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의 마지막으로 발매된 앨범인 "Let It Be"는, 처음에는 "Get back"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프로젝트로, 비틀즈의 새앨범 제작과정을 모두 필름에 담아 다큐멘터리로 만들자는 기획이었다. 이 앨범은 그 영화의 사운드트랙 앨범이것이었다. 녹음은 1969년 초 영화 촬영소인 Twickenham 스튜디오에서 시작되어, Saville Row의 애플 스튜디오에서 작업이 끝났다. 작업의 마지막은 1969년 1월 30일의 그 유명한 애플사 옥상에서의 콘서트였다.하지만 이 작업으로 제작된 마스터 테이프는 멤버들 간의 갈등과 반목, 그리고 결과 자체에 대한 불만족 등의 요인이 겹쳐 계속 발매가 미뤄지고 있었다. 결국 다음 앨범인 "Abbey Road"가 발매될 때까지도 이 앨범은 공개되지 않고 있었다. 멤버들은 Phil Spector를 불러와 프로듀스를 맡겼고 앨범의 타이틀은 "Let It Be"로 변경되었다. 폴은 이 앨범의 발매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며, 이러한 상황은 멤버간의 반목을 더욱 심하게 만들었다. 1970년 4월 폴은 비틀즈 탈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같은 해 5월 "Let It Be" 앨범이 발매되었다. 이것이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이 되었다.앨범의 사운드는 이전 앨범인 화이트 앨범과 마찬가지로, 음향기술을 배제하고 순수한 사운드로 돌아가려는 시도가 가장 크게 눈에 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앨범도 다큐멘터리의 성격을 띠어, 스튜디오 리허설의 분위기가 나는 것이 색다른 점이다. 수록곡들은 포크, 블루스, 록큰롤, 발라드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세션으로 미국의 흑인 키보디스트인 Billy Preston이 참여하여 'Let it be', 'I've got a feeling', 'Get back' 등에서 일렉트릭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외부 세션맨이 비틀즈의 전반적인 앨범작업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라이브 연주의 느낌을 살리고 사운드를 보강하기 위한것으로 보인다.'Two of us'는 존과 폴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포크 곡이다. 애플 스튜디오에서 완성되었다. 'Dig a pony'는 존의 블루스 취향이 잘 느껴지는 곡이다. 옥상 공연에서 녹음한 것이다. 'Across the universe'는 68년에 세계 야생동물 보호기금 조성을 위한 음반에 헌정한 존의 곡이다. 이 앨범의 버전은 최초의 마스터 테이프를 느리게 주행시키고 오케스트레이션과 코러스를 덧입힌 것이다. 'I me mine'은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조지의 곡이다. 'Dig it' 은 영화를 보면 4분 정도의 잼 세션이지만 Phil Spector는 50초 정도로 잘라 마치 'Let it be'의 전주가 된 듯한 느낌이다. 'Let it be' 역시 싱글 버전과는 편집과 믹싱이 다른 버전이다. 마지막 후렴구를 싱글버전보다 한 번 더 반복하여 러닝타임도 더 길어졌다. 리버풀 민요인 'Maggie Mae'는 애플 스튜디오에서의 잼 세션에서 편집한 것이다. 'I've got a feeling'은 존과 폴이 따로 따로 만든 곡을 결합시킨 것이다. 역시 옥상공연에서 녹음한 것이다. 'One after 909'는 소년시절 존과 폴이 함께 작곡했던 록큰롤 넘버이다. 옥상공연에서 녹음한 것이다. 'The long and winding road'는 비틀즈의 마지막 넘버원 히트곡이기도 하다. Phil Spector의 손질과정에서 여성 코러스와 오케스트레이션이 첨가되었으며, 폴은 이것에 매우 불만족스러워했다고 한다. 존의 슬라이드 기타 연주가 특이한 'For you blue'는 조지의 블루스곡이다. 애플 스튜디오에서 완성한 것이다. 'Get back'은 옥상 공연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폴의 곡이다. 끝부분에 "..우리가 오디션을 통과한 거였으면 좋겠군요.."라고 존이 익살을 부리는 목소리가 들리고(옥상 공연이 끝날 때 말했던 것이다),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은 끝난다. 앨범 전체에 있어 비틀즈는 원숙한 연주실력의 락 밴드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앨범이라는 생각 때문이겠지만, 다양한 성격의 수록곡에도 불구하고 앨범은 다소 어두운 느낌을 준다. 이러한 감성이 한국인의 정서와 부합되는 면이 있어서인지 국내에서의 이 앨범의 인지도와 인기도도 외국의 경우에 비해 높은 편이다. 또 한편으로 당시 비틀즈의 상황하에서 만들어졌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각 곡들은 음악적으로 최고의 경지에 도달해 있다. 'I've got a feeling'의 격정, 'The long and winding road'의 장중함, 'Dig a pony'의 블루지한 느낌 등 하나하나의 곡에서 비틀즈가 보여주는 것은, 전성기에 있는 어떤 밴드도 보여주기 힘든 것이었다. 그래서 이 위대한 밴드의 마지막이 더욱 처절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냥, 모든 일을 아주 크게 만들어버린, 조그만 락 밴드였을 뿐입니다." -존 레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