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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은 끝이 없나봐요.


BY 그저그런.. 2003-09-02

신혼초 전금액을 남편회사 대출로 실평수 10평이 좀 안되는 일반주택 방두칸짜리 전세로 시작했거든요. 그때는 빌라에 전세사는 친구가 어찌나 부럽던지..거실이 있는 집에 살아봤으면 정말 좋겠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후 한번의 이사를 더 하고..남편의 업무상 차가 있어야 하는데 주택가의 주차란은 정말 전쟁을 방불케하죠. 갖은돈 보다 대출을 반도 더 끼고 열평넘는 작은 아파트를 샀는데..결혼 5년만의 첨 집장만이라 어찌나 행복하던지..첨이사해선 남편과 열심히 쓰로 닦고..아파트에 산다는게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그러다가..작년에 아이학교 문제도 있고 집값도 좀 오른것 같아서..더 많은 대출을 내서 변두리에 22평 아파트를 장만했습니다.  딱 1년전이네요. 결혼 7년만에 첨으로 거실있는 집에서 살아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복도식이고 방이 세개나 되서 상대적으로 거실이 작습니다.

이 작은 거실에 옆으로 긴 거실장을 놓고..전자렌지도 놓고..소파도.. (물론 폭이 좁은걸 구하느라 애먹었죠^^) 그러니까..집이 꽉 차보이더군요.

마침 냉장고가 고장이나 수리비도 만만치 않고 해서 양문형냉장고로 바꿨는데..식탁을 놓고 보니 자리가 좁아 할수 없이 546리터짜리를 샀네요. 양문형이 일반꺼보다 휠씬 용량이 작잖아요. 쓰다보니..남은 국냄비조차 넣을곳도 없고 해서 남편의 동의를 받아 3개월 할부로^^김치냉장고를 주문했습니다. 뚜껑식은 아무래도 공간을 많이 차지 할것 같아 서랍식을 구매했네요. 가로세로 58.5센치..그정도면 괜찮겠지...

그런데..냉장고가 배달되고 매일 어디에 놓아야 할지 위치를 정하지 못해 아직도 전원을 켜지 못하고 있어요. 거실장옆에 놓자니..좁은 거실이 더 답답해 보이고 소파옆에 놓자니..양쪽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에 정신이 없고..소파에 냉장고들이 틈이 전혀 없이 붙어있어서 몸에도 않좋것 같고..여기에 놨다가..저기에 놨다가..

작은방들은.. 한쪽은 아이침대며 책장 장난감으로 가득..한쪽은 작은장농에,책장책상,디지털피아노,장식장서랍장이 가득..

그렇다고 안방에 놓을수도 없구..

여기에 놔달라..저기에 놔달라..자꾸 옮겨 달라고 애원(?)하니..남편이 절 안쓰럽게 보더라구요. 그러길래..돈 잘버는.. 남잘 만나지 그랬냐구..남편이 절 보며 안됬다는듯 웃습니다.

저도 우스게 소리로.."어? 나 돈 잘버는 남자 만났는데..^^ 거실 큰 집에 사는 남잘 못 만나서 그렇지^^ "하며 웃어넘겼습니다. 

구입한지 일주일이 넘었는데..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했네요. 빨리 성능도 시험해 봐야 하는데.. 더 이상 남편에게 이리 저리 옮겨 달라기도 미안하고,.

이래저래 생각하다 괜히 샀나 싶어지구..사실 꼭 필요한 물건이기는 하지만요..ㅠㅠ

갑자기..예전생각들이 나더라구요. 전엔 지금의 정도만 살아도 행복하겠다 싶었는데..지금은 울 집이 계단식이라 뒷쪽에 배단다가 있었으면..다용도실이 있었으면..거실이 조금만 더 컸으면..이 동네가 아니었으면..또 언니나 친구들의 30평대의 아파트가 부러워지고 상대적으로 울집이 너무 좁게만 보이니 말입니다.

 

머리론..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겠단 생각을 하면서..한편으론 여기서 조금만 더..조금만 더..하는 욕망이 그치질 않네요.

앞으로도 갚아야할 대출금이 어마어마 한데..벌써..또다른 멋진 집을 꿈꿉니다.

정말 욕심은 끝이 없나봐요.