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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푹 쉬어 보았으면....


BY 페파민트 2003-06-07

한번쯤 푹 쉬어 보았으면...

철들고 쉬었던 기억이 없다.
초등학교 저학년때 부터
학교 갔다 집에오면 집안일에
농사일에 열심히 일만 했다.
우리집 가족들은 누구나 그랬으니깐,
그 시절에 공놀이며 고무줄놀이며 땅따먹기
소꼽장난 한번 해본 기억이 없다.

중, 고등학교 왕복 5시간 걸어 다니며
학교 다니느라고
세벽에 나갔다가 밤중에 집에 들어 왔다.

대학교땐 아르바이트 하느냐고
한번도 방학을 쉬어 보지 못했다.

고3 학력 고사 치르고도
몇달은 대학 입학 전날까지
공장에 근무 했었다.

대학 졸업반 일때도
새로 직장 나가는곳 방세 벌기 위해
직장 나가기 하루전까지
아르바이트 했다.

그리고 직장 13년동안 일주일 이상
쉰 적이 없다
처녀때 방통인지 뭔지 하느냐고
출석 수업 때문에 휴가 한번 제대로 가 보지 못했다.

가끔은 내가 작은 접촉 사고라도 나면 쉴 수 있을까?
아니면 감옥에 있는 삶이 부러울때도 있었다.
그 한가함이 그 무료함이...

결혼 하면서 직장 말고도
더 늘어나는 맏며느리와 엄마와 아내의 역할, 친정 딸의 역할
끝없이 나에게 요구하되어지는 일에
그만 끈을 놓아 버리고 싶네요

요즈은 일이 더 늘어 난 것도 아닌데
새삼스레 왜 이런지 모르겠네요.

제가 바보 같나요.
요즈음은 왜 이렇게 열심히 달려 왔나 싶네요.
일주일쯤 혼자 푹 쉬었으면 싶네요.

주변에 교사들이 많은데
안 부러웠는데
요즈음은 그 사람들의 방학이 왜 그리 부러운지 모르겠네요.

한번도 내가 직장을 안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안 했었는데
요즈음은 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