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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재 때 손 더듬고 회식 땐 껴안고...


BY 낙화암 2003-07-08


결재 때 손 더듬고 회식 땐 껴안고...
[고발] 공무원사회의 ''상습 성희롱'' 파문



▲ 공무원노조 인천본부 계양지부 여성위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그간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해왔다"며 A씨의 파면을 촉구했다.

ⓒ 계양지부 여성위원회

"그래도 한 가정의 가장이고 딸 가진 아버지인데 그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기자회견장에서 나눠준 유인물을 보면서 끓어오르는 분을 삭힐 수가 없었습니다. … 용서의 여지도 반성의 여지도 줄 수 없습니다. 절대로 용서하지 맙시다." (올린이: 경악이)

인천광역시 계양구청이 ''성희롱 사건''으로 시끄럽다. 대학 사회에 이어 공무원 사회에서까지 성희롱 사건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 인천본부 계양지부 홈페이지(www.kylove.or.kr)에는 성희롱 의혹을 받고 있는 계양구청 간부 A(53)씨의 파면을 요구하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A씨의 성희롱 의혹이 불거진 것은 지난 6월 30일. 이날 A씨가 구청 직원들과의 회식 자리인 노래방에서 여직원들의 손을 잡거나 허리를 만지는 등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이 직원들 사이에 제기됐다.

이후 A씨의 성희롱 얘기가 직원들 사이에서 구설에 오르는 등 구청 내부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 일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A씨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온 것. 결국 공무원노조 인천본부 계양지부 여성위원회는 7일 A씨의 파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에 이르렀다.

결재 시에는 손 만지고, 회식 자리에선 껴안아
2년간 벌어진 한 간부 공무원의 ''상습 성희롱''



▲ 공무원노조 계양지부 여성위는 7일 기자회견 이후 박희룡 계양구청장을 만나 A씨의 파면을 요구했다.

ⓒ 계양지부 여성위원회
"이 일을 그냥 덮자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는 화가 났어요. 그래서 제가 겪은 일을 (공무원노조에) 제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자신의 성희롱 피해사실을 얘기하는 B(36)씨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였다. B씨는 "지난 2000년부터 A씨에게 여러 차례 성희롱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같이 자자" "업무적인 일이 아니더라도 내 방에 자주 좀 들러라" "(구청 밖에서) 자주 만나자" "내 아내하고 닮았다"는 등의 발언뿐 아니라 노래방 등에서 몸을 껴안고 들어올리는 등의 성희롱을 해왔다는 것.

B씨는 지난 2000년 이미 우편을 통해 "이런 언행으로 심한 성적인 모욕감을 느꼈으며 향후 이런 언행을 계속할 때에는 강하게 항의하겠다. 또한 항의로 나에게 인사상의 불이익을 준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내용의 항의 편지를 보냈으나 A씨의 행동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7월초에는 또 다른 회식 자리에서 A씨가 성희롱을 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B씨는 "직원들 사이에서 이 일을 그냥 덮자는 얘기를 듣고 다른 여직원을 위해서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또 다른 피해자와 함께 공무원노조 계양지부에 제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현재 공무원노조 계양지부 여성위원회(위원장 박찬미, 이하 계양지부 여성위)는 피해자 B씨의 진술 및 또 다른 피해자 C씨 등의 피해 진술을 통해 ''사건일지''를 만들고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공개했다. 또 A씨의 파면을 요구하는 성명을 낸 상태다.

이어 계양구청 여성·복지팀 성희롱 고충 상담창구에는 사건의 조사를 요구하는 고발장을 접수했다. 향후 여성·복지팀의 조사에 따라 ''성희롱 심의 위원회''가 구성되고 이를 통해 징계 여부 및 수위가 결정되면 계양구는 인천시장에게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A씨 성희롱 일지''
공무원노조 계양지부 여성위원회 공개


▲ 2000년 : 회식 후 노래방에서 "잠자리를 같이 하고 싶다"고 함.

▲ 2002년 : "너무 예쁘다. 시간 좀 한 번 내라. 나의 이상형이다. 우리 부인 닮아서 예쁘다"라고 함.

▲ 2003년 3월 : 업무적으로 불러서 국장실로 가면 "왜 자주 좀 오지 않느냐" "업무적인 일 말고라도 얼굴 좀 자주 보여줘라"라고 요구.

▲ 2003년 4월 7일 : 야릇한 눈빛과 악수를 하며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긁음. 턱을 만지며 왜 이렇게 예쁘냐고 함.

▲ 2003년 5월 : 술을 주며 "계양구에서 제일 예쁘다. 너무 좋아한다"라고 함. 2차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의 가슴을 심하게 만짐.

▲ 2003년 6월 : 본인이 없는 회식자리에서 "(그 직원이) 좋아 죽겠다. 한번 어떻게 해 볼 거다" 등의 발언을 함. 여직원들에게 "XX(성기)야 웃지마" "발기가 안돼 자주 못한다"는 등 성적인 발언을 함.

▲ 2003년 6월 30일: 회식 후 노래방에서 여직원을 뒤에서 껴안고 귓불을 핥고 볼에 입을 맞춤. 이를 보고 놀라 뛰쳐나가는 여직원에게 "짤라버리겠다(해고하겠다)"라고 함. / 정리=김지은 기자



이밖에도 계양지부 여성위는 8일부터 계양구청 앞에서 이 사건의 빠른 해결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박현실 계양지부 여성위 사무처장은 "향후 A씨가 파면되지 않는다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한편 여성·시민단체와 공동 대책위를 구성해 대응할 계획"이라며 "A씨는 당연히 파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처장은 "계양구청 내 성희롱 사건을 공론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사건이 공직사회 내에서 은폐돼왔던 성희롱 사건에 대해 경종을 울리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박희룡 계양구청장은 7일 "원칙과 규정에 따를 것"이라며 "향후 성희롱 심의 위원회 등의 조사에 따라 징계할 일이 있으면 (인천시에) 징계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7일 성희롱 의혹을 받고 있는 A씨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A씨의 소속 과의 한 동료직원은 "A씨가 지난 6일 병원에 입원, 일주일간 병가를 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2003/07/07 오후 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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