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따라 집에 일찍 들어온 남편이
열심히 컴퓨터를 하다말고 CD를 사와야겠다고 했다.
울 동네는 컴퓨터 용품 취급하는데가 없다고 했지만
남편은 내말 귓등으로 흘려듣고 츄리닝 바람에 나갔다.
역시나 시간이 한참이 흘러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고
아마도 CD사러 멀리까지 간 모양이였다.
내 말 안듣더니 고생좀 할꺼다 꼬소해하며 티빌 보고
있을때였다.
갑자기 우당탕탕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남편이
성난 황소마냥 뛰쳐 들어오더니 바로 화장실로 직행
하는게 아닌가?
다음 순간 뿌지직~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한참을 화장실서
나올 생각을 않는거다.
그러더니 갑자기 샤워하는 소리가 들리고 남편이 문을
빼꼼히 열고는 속옷하고 갈아입을 옷좀 달란다.
아까 츄리닝도 오늘 입은 옷인데 무슨 또 새옷을 꺼내
달라는지...
암 생각없이 주섬주섬 옷을 챙기는데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
나 옷 챙겨주다 말고 의심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자기 똥 쌌지? 것두 바지에다. 그치?
남편 아니라고 펄쩍 뛰며 다만 동네앞 공사하는데서
넘어지는 바람에 바지에 페인트가 묻은것뿐이라는데
비도 안오는 마른날에 것두 맨정신으로 왜 넘어져?
거기다 샤워 끝낸후 남편 세탁기까지 돌리는거 아닌가?
남편이 목욕탕에서 나오자마자 난 얼른 뛰쳐들어가
세탁기 뚜겅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오우~ 세탁기안의 이 구린 냄세는 도대체 뭐람?
거기다 더 엽기적인건 수채구멍에 남아있는 누런 콩조각들...
설마 수채 구멍에다 오늘 먹은 청국장을 쏟아부은건
아닐텐데...
거기다 변기 여기저기 튀긴 누런 똥국물들...
진짜 아무리 남편이지만 더러워서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난 방방 뛰며 난리를 치는데 남편은 죽어도 아니란다.
하지만 난 안다.
유달리 똥오줌 못참는 우리 남편 갑작스런 변의에 열심히
집을 향해 뛰어오다 바지에 싸고 말았음을...
그 흔적을 지우기위해 했던 샤워 또 하고 오늘 첨 입은
깨끗한 옷을 세탁기에 빨고 있음을...
중요한거 바지에 페인트가 묻었다고 했는데 바지 어디에도
페인트 흔적따윈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