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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BY 푸념 2003-04-15

제 남친은 그다지 능력이 뛰어나고 돈을 잘 버는건 아닌데 일 열심히 잘하고 있고 그리고 사람이 참 좋아보이고 털털한거 같아도

은근히 경제적인면에서 자기 손해보는짓 안하고 남들한테도 할때는 잘하지만 절대 그 선을 넘기지 않거든요(남들은 몰라도 저는 여우라고 생각하죠)

암튼 그래서 결혼한 후에 그런문제로 걱정은 없는데

문제는 남친네 집이 너무너무 가난하다는거에요

물론 제 주관적인거지만

티비에서 보는 달동네 같은 다세대주택이라고 하나..

이층 삼층짜리 주택이 많은데 그 밑에 쪼만하게 방이 있어요

방이 두개가 있는데 두개가 분리되어있구

걍 문열면 방이더라구요

화장실은 옆에 또 따로 있구

다른방 하나에는 설거지 할수있는 싱크대 조그만거 하나 있구 냉장고 하나 들어가면 끝이구

첨엔 많이 놀랐었는데

뭐 어차피 남친처음만났을??부터 빈털털이인거 알았구...

근데 마음에 자꾸 많이 걸리네요

남친은 지금 따로 살고 쌍둥이 누나가 있는데 그 누나랑 위에 누나도 둘이 따로 방 얻어서 살고 있고

그 집에는 형둘이랑 엄마만 있어요

형 들도 거의 집에도 잘 안들어오고..

지금은 그러긴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 어떻게 7식구가 옹기종기 모여서 살았을까..싶은게

첨엔 가슴이 아팠어요

오빠가 대견스럽기두 하고..

근데 사람마음이 간사해지는지...

혼자서 세들어 사는 사람보다도 살림이 없는거 보고 더 놀랐어요..

제 남친이 혼자 세들어 사는데 그 방도 싼방이라서 빨리 돈 모아서 옮기자구 했거든요

저 사실 남친 사귄지는 오래 되었는데 집에 간지는 얼마 안되었어요

계속 남친이 안데려가더라구요

제가 남친혼자 사는 셋방 갈때마다 그래두 울오빠 대견하다

나라면 여기서 못살거 같아 막 이랬었거든요

근데 오빠네 집이 더하더라구요 더 좁고

방은 냉방이구..남친 월세방집 겨우내내 집이 너무 추워서 얼른 옮겨야겠다구 했는데

실제 남친집은 더 춥더라구요..미안하기두 하구..

그래서 더욱더 남친은 나를 자기네 집에 데려가기 싫어했을꺼에요

암튼 미안함과 동시에 걱정도 되구..아휴...

우리의 결혼이 까마득하게만 느껴지네요

오빠와 내 몫인데...그렇다구 오빠가 돈 벌어서 집에 생활비 보태주고 이렇지는 않거든요

엄마 용돈만 조금 드리고 보너스 받았을??두 엄마 모 선물이라두 해드리라 했는데 안하더라구요ㅡㅡ;

보너스도 조금 받긴 했지만 걍 나중에 100%다 나오면 그때 해드린다하구..

그렇다구 돈쓰는데 인색한건 아니구요..할튼 집이 어렵다구해서 또 형들도 나몰라라하구 엄마 불쌍하다구 (아버지도 안계시고 어렵게 7남매 키우셨으니..)

그렇다구 진짜 막 효자두 아니대요

저는 사실 은근히 걱정했거든요..사실 저는 남친월급으로 울엄마 선물도 사드리자구 하구..또 내 월급 아껴서

남친이랑 데이트할때도 돈 아깝다구 잘 쓰지두 않구 그돈 모아서

세탁기 사주고 냉장고 사주고 막 이랬거든요..그거 생각하면 오빠한테 무지 미안하구...

정말 저 모순덩어리인가봐요..미안하고 안쓰러우면서..또 이런생각하면 안되지...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답답하고..이남자한테 시집가서 살 생각하면 그냥 깜깜하기만 해요

언제 결혼을 할수 있을런지..또 부양가족들은 어떻게 해야할런지..

누나들은 각자 잘 사는데 형들이 영 부실해요..

그래서 오빠가 막내지만 집에서 제일 인정받아요 제일 똑똑하구 일 잘하거든요ㅡㅡ;

암튼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