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해도 난 시부모님께 잘 못하는 며느리다. 전화도 거의 않하고.. 시아버님 목소린 왜그리 무서운지 일순간 긴장하고 시어머님은 왠지 정이 않간다. 그러나 피한방울 안섞인 남이라고만 생각드는 우리 시어머님의 시집살이를 생각해 보면 안타깝고 고생하신 우리시어머님께 잘해드리려야지 하고 한순간 짧게(?) 맘먹게 된다. 먹고 살기 힘든시절, 입하나라도 덜라고 빨리 시집간 우리 시엄니. 17살에 18살인 우리 아버님을 만나셔서 10년간 뇌졸중으로 고생하신 시아버님의 똥오줌 다받아내고 4남매를 낳으셨다. 허나 3째로 태어난 딸이 7살때동네아이의 불장난으로 스웨터에 불이 붙어 화상으로 죽어버렸을때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어미의 맘이 얼마나 괴로웠을까. 나로선 그 고통의 깊이를 알지못한다. 그래서 그런지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시아버님의 표정에선 늘 그늘져있다. 우리시엄니 자식의 건강에 대해 대단한 열성파다. 딸이귀하던 집안에 태어났던 그 딸이 죽어버렸던 충격탓일까. 우리 3동서 첫째는 다 딸, 아직 둘째없는 나빼고 두형님 모두 딸, 아들낳았다. 그렇게 손녀들을 예뻐하신다. 가슴이 아프다.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낸 어미의 심정을 알지 못하지만 어린 내 딸을 보고 있자면 그런 상상만 하는 것으로도 감당이 않된다. 우리 시엄니. 나 막내며늘한테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닐것이다. 하도 못해서.. 하긴 형님들이 다 잘하시니 그래도 위안이 되실려나. 요즘 건강하신 시부모님도 못모시겠다고 다 뛰쳐나오는 마당에 한결같이 시부모님이 아프면 할수없이 모신다는데 건강할때도 힘들다고 못모시면서 온전치 못할때 과연 수발이 가능할까. 호랑이같은 시어머니 모시면 산 우리 친정엄마를 보면 시부모모시며 사는게 정말 힘들다는건 안다. 우리 시부모세대는 참 고생많이 한 세대인데 참 안됐다. 한국이 아무리 잘살아졌다고 하지만 겨우 만달러의 국민소득인 한국국민들이 노후까지 자식들 도움않받고(우리모두의 꿈이겠지만) 부부의 노후를 대비할수 있을까. 나도 장담못하겠다. 앞으로 갈길은 멀고 돈벌긴 힘들고 세월은 어찌 그리 빨리 가는지.. 우리 시엄니가 시아버지 10년간 병수발한 것처럼 나도 과연 그런상황이 되면 잘할수 있을지 문득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