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를 하고 영양제를 먹었다
벌써 1년 가까이 먹고 있는 영양제다
비타민, 미네랄이 수십가지 들어있는 종합영양제다
6개월 동안 먹을 수 있는 약병이 2개 있었다
처음에는 둘이 같이 먹다가
이제는 나 혼자 먹구 있다
먹을 때 마다 생각난다
잠들기 전 글라스에 냉장고의 시원한 물을 한잔 가득 따라다가
나 한알 너한알 함께 먹었던 기억이 난다

쓸데없이 마지막 잎새에 집착했던 것 처럼
나도 영양제가 한알 한알 없어질때마다
마치 마지막 잎새처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먹을때마다 난 또 생각을 한다
그래.. 이거 먹구 건강하자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살자
그러다 보면 보고싶은 사람을 볼 수 있겠지..
그리고는 약을 먹고 거울을 보고, 두 손에 힘을 주면서
아직 건강하지? 하며 포즈를 잡아본다

하긴.. 그까짓 약 한알이 뭐 별거라구..
따뜻한 말 한마디가 내게는 더 좋은 종합 영양제일 거란 생각이 든다

"요즘 몸이 부실한지.. 기운이 없다"
"그래..? 영양제 줄께 먹어.. '사.랑.해' "


또 편지를 썼다
이젠 자주 쓸거다


좋은하루.. 좋은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