서 '경력', '간판'을 따지던 시절의 잣대로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연줄'이 끊어지는 것이며, 그렇게 영향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개인 성격으로 보면 김대중은 누구보다 서정적이다.

반대로 노무현은 누구보다 서사적이다. 그러나 그들은 시대의 아픔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서사적으로 서정적으로 바뀌었다.

서사적 김대중은 서정적 노무현의 시대의 밑바탕을 만들어 놓고 물러났다. 이제 노무현은 기존과 다른 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다.

아니 시대가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때문에 김대중 정권 시절보다 '서정적 갈등'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며, 옳고 그름이라는 이분법으로는 판단하기 힘든 일들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옳고 그름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거리는 역할을 해줘야 할 것이며, 날카로운 대립보다, 더 큰 이해로 서로를 이해하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완전무결한 '영웅'이 아니라 인간적 한계가 명백한 '인간'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 짐심으로 수고하셨습니다.

지금 쏟아지고 잇는 비난은 훗날 역사가 평가할겄입니다.

여생을 편히 지내시길,,,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취임을축하드립니다.

험난한 장도가 에상됩니다만 항상 주창하신대로 정도를 걸으시면 모든겄은 국민이 판단할겄 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