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교편을 잡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너무도 따뜻한 얘기가 있어 글을 씁니다.
4학년 담임을 할때였어요.
학부모 모임때 이런 수다 저런 수다 떨다가 무심코
이런얘길 들었어요.
한 학부모가 천사가 있다는 거에요.
그 학부모 아이의 친구가 가정형편이 아주 어려운데
집에와서 엄마한테 그 친구얘길 했데요.
엄만 집나가서 없구 아빤 트럭운전사인데 어쩌다
집에오면 술먹구 그 친구하고 동생들을 때린답니다.
그러니 먹는거며, 생활하는 거며
변변찮을 수밖에요.
근데 그 학부모가 일년넘게 어려운 그아이집에
고등어를 보내주고 있데요.
그래서 그 아이는 매일매일 고등어만
먹는답니다.
반찬이 먹을게 고등어밖에 없는 거죠.
흔히 볼 수 없는 고등어인데
머리,뼈,내장,꼬리를 발라내어
고등어살만 적당히 간처리가 되어있고
진공냉동포장되어 있답니다.
그러니까 아이는 매일 그걸 꺼내서
후라이팬에 구워 동생들하고 먹는거죠-
때때로 집에도 찾아가
청소며 다른 밑반찬도 놓고 온다는군요.
물론 그 학부모 아이와 함께요...
한두번은 그렇게 할 수 있어도
일년이 넘게 계속 그렇게 하기는
정말 힘든일이거든요.
자기 아이들 잘 봐달라고 교사에게
이런 선물, 저런 선물 하는 사람은 많아도
자기 자식 친구의 어려움을 남몰래
돕는 사람은 정말 흔치 않을거예요.
명절때, 크리스마스때 생색내기 좋아하는
정치인이나 속물들보다 훨씬 멋지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많이 부끄러웠어요.
작지만 저도 요즘 우리반 아이중에
한 아이를 선정해서 보름에 한번씩
고등어를 배달시켜줍니다.
영양이나 조리나 아이가 혼자서
쉽게 할 수 있으니까 편리하고
무엇보다 먹고 다닌다는게 다행이에요.
세상에는 이렇게 좋은 분들이 참 많아요.
지금은 우리학교 학부모 모임중에
고등어모임이 따로 생겨났어요.
이 사실을 안 인터넷 고등어회사에서도
매달 20kg분량을 학교로 보내줍니다.(무료로^^)
누구를 돕는다는것
주변부터 돌보는것이 아닐까요?
고등어는 인터넷사이트에서 구입을 하는데
고등어만이 아니더라도
김치, 우유 같은 먹거리라도
어려운 이웃에게
정기적으로 보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해요.
우리학교 고등어학부모모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