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통령님이 충격적인 발언을 하셨더군요.
「"전부 힘으로 하려고 하니 대통령이 다 양보할 수도 없고, 이러다 대통령직을 못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며 "(집단행동 등의) 자기 행동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많이 힘드시죠? 이해가 됩니다. 나름대로 깊이 생각해서 최선을 선택한 미국 방문은 굴욕외교라는 비난을 받고 있고, 또 한총련의 눈치 없는 행동으로 기분상하고, 그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전교조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취임부터 지금까지 계속 뭔가 꼬이고 있으니 힘들만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힘들지 않은 사람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반미네 친미네 그런 것 관심도 없는, 아니 관심 가질 여유도 없는 서민들은 집값에 힘듭니다. 또 얼마나 힘들면 신용불량자가 자살을 했습니다. 또 여학생들도 자살을 했습니다. 그들도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이렇게 일이 꼬인 건 바로 노무현 대통령님이 시대를 잘 못 읽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님은 [대화와 타협]을 이야기합니다. 멋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하고 싶으셨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 그 [대화와 타협]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걸 놓치신 겁니다.
대통령님이 이야기하시는 [대화와 타협]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시기는 바로 퇴임하실 즈음이 될 것으로 보셔야 했습니다. 모든 것이 익숙해지려면 연습이 필요한 법입니다. 지금 막 시작한 것인데 누가 그것에 익숙하겠습니까?
대통령님이 군행사에 참여해서 답례를 잊어버린 것을 기억하시는지요? 그것을 모르셔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바로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습관이 안되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지요. 결코 생각한다고 바로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이 아니지요.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는 하루아침에 성숙해질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개혁은 어려운 것이기도 하고요.
지금 시작일 뿐입니다. [대화와 타협]으로 가는 그 사회적 변화의 시작일 뿐입니다. 이제 우린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나갈 준비를 해야됩니다. 단순한 관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습관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님. 다시 한번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겨우 3개월입니다. 그런데 사회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대통령님의 잘못된 메시지 때문은 아닐까요? 그런 잘못된 메시지가 만들어낸 기대와 관성 때문은 아닐까요?
대선이 끝나고 그 기대와 관성은 그대로였는데, 대통령님은 과연 당선되시고 나서 얼마나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들이나 지지자들에게 [내 속마음을 알아주겠지]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시 말해 대북송금 특검, 이라크 파병, 화물연대파업, 방미, 전교조... 과연 대통령님은 국민들에게 얼마나 준비의 기간을 주었는지요? 혹시 사후 변명만 많았던 것은 아닐까요?
기대를 던져주기 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방향, 그리고 믿음을 던져주었다면 좀 낳지 않았을까 합니다. 지금 전교조도 짧은 시일 안에 개선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면 그렇게 무리하지 않겠지요? 그런 확신을 던져주기 위해 노력하셨는지요? 그런 대화와 타협을 하셨는지요? 한총련의 조급한 행동에서 분노를 느끼기보다는 그들과 대화와 타협이 부족했다는 생각은 안해보셨는지요? 과연 이번 방미에서 더 멀리 뛰기 위한 움츠림이라는 확신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다면 이런 비판이 일어났을까요? 미리 그런 노력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인내가 더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대통령님부터 일반 시민까지 말입니다. 모두 [대화와 타협]이 익숙해지도록 노력하고, 그 만큼 멀리보고 노력하고 인내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대통령님도 한총련같이 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정권은 비록 노무현 정권이지만, 그 80%의 일은 관료가 하고 있습니다. 그 점을 놓치면 안됩니다. 왜냐면 국민과 부딪치는 것은 그 관료들이기 때문입니다. 전교조와 직면하는 것은 노 대통령님이나 교육부총리가 아니라, 그 교육관료입니다. 그 점을 놓치시면 안됩니다.
대통령님은 전교조, 한총련 등에게 화가 나 있겠지만, 전교조나 한총련은 그 반대일 겁니다. 그 사이에 관료는 웃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옛날 중국 왕이 제일 믿지 못하던 것이 바로 관료들의 보고서입니다. 그것을 믿고 그대로 했다가는 나라가 망한다고 합니다. 바로 관료의 무서움을 깨달았던 것이지요.
혹시 대통령님 그리고 장관들의 지시가 관료를 통하면서 국민들에게 '아'에서 '어'로 전달되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 관료는 전두환 시절부터 모든 정부에 잘 적응해 오던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검사와의 대화에서 느끼셨겠지만, 그 조직 내부의 어떤 전통 혹은 관습이라는 것은 무섭습니다. 이미 386세대마저도 물들어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그 정점에 대통령님이 서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 물갈이도 쉽지 않습니다. 여하튼 그 안에서 해야 되기 때문이지요. 차라리 국민의 심판을 받는 정치권의 개혁이 더 쉽지요.
의욕보다는 차분함이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인내가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국민에게 차분함을 요구하려면 대통령님이 먼저 차분해야 하고, 국민에게 인내를 요구하려면 대통령님이 먼저 인내해야 합니다. 한총련에게 엄격한 법적용을 요구하려면, 먼저 방미기간에 졸았던 청와대 당직자를 먼저 엄벌해야 하는 것입니다.
[대화와 타협] 그 전제는 언제나 상호간의 신뢰입니다. 지금은 그 신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국민이 혹은 지지자들이 대통령님이라면 신뢰할 것이라고 믿지 마십시오. 그 신뢰는 하나 하나 만들어가는 것일 뿐입니다.
어떻게 그 신뢰를 만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예전처럼 군홧발도 없고, 언론장악도 없기 때문에 더욱 신뢰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만들어가기도 더 힘듭니다. 그러나 그 신뢰가 없으면 정말 "대통령직을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님! 지금은 외부를 살피기보다는 주변과 내부를 다시 한번 점검하실 때가 아닌가 합니다. [대화와 타협]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그러기 위해 인내가 필요하고, 신뢰가 필요합니다. 바로 대통령님부터 말입니다.
미둥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