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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철드는(?)아들


BY 아들이 안쓰러운 2003-03-16

이제 내 아들은 중 삼이다.

그동안 아들 딸 남매를 키우며 직장생활도 하고 (지금도 계속) 나름대로는 너무 공부에 지치지 않고 사람사는 재미를 느끼며 항상 가족과 함게 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살았던 우리 부부였다.

아들이 중 삼에 올라가면서 겨울 방학때부터 영어공부와 수학 공부를 수준있게 하고 싶다고 요청해왔고 나는 남편과 의논하여 영어는 일대일로 수업을 진행하는 어학원에 등록을
하였다.
딸과 같이 시키니 비용만 90만원이다.

그리고 수학도 하고 싶대서 과외를 시키니 50만원을 지불한다.

그동안 초등학교때 실컷 놀게하고 운동하면서 남들 하는 피아노 정도하면서 가족과 같이 다니고 공부하는 습관이나 독서에 힘을 써주니 사교육비도 거의 들지 않았다.

아이 둘은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고 또래보다 키도 크고 친구도 아주 많다.

우리 부부는 열심히 일하다가 나중에 정말 때가 되면 무엇이든 재산보다는 배움으로 투자하자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제는 별 돈 들곳도 없고 (집도 다 끝나고 젊을때부터 조금씩 노후 대비도 하여 별 무리는 없다) 아들이 원하는대로 해주었다.


그런데 얼마전 아들이 소수 정예 학원을 알아보더니 일년만 보내달라고 했다.
그 전에는 중학교 이학년까지는 거의 학원을 안 다녔다.

나는 아들에게 너무 무리고 힘들다고 사흘을 말렸다.

책읽을 시간은 어떻게 하며 과외가 11시에 끝나는데 나머지 공부는 어떻게 하려고 그러니하고 물었을 때 아들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한다면서 체력도 좋으니 믿고 시켜달랜다.

남편과 상의하다가 시켜보았다.

아들의 학교는 집과 가까워 4시나 늦어도 4시 30분이면 집에 온다.

한시간 가량 학교 과제를 풀거나 아니면 오락을 잠시 하다가 어학원에 5시 40분에 간다. (근처) 다녀오면 일곱시
그리고는 퇴근하고 돌아온 내가 챙겨주는 영양식을 간단히 먹고 학원에 간다.

돌아오면 9시 30분 늦은 저녁을 가족과 같이 먹는다.

그나마 월 수 금은 10시부터 과외가 있으니 12시까지 공부한다.
과외가 끝나면 과외 과제도 하고 소설책도 읽는다.
그러면 나는 계속 아들에게 그만 자라 너는 고삼이 아니야 하고 불꺼기가 일인 반면 아들은 체력좋을 때 실컷 공부할 수 있으니 엄마는 주무시라고 실갱이를 한다.


나중에 보면 거의 아들은 1시 30분까지 책도 읽고 한문공부 그리고 각 과목 복습도 하는 것 같았다.

참 기특하기도 하지만 내가 시켜서 그런 스케줄을 마련해주면 아마 아이들은 반발할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려고 하는 아이들은 또 있다.
이것을 보고 중 1에 다니는 내 딸 아이도 참 열심히 한다.

그 아인 아직 일반 학원은 안 다니고 영어만 어학원에 가서 밀도있게공부하고 계속 독서를 하고 수학 문제집을 꾸준히 푼다.

그리고는 학교가 너무 재미잇다고 한다.

아마 나는 아이들이 이렇게 스스로 하게 된데는 그동안 아이들을 믿고 너무 지나치게 시키지 않고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내게 해준 것에도 원인이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남편과 항상 긍정적으로 하고 아들이 고학년이 되면서는 의도적으로 남편과 가까이 하게 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서로 하게 했다.

주변의 아이들이 수학경시 공부 그리고 한자 급수에 매달릴때 참 많이 가족과 다니고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수준에 맞는 문제집 두권정도해서 풀게하고 좀 성적이 나빠도 추궁하지 않았다.

진짜 공부는 조금 있다라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계산 속도는 좀 떨어졌지만 중학교에 가니 계산보다는 이해중심이라서 빨리 제 위치를 찾아갔고 영어 한가지라도 그동안 쓸데없이 돈을 낭비하지 않고 정말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일대일로 하는 곳에 보내니 정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어릴때 정말 힘들게 직장을 놓지 않은 댓가로 아이들 공부에 드는 비용은 이제 무리 없이 지출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아직 엄마의 마음은 안쓰럽다.

비록 아들이 원해서 하는 공부라도 그렇게 늦은 밤에 불을 밝히고 공부를 하니 옆에서 지켜보다가 내일 출근때문에 나는 잠자리에 든다.
그런데 아들은 뿌듯하다고 한다.

이제는 일요일만큼이라도 일부러 영화도 보고 농구를 하라고 하니 안그래도 엄마 일요일은 저를 찾지마세요 하더니 오늘 아침 친구들 세명이 아침 여덟시부터 오더니 밥 한그릇 먹고는 영화보고 논다고 나갔다.

우리 부부는 둘이서 속닥하게 놀자고 했다.

만약 아이들이 어린 시절 가족과 함게 하는 소중한 시간들을 갖지 못했다면 아주 서러웠을 것(?)이라고 서로를 위로하면서...

비록 힘들고 어려운 입시전쟁이지만 소신껏 열심히 하면 좋겠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 땅의 모든 것에 때로는 바꿀 줄도 또 순응해야할것도 많다.

시숙처럼 벌써 외국인학교에 보내고 싶지도 또 이웃의 친구처럼 조기 유학도 돈이 문제가 아니라 언젠가 보내야할 내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가족이라는 사랑으로 더 붙잡고 싶은 우리 부부이기에 국내에서 대학을 보내고 싶다.

꼭 가고 싶으면 아이들이 철 들어 제 인생을 개척하면 좋겠다.
우리도 열심히 살았고 적어도 청소년 시절은 아이들과 우리 인생을 같이 하고 싶은 우리의 욕심이 있기에.....

다행히 아들은 체력이 좋아 중학생 시절이 너무 즐겁고 공부도 해볼만하다고 하니 믿어보기로 한다.

우리 부부 역시 어려웠던 70년대 말에 고등학생 그리고 80년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다.

조금씩 인생에대해 느끼고 철들어 가는 아들이 대견하기도 또 내곁을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 기쁘기도하고 서운하기도 한 요즈음이다.

아들, 딸이 힘들지만 즐겁게 살아가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